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부팜화옹 유리온실이 2년 반 만에 매각이 완료됐다. 결국 생단자단체가 아닌 기업체에 인수됐지만 이미 농민단체도, 농협도 떠맡을 수 없는 거대한 ‘괴물’이 돼버린 화성 유리온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동부그룹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유리온실에 약 38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닥뜨리게 된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제대로 운영조차 해보지 못한 채 유리온실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농민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일이었다. 동부그룹에서 생산하는 모든 상품들의 불매도 불사했다. 농자재뿐 아니라 동부그룹의 보험 상품까지 해지했다. 대기업이 1차 생산 분야인 농업까지 손을 댄다면, 그 끝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결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교육부는 지난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학교 숫자가 많은 지방에 보통교부금을 더 많이 산정하던 종전 방식을 학생 숫자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이 주는 방식으로 바꿨으며 소규모 학교 통폐합보조금을 크게 늘렸다. 교육부는 내년 1월부터 이 개정안을 적용할 계획이다.2005년 마을공부방부터 시작해 현장에서 농촌교육을 지켜온 윤요왕 사회적협동조합 춘천별빛산골교육센터 대표는 “개정안이 적용되면 횡성군·화천군·양구군·영월군에선 작은학교 60%가 없어져 농촌지역의 공동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대표는 “교육부의 정책방향은 농식품부나 대통령 직속 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와도 다르다”며 “정부정책이 일관성이 없다. 지
‘멜론 재배농가 FTA 피해보전직불금 신청(1동당 1만원). 금일 중 신청/읍 산업계’ 지난 8월 22일 멜론을 재배하는 한 농민이 받은 핸드폰 문자 메시지다. FTA 피해보전직불금 신청을 독려하는 내용이다.이 농민은 신청을 포기했다. 멜론 하우스 한 동이 250평인데 한 동에 FTA 피해보전직불금 1만원, 이걸 받기 위해 농민들은 농지 소재지 이장 확인서, 이웃농민 2명의 보증, 출하증명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우스 서너 동 농사를 지을 경우 3만~4만원 받을 수 있다. 그렇잖아도 바쁜 농번기에 금액마저 이렇듯 소소하다보니 농민 대부분은 자발적 신청을 포기하고 있다. 전남 담양군의 경우 멜론 농가 20% 정도만 신청을 했다고 한다. 문제는 번거로운 서류가 아니라 직불금액 수준이다. 정부가 산정한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다. ‘대기업 농업 진출 반대’라는 구호가 농민들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2012년 동부팜 화옹은 화옹간척지에 대규모 최첨단 유리온실을 짓고 토마토 생산을 시작했다. 이명박정부의 수출농업 정책에 힘입어 이 시설은 정부의 FTA 지원금이 80억원이나 투입됐다. 동부는 생산량의 90%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 절대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일종의 약속인 셈이다. 정부 역시 농업에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국내 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며 곧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계기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농민은 없었다. 농민들은 생산량의 90% 수출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반발했다. 농산물 수출은 일정한 규격품만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량의 90
“여성농민은 살고 싶다. 세상을 갈아엎자.” 여성농민들의 손에서 피가 철철 흐른다. 그 피로 피보다 더 붉은 결의의 마음으로 검게 탄 얼굴의 여성농민들이 한 자 한 자 글자를 써 내려간다.8월 27일 서울역에서 열린 ‘농민 생존권쟁취!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전국여성농민결의대회’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시군, 간부들이 혈서를 썼다. 오죽했으면 그러겠는가?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는가? 여성농민들도 손가락에 칼을 대는 것이 두렵다. 여성농민들도 손가락에서 피가 나면 아프다. 그러나 그 두려움보다 그 아픔보다 여성농민들의 미래가 더 두렵고 여성농민들의 삶이 더 아프기 때문에 함께 간절한 바람을 담아 피로써 다짐을 했던 것이다.“여성농민은 농사짓고 살고 싶다고. 그 세상을 향해 갈아엎고 새롭게
성전면지회에서 마을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32개 마을 중 31개 마을을 했으니 거의 다 한 셈입니다. 이장님들의 지원이 컸습니다. 방송을 해주시고 간식을 마련해주시고 젊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며 일일이 전화를 해 참여를 독려해 주셨습니다. 지회에서 강사로 활동한 분들은 총 6명이었고 2명은 보급조였습니다. 몇 분은 좌담회 강사로 처음 참여했는데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 냈습니다.좌담회의 첫 번째 공정은 강사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도연맹과 군농민회에서 진행하는 강사단 교육에 참여했고 지회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강사단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강사를 준비하는 데 무엇보다 두려움을 떨쳐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지식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입니다. 농민을 나와 분리하는 순간 내가 작아지고 농민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전북 고창에서 만난 여성농민은 삽으로 두둑을 만들고 있었다.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그녀가 건넨 말은 “농산물 값만 좋다면야…”였다. 경기 연천에서 만난 여성농민은 노지 오이 새순을 치며 오이대를 잡아주고 있었다. 그녀는 “농사가 너무 힘들어서 참 많이 울기도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전남 영광에서 만난 여성농민은 고구마 밭에서 풀매는 중이었다. 그녀는 무농약으로 힘들게 농사지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며 꼭 한 번 먹으러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경남 함양에서 만난 여성농민은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 다시 모를 심고 있었다. 올해 연세가 여든다섯, 논에 빈자리가 보이면 못쓴다고 노구의 몸을 이끌고 수를 놓듯 모를 심었다.강원도 횡성에서 만난 여성농민은 베트남서 시집 온 젊은 이
제4회 농활수기 수상작 한국농정신문 농활수기가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메르스로 인해 대학생들의 농활이 대부분 취소가 되거나 뒤늦게 진행하는 등 악조건이 계속됐는데요. 이로인해 농활수기도 예년보다 적게 도착했습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보내온 농활수기 중 두편을 골라 버금상과 딸림상을 선정했습니다. 한국농정신문은 지면을 통해 선정된 학생들의 농활수기를 싣습니다. [딸림상] 그해 여름, 나의 20살 농활 완연히 성숙한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2011년 7월, 새내기였던 20살의 나는 선배들의 꼬드김에 이끌려 농활에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전부터 학회에서 ‘농활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농활에 관하여 선배들에게 지겹도록 들어왔었고, 선배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술이
지난 20일 여야는 국정감사 일정에 합의했다. 9월 10일부터 10월 8일까지 추석연휴 전후에 국정감사가 열릴 예정이다.문제는 국정감사 일정이 늦게 결정돼 준비기간이 20일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회에서 자료를 요청하고 집행기관에서 자료준비와 제출하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과연 자료를 제대로 분석해서 감사에 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의원들이 국정감사보다 지역구 관리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는 상황에 이번 국정감사가 내실 있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정치일정에 관계없이 농민들은 하루하루 어려움에 내몰리고 있다.올해 쌀이 관세화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용도지정 폐기된 밥쌀 수입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봄에는 경기북부지역의 극심
어려운 농업현실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농민들은 다양한 형태의 연대와 협동 조직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작목반 또는 지역공동체 형식으로 힘을 모아 갔다면 1990년대 전면적인 농업개방시대를 맞이하며 정부는 영농조합 법인을 적극 권장했다. 영농조합 법인을 통해 소규모 농가들이 힘을 합쳐 생산과 유통 나아가 가공 등을 자체 해결해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이후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농촌지역에서 농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다. 연대와 협동을 통해 어려움을 개척하자는 것이 농민협동조합의 취지다. 이러한 농민들의 자구적 연대와 협동은 사실 농협의 제 역할이 부족한 탓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농민들의 자구적 협동 활동이 지역농협과 ‘경업관계’ 즉 경쟁업종관계라 하여 지역농협의 임원 진출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세상에는 이런 형태의 한우 사육도 있다. 딱히 친환경 인증도, 동물복지 인증도 받지 않으면서 지켜야 할 건 많다. 비절각, 비거세는 물론 두당 3평 이상의 사육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사료는 TMR 자가제조 사료와 함께 non-GMO 사료만을 먹인다. 그로써 얻는 것은 시세와 상관없는 일정수준의 생산비 보장.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한우 사육체계다. 괴산, 아산, 횡성 지역에 머물러 있던 한살림 한우가 완주, 김제, 부여 등지로 발을 넓히고 있다. 한살림 한우 첫 출하를 앞두고 있는 오인근 김제시농민회장을 만나 한살림 한우 사육방식의 가치와 장점을 알아봤다.한살림 한우 사육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예전부터 농업의 가치에 대해 관심이
“혹시 어느 치킨을 드십니까?”강의 끝에 종종 어떤 브랜드 치킨을 먹는지 질문을 받는다. 그럼 정말 특정 브랜드를 대답한다. 그럼 그 치킨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 혹은 튀김 기름이 깨끗한지를 물으시는데, 그냥 허무하게 대답한다. “그냥 큰 닭을 쓰길래요.” 1kg닭(10호닭)을 쓰는 치킨도 점점 사라지고 닭이 너무 작아지니 먹을 뿐이라고 대답하는데 충분한 답은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왜 치킨을 이야기 하시죠?” 이 기본 질문을 다시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외람되지만 짧게 답했다.“기업이 만드는 삼겹살까지는 먹고 싶지 않아서요.”양계농민들의 가슴은 아프겠지만 사실 몇 년 동안 치킨 시장의 추이를 보면서 더 이상 치킨에 희망이 없다는 걸 알았다. 닭을 생산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