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엔…' 마늘 주산지 농민들, 생산비 보장·재해 인정 거듭 촉구

지난 3일 창녕농협 공판장과 전남도청·해남군청서 기자회견 개최
생산량 감소 재해 인정, 정부 수매비축․가격안정대책 마련 요구
정부, 저품위 출하연기·7월 중순 정부 비축 계획 등 수급대책 발표

  • 입력 2023.07.06 18:30
  • 수정 2023.07.09 18:15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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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3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 앞에서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주최로 열린 ‘마늘 생산비가 보장되는 마늘 수급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국에서 모인 마늘 재배 농민들이 ‘폭우 피해로 인한 농업재해 인정 및 저품마늘에 대한 정부수매 비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3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 앞에서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주최로 열린 ‘마늘 생산비가 보장되는 마늘 수급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국에서 모인 마늘 재배 농민들이 ‘폭우 피해로 인한 농업재해 인정 및 저품마늘에 대한 정부수매 비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창녕농협 공판장서 건마늘 초매식이 열린 이후 주산지 마늘 재배 농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경매가가 지난해 동기대비 1kg당 2,000원가량 낮게 책정되는 등 시장가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3일 오전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 마늘협회) 주최로 창녕농협 공판장에서 ‘생산비 보장되는 마늘 수급대책 수립’ 기자회견이 개최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전라남도청과 해남군청 앞에서 전남 농민의길과 마늘협회 전남도지부 등이 ‘최저 생산비 보장 및 재해 인정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과 경남·북 등 각지서 모인 마늘협회 소속 농민들은 지난 3일 창녕농협 경매장 앞에서 “물가인상이라는 여파 속에 생산비는 오르고 겨울 냉해, 봄 가뭄, 수확기 폭우 등으로 수확량까지 줄어든 데다가 가격조차 곤두박질쳤다. 마늘 생산 농가들은 어쩌란 말인가”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생산 농가는 마늘 출고를 잠시 미루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생산비 보장을 위한 수급대책을 요구한다. 농식품부에 가격하락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으며 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할 것과 저품 마늘에 대한 정부 수매비축 실시, 생산비가 보장되는 수급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외쳤다.

이어 김창수 회장은 “지난 1월 수급대책 회의와 농촌경제연구원 재배면적 10% 증가 전망 발표 이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생산자협회에선 수차례 정부에 선제적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농식품부는 ‘(가격이)떨어지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더이상 대책을 세우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지, 농식품부가 농민들을 위한 기관인지 묻고 싶다. 이에 오늘 기자회견의 목표는 수확기 폭우피해를 재해로 인정하고 저품 마늘의 빠른 수매비축으로 가격을 정상화하는 것 단 하나다”라며 “초매식 이틀 뒤 급하게 기자회견을 잡은 이유 역시 앞으로 10~20일만 지나도 거의 대부분의 마늘이 농가 손을 떠나 이후 나오는 대책이 아무 소용 없기 때문이다. 오늘 마늘 생산자들의 목소리에도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을 준비할 계획이며, 이후 사태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정부 몫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회장은 “수확기 100mm 넘는 폭우는 농민에게 죽음을 선사했고, 100m 작업에 작업비만 40만원 넘게 드는 불상사를 야기했다. 현장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피해 조사 하나 하지 않았다”라며 “지금도 경매장마다 물량의 50~80%가 폭우 피해 마늘이다. 이런 상황에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마늘 농가는 더이상 윤석열정부를, 농식품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전라남도청과 해남군청 앞 기자회견에서도 역시 농민들은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 피해를 재해로 인정할 것과, 농가 최저 생산비 보장이 가능한 가격 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남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은 “올해 남도마늘 최저생산비가 1kg당 3,500원가량임에도 전남지역 마늘 계약재배단가(1kg 기준)는 신안군 3,100원, 무안 3,200원, 해남 3,500원 등으로 지난해 5,500원보다 무려 2,000원 이상 폭락했다. 재해로 생산량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가격까지 지난해 대비 40% 이상 하락했고, 이렇게 상식적이지 않은 농산물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윤석열정부의 물가정책 때문이다”라며 “국가 권한을 이용해 수입량 확대 등으로 계속해서 농산물 가격 폭락을 조장한다면 농민들의 한계가 임계치에 오를 수 있음을 경고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후 농민들은 해남군청 앞으로 이동해 △마늘 재배 농가 지원대책 즉시 수립 △수입 확대 중단 및 생산비 지원대책 마련 △마늘 피해 재해인정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재차 진행했다.

한편 마늘협회는 기자회견 이후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7일 농식품부 세종청사 앞 마늘적재 및 전국 마늘생산자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농식품부가 마늘협회 요구사항을 일부 반영해 △저품위 마늘 출하연기(채소가격안정제 가입물량 2만8,000톤의 20%인 5,600톤 내외, 하·등외품 기준) △7월 중순 이후 산지가격 동향을 고려해 정부 비축(수매는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2023년산 마늘 수급대책’을 발표해 해당 집회는 잠정 보류한 상태다. 아울러 마늘협회는 산지 가격 동향을 지켜보며 생산비가 보장되는 수급대책 마련 촉구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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