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옥수수는 20일쯤 수확할건데 그 전에 미리 들깨 심는 거여. 이렇게 심어놔야 밭을 알차게 쓰지. 들깨로 이모작 하는 거여. 젊어서는 안 해본 게 없어. 방앗간도 해보고 목수도 해보고 이장도 해봤지. 농사야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사니깐 그게 좋은 거지. 나 혼자 부지런해선 돈이 안 돼. 기계화 되면서 정부에서 융자도 해주고 보조도 해주는데 결국 빚만 늘더라고. 농사지어서 기계에 다 들어가는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애호박 줄기 잘 올라가게 잡아주고 있어. 양쪽이 맞닿을 때까지 한 번 더 잡아줘야 돼. 수확 시작한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값이 별로야. 어제 (가락시장에) 보낸 게 한 박스(20개, 약 8kg)에 8,500원 나왔어. 거기서 운임, 수수료 떼고 박스값 떼면 6,000원이나 될까. 작년에 값이 너무 없어서 다 폐기처분하고 헛농사 지었는데 올해도 이러면 모르는 거야. 평균 잡아 만원은 돼야 먹고 살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사료용 옥수수여. 집에서 한우 20여두 키우는데 사료비 좀 아껴보려고 심었지. 4월 말에 심었어. 이것도 키우는 건 일반 옥수수랑 똑같애. 다 크면 말려서 보관했다가 쓰는 거지. 비 온다고 해서 집사람이랑 같이 나왔어. 비료 주려고. 나락은 따로 안하고 더덕이나 곤드레 같은 나물 좀 짓는 정도여. 오미자도 좀 있고. 농사야 뭐, 평생이지. 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껏 여기서 살았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고구마 심어요. 아랫녘은 벌써 끝났을텐데 여긴 좀 늦어요. 고구마로 팔기도 하는데 우린 고구마순을 주로 해요. 석 달 좀 넘게 키워서 고구마순 100개를 한 단씩 묶어서 (농협에) 내요. 일부는 종자용으로 남겨뒀다가 내년에 다시 심고요. 비 온다고 해서 동네 부녀회장님이랑 같이 나왔어요. 날이 흐려서 일하기 좋네요. 덥지도 않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심은 지 한 달이 다 돼서 비닐 걷고 (수박)순 잘라주고 있어. 이대로 잘 크면 7월 중순엔 맛 볼 수 있지. 주말엔 애들이랑 손자까지 와서 도와주는데 평소엔 혼자 해. 사람 쓰려고 해도 일당이 너무 비싸. 농사지어서 일당 벌기가 쉽지 않거든. 애들은 어차피 밥 한 끼 먹는 거 힘들게 농사짓지 말라고 하는데…. 나이 들어도 할 일이 있으니까 좋아. 계약재배는 아니고 (값이) 비싸면 잘 파는 거고 싸면 내버리는 거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동네 다랭이논이 유명했어. 옛날에는 전부 모 심느라 바빴지. 다 심어놓으면 볼만 했거든. 근데 (논농사가) 돈이 안 되니깐 다들 밭으로 바꾼 거지. 고추 같은 거 심으려고. 이제 논은 얼마 안 남았어. 나도 내 먹을 것만 짓는 정도라. 돈 하려고는 못하지. 면적이 적으니깐 추수 때 콤바인을 부르려고 해도 잘 안 와. 길은 험한데 일이 없으니깐. 다랭이논이 농사짓기 힘들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마 1월 10일 즈음 심었을 거예요. 포트에 씨앗 넣고 하우스에서 90일 가량 잘 키웠죠. 이 밭이 7마지기(1,400평)가 좀 넘는데 여기에 고추 심으려면 2만주 이상은 필요해요. 농사도 잘 지어야겠지만 고추값이 600g에 7,0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완전 적자에요. 밑 까는 거죠. 품삯에 약값, 비료 등등 들어간 거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가격이 보장돼야 해요. 그래야 애들도 키우고 우리도 먹고 살 수 있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조카일 도와주러 왔제. (수박) 모종을 다시 숭궈야 된다길래. 아래께 서리가 겁나 와서 모종이 싹 갔어. 처음 심을 때 20명씩 불러서 고생했는디 아까워서 어쩔까. 저 짝은 열 마지기라는데 온 밭을 다 댕겼어. 비닐도 싹 걷어 불고 다 댕기면서 때우고 물도 주고. 일을 새로 했당게. 그나마 이 짝은 저 짝보다 훨씬 나은 편이구먼. 요 앞이 산으로 가려져갖고 서리가 약하게 왔는가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학교급식이 원래대로 됐으면 일주일에 700~800kg씩 한 달 동안 꾸준히 나갈 물량이죠. 근데 급식이 언제 가능할지 모르잖아요. 보통 봄에 소득이 별로 없는데 이거(대파) 납품하면서 영농비 마련하고 했죠.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 거라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니깐…. 다행히도 영농조합에서 친환경유통업체를 알아봐줬어요. 다음 작기도 들어가야 하는데 마냥 붙잡고 있을 순 없잖아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고추랑 깨, 콩 같은 거 심으려고. 비료 뿌려놓고 두둑 만들러 나왔는데 어휴, 심란해. 어젯밤에 서리가 내렸거든. 아침에 나와 보니 (복숭아) 꽃이 다 얼어버렸어. 이맘때 영하 4도까지 내려간 적이 거의 없었는데…. 저 너머가 밭인데 여기서 봐도 (복사꽃) 색이 탁하잖아. 농협에서 조사하러 나온다곤 하는데 올핸 힘들지 않겠나 싶어. 복숭아? 1,000평 좀 넘게 짓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심은 지 3일 됐어. 꽈리고추여. 아직 날이 차서 아침저녁으로 비닐을 열었다 덮었다 해줘야 돼. 며칠은 그렇게 해줘야 안 얼어. 지금은 물 주는 겨. 바닥에 관수를 깔았는데 모터가 없어. 물을 퍼서 올려야 되는데 힘이 없으니깐 (하우스) 양쪽에서 주고 있어. 여기에만 한 330주 넘게 심었지. 한 번 심어놓으면 가을까진 쭉 따니깐 괜찮아. 이거해서 애들 다 가르친 겨. 논농사만 지어선 힘들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사지은 지 50년도 넘었수게. 스물한 살에 마을에 왔응게. 할망들 노느니 운동도 되니깐 (쪽파) 하는 거여. 이거 다 집에 앉아서 일일이 다듬어야 돼. 그렇게 해도 2만원(10kg 한 상자) 나올까. 싸지. 작년 말에는 4만원도 가고 했는데 많이 떨어졌어. 내일 낼 거 뽑았는데 6박스는 나와. 다 뽑으면 비닐 걷고 거름도 넣어서 5월 초에나 다시 (쪽파) 숭궈. 사진 잘 나오면 우리 아들도 보여줘. 가락시장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