[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경기도 평택군 청북면 옥길리.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평택에서는 오지에 속하는 곳이었다.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밖에 들어오지 않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은 모두 농사를 지었다. 특히 옥길리는 노각(늙은 오이) 주산지였다. 전국 노지 노각의 90%가 옥길리에서 생산된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롭고 순박한 농촌마을은 평택군에서 평택시로 바뀌고, 청북면이 청북읍으로 승격(?)하면서 농촌의 자취가 사라져 갔다. 옥길리에서 농촌의 자취가 사라져 갔다는 것은 결국 이곳이 고향인 농민들이
농협 조합장 선거에 대해 호들갑스런 언론은 늘 당면해서야 농협의 부정적인 부분을 비틀기에 바쁘고, 일상에서 농협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농민 조직들도 당장 직면해있는 여러 현안에서 조합장 선거로 관심을 돌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금 곳곳에서 농협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지만 관심 받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3월에 있을 농협 조합장 동시선거와 관련해 현장은 조용해 보이는 가운데서도 이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지금 이 시기에 농협의 방향성을 집중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조합장 선거를 거치며 농협은 점점 더 어려운 곳으로 내몰리고
지난달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GMO(유전자조작식품) 완전표시제 청원이 20만명을 훨씬 넘어 문재인정부가 곧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GMO 완전표시제와 학교 급식에서의 GMO 배제 원칙을 약속한 바 있어 우리 국민소비자들은 마침내 매일 먹는 음식에 GMO가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GMO 표시제를 실시하면 물가(가격)가 오를 것이라 반대하던 GMO 장학생들이 이제는 태도를 바꿔 의무조항이 없는 수입식품에 비해 국산제품이 역차별을 당해 식품시장에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2015년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은 경찰이 조준발사한 살인적인 물대포에 쓰러졌다. 그리고 300여일 동안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무도한 박근혜정권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였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 이후 연이어 벌어지는 사태는 박근혜 정권의 말기적 발악이었고 국민들은 용서하지 않았다.전남 보성군 웅치면 농사꾼 백남기 농민을 추모할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노동면에 사는 최영추 전 보성군농민회장이다. 고 백남기 농민이 11월 14일 서울 민중대회에 참
1990년, 농사를 시작할 당시의 나에게는 신분상 제약이 붙어 있어 어디 취직하기가 힘들었다. 당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신분이었기에 취직은 생각하지도 않았었다.그러다가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이 당선이 되고는 잠시 갈등을 했다. ‘대통령 직을 걸고서라도 쌀은 지키겠다’는 김영삼이 당선된 그 이듬해, 대대적인 사면복권조치가 이뤄지면서 나도 사면복권이 됐다.생활고를 겪던 나를 걱정하는 주변의 몇몇 분께서 취업을 권유했다. 여러 취업 권유 중의 하나가 지역농협으로 구분된 그 때의 단위농협이었다. 1993년 3월쯤에 아이는 둘이나 태어나 있었고 농사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인간적으로 ‘취업을 할까 말까?’하는 갈등을 많이 했다.그런데 취업을 한다고 해도 지역농협에 취직
필자는 2015년 최초로 농가 기본소득제도 실시를 제안한 바 있다. 그 후 충남연구원의 박경철 박사가 후속 연구를 외롭고 줄기차게 제기함으로써 이제는 뜻있는 농촌문제 전문가와 지도자들에게 농가 기본소득제는 보편화 된 주제가 됐다.때마침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정부가 지난달 15일 청년 일자리 주요 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취업·창업 청년들에게 눈이 번쩍 뜨이는 대규모의 재정지원 대책을 발표했다.그러나 취임 10개월이 되도록 이상하리만큼 농업·농촌·농민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명문화했다. 지금이야말로 정책 아이디어 차원에서 농가 기본소득제 실시를 문재인정부에 건의할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돼 구고(舊稿)를 다시 꺼내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2006년 11월 22일 한-미 FTA 반대를 위한 전국동시다발 집회가 있었다. 정부는 2006년 2월 한-미 FTA 협상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본격적인 협상이 한·미 양국을 오가며 진행됐다. 진보정권 또는 일각에서 반미정권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던 노무현정부의 한-미 FTA 추진은 농민과 노동자에게 큰 배신감을 안겨주는 사건이었다. 특히 한-미 FTA는 농업에 괴멸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기에 농민들이 우려하고 반발하는 것은 당연했다.2006년 10월 한-미 FTA 4차 협상을 마치면서 농민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욱 커져갔다. 전국적으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대책위원회 차원에서 2006년 11월
농촌지역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농민들은 농업 관련 조직(기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에게 보탬이 되라고 국가가 만들어 놓은 조직은 여럿 있다. 그 조직들 중 일상에서 농민들과 자주 부대끼며 사업을 하는 곳은 한국농어촌공사, 농업기술센터, 농협 같은 조직이다.이곳들은 농업·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조직이지만 농민들의 인식은 좀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 보인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의 여러 기반 시설들을 유지관리하면서 농민들을 지원하고, 농업기술센터는 행정부의 최일선에서 농업지원부분을 집행하고 있으며 농협은 농업 자금 운용을 원활히 해가며 판매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왜 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하는 조직에 대해서 농민들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걸까?
우리나라는 소, 돼지, 닭, 오리, 계란에 대해 품질에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소는 육량에 따라 3등급으로 육질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되는데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등급은 1++(일투플러스로 읽음)등급에서 3등급까지 나뉜 육질등급입니다. 3등급 이하는 등외등급 판정을 받습니다.육질등급은 근내지방(마블링),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 그리고 성숙도에 따라 판정됩니다. 사진처럼 근내지방분포가 촘촘할수록 좋은 등급을 받습니다. 고기를 익히면 수분이 배출되는데 근내지방이 녹으며 수분을 대신해 촉촉한 식감을 만들어 냅니다. 현재 소 등급제 개편이 논의 중인데 근내지방 비율을 약간 낮추고 육색 등 다른 판정기준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이 유력하다네요. 한우농가들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월 24일 인류문명이 저지른 ‘이상 한파와 미세먼지, 그리고 유기농업의 쇠락’에 관한 ‘농사직썰’ 결론부분에서 이제는 이윤과 효율 위주의 성장 일변도 정책에서 지속가능한 자연환경 생태계와 안전한 삶을 우선시하는 재생사회 정책으로 전환할 때이고 그 해법의 90%는 정치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현 상황의 정치구조에 극도의 불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많은 지인들이 내게 어떻게 그 해법의 90%가 ‘정치’에 달려 있다고 결론짓느냐고 힐난하듯 반문(反問)한다. 색깔론과 편 가르기는 여전아닌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계는 바야흐로 색깔론과 편 가르기가 판치고 1%의 많이 가진 자들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민주, 민권, 민생 회복을 위한 적폐청산도 편 가르기와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설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이날은 밀양 장날이었다. 상설시장도 있고 대형마트도 있는 어엿한 ‘시’이지만 2일, 7일에는 밀양 시외버스 터미널 주위 길가에 오일장이 선다.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설 명절을 앞둔 시골장은 활기가 넘친다. 장거리에 좌판을 펴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 절반은 오일장을 따라다니며 장사를 하는 분들이고 절반은 밀양 관내에서 손수 키운 농산물을 들고 나온 농민들이다.시외버스 터미널 주차장 맞은편에 70대 할머니 한 분이 밤을 팔고 있다. 추운 날씨에 두둑한 빨간 점퍼, 그 속에 빨
시기적으로 짧았지만 월요일에 집을 나가서 금요일에 귀가하는 일정들을 몇 달 보낸 적이 있었다. 가족들은 걱정 없이 다니라고 했지만 중늙은이가 되어서 그런지 농사짓던 나로서는 밖으로 돌아다니니 집 일이 늘 걱정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내 전화가 울렸다. 전화기를 보니, 함께 농사짓는 큰아들이었다. 나는 첫마디가 ‘여보세요?’가 아닌 “무슨 일이냐?”라고 물었다. 아들을 조금 아는데 그 녀석이 그 시간에 전화할 좋은 일은 결코 없었다. 아들은 울면서 ‘내 아내가 쓰러졌다’고 알려 왔다.필자는 그 시간에 강원도 홍천에 있었다. 일행을 깨워서 차를 타고 창원으로 내려왔다. 이웃들의 도움과 병원의 적절한 조치로 원만하게 치료됐고 큰 탈 없이 마무리 됐지만 그 뒤로 필자
“자연을 파괴한 자, 자연으로부터 보복을 받을 것이다.” (분노한 지구 Angry Planet, 저자 Lester R. Brown)새해 들어 한반도를 강타한 혹독한 한파(寒波)와 미세먼지 공습사태는 근본적으로 우리 당대의 문명, 즉 우리 인류가 저지른 자연파괴에 대한 보복현상이다. 자동차와 공장 굴뚝, 그리고 개개인의 화학물질 과다 이용에서 배출된 CO₂(이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대기권을 파괴함으로써 발생한 지구의 이상기후 현상이다. 이에 대하여는 세계적으로 이론(異論)이 없는 듯하다.인류 문명이 저지른 죄, 지구 이상기후 현상다만 그 처방에 대해서는 ‘당장의 즉자적(卽自的)인 실천’을 우선시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류의 대처와 ‘경제적 가성비’를 내세워 이리저리 따지는 안철수 당대표류의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어릴 때 어머니께서는 밭이란 밭에는 모두 땅콩과 참깨를 심었어요. 콩을 심기도 하고, 논농사를 하면서도 몇 천 평씩 밭농사를 했지요. 여기 여주사람들은 다 그랬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땅콩 농사, 참깨 농사, 콩 농사가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게 다 수입농산물 땜에 그렇게 된 거죠. 그게 아마 유알(UR) 이후일 거예요. 그러면서 벼농사를 주로 하게 됐어요.”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농민 박재홍씨의 이야기이다.여주 땅콩은 지금도 이름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수입개방의 파고는 여주의 땅콩과 참깨농사에 직격탄이 됐다. 서서히 땅콩농사와 참깨농사가 줄어들고 그 자리에 고구마가 심겨졌다. 허나 고구마 농사도 오래가지 못했다. 한때 고구마 농사지어서 땅도 사고했다
조합장 임기는 4년이다. 몇몇 특정한 사유가 있는 농협을 제외하고 농협 조합장들은 2015년 3월에 선거를 치렀다. 다음 조합장 선거는 2019년 3월이다. 그런데 조합장 임기 4년 동안에 조합장 선거를 세 번 치른 농협이 경남 인근에서 생겼다. 국가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는데, 이야기를 듣고는 부끄럽고 창피했다.해당 농협은 2015년 3월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돼 1심 재판 선고 직전에 조합장직을 사퇴했지만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어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은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이 넘는 벌금형을 선고 받아 자격을 상실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7일 임기 15개월의 조합장 선거를 또 치렀다는 것이다. 위 조합장
2017년 정유년 세밑을 뜨겁게 달군 농업계 화두는 단연 ‘농업가치 헌법 반영 1,000만 명 서명운동’이 추진된 지 한 달 만에 목표 1,000만 명을 돌파한 사건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서울특별시 박원순 시장의 동참 서명(2017.12.5)이 대미를 장식했다.농업가치 헌법 반영 1,000만 명 서명 돌파!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가 선두에서 이끈 서명운동은 농(임, 축산)업과 농촌이 갖는 농림축산물의 본원적인 생산기능 외에도 식량안보와 안전, 농촌경관 및 환경 생태계보전, 수자원 확보와 홍수방지 등 다양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농업의 만고불변한 기본가치(價値)를 헌법에 명시적으로 반영해 정부의 관심을 적극 끌어 들이려는 농업계의 필사적인 몸부림이다.현행 「대한민국 헌법
[아르헨티나=심증식 편집국장, 통역 이보영]세계무역기구(WTO) 11차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사회과학부에서는 WTO 반대 투쟁의 하나로 ‘민중정상회담’이 열렸다. 민중정상회담의 부대행사로 사회과학부 앞길에서는 장터도 마련됐다.지난 11일 장터 한 편에서 농산물을 팔고 있는 프란츠를 만났다. 그는 ‘UTT’라는 글자가 새겨진 파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자신을 루한(Lujan)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농민이라고 소개하면서 장터에 나온 이유가 농산물 판매와 더불어 WTO 반대에 동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UTT’가 궁금해 물었다. 프란츠는 “영세농들이 토지를 갖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라틴아메리카 농민들이 당면한 가장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일을 잘 잊어버리지만, 그 중에서도 이익을 가져다 준 사람은 잘 잊어도 자신에게 특별히 손실을 강요한 사람은 절대 잊지 못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남에게 어떤 형태였건 손실을 강요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있는 것들이 몇 있는데 대부분이 조합장을 하면서 일어난 일들이다.2010년 3월 15일, 조합장에 취임하고 5월 2일자로 첫 업무 분장을 했다. ‘업무 분장의 결과’로 나타난 내용은 우리 농협의 3급 이상 간부직원 7명 중에서 2명을 농협에서 내보내는 것이었다. 조합장 취임 후 내가 본 우리 농협의 현황은 도덕적인 해이함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부분에서 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내용들이 있었다. 그 책임을 물어 직접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유전자조작/변형식품(LMO/GMO)보다 친환경 유기농 제품들이 환경생태계와 인체 건강에 훨씬 더 좋다는 사실을 알지만, 막상 가게나 시장에 나가 장을 볼 때 그 가격차이 때문에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슈퍼마켓의 채소 판매대 앞에 서서 유기농 식품에 부착된 가격표를 보면서 과연 그만큼 가치가 있을까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이들에게 최근 미국에서 발행되는 「인체 영양과 기능성 의약」에 관한 국제 전문지의 조사연구 결과가 마음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싶다(2017년 11월 16일자 이사벨 Z의 Natural News 기사, ‘GMO 음식을 끊었을 때 과학자들이 조사 분석한 28가지의 이상(異常) 건강조건 역전현상’). GMO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2003년 국회에서 한-칠레 FTA 비준한다고 할 때부터 2004년 쌀 재협상 때까지 2년간 200일이 넘게 밖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상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을 할 때 인데, 그때가 농민회 전투력이 가장 강할 때였어요. 국회 앞에서 집회하고 한강대교 위에 우리 부장들 올려 보내고….”2003~4년은 황재웅씨가 농민운동가로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이며, 우리 농업이 근본적으로 변화가 시작된 시기이다. 이미 1995년부터 WTO 체제가 들어서면서 농업개방이 됐지만 이후 다자협상인 WTO는 답보상태를 보였고, 이에 대응해 양자협상인 FTA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 FTA인 한-칠레 FTA는 농민들에게는 사활이 달린 문제였고 쌀 재협상은 농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