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집이지만 모든 먹거리를 생산할 수는 없기에 식탁물가엔 도시사람 못지않게 민감하다. 농촌이어서 쌀밥을 주로 먹지만 그래도 면 종류나 빵 종류를 안먹고 살 수는 없는데 장보러 가기가 두렵다. 나 같은 촌부도 빵 한 조각, 라면 한 봉지에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우리밀 산업의 현재를 살펴보자. 쌀이 첫 번째 주식이고 밀로 만든 음식은 두 번째 주식이라 할 만하다. 2018년 통계에 의하면 국민 한 사람의 연간 쌀 소비량은 61.0kg, 밀은 32.2kg, 밀이 두 번째로 많은 양을 차지한다고 한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겨울에 잘라서 땅에 묻어놨다가 심으려고 갖고 왔어. 포도(나무) 묘목이여. 지금 심으면 한 20일 정도 있다가 여기서 촉이 터. 그렇게 올가을까지 키워서 묘목시장이나 농원으로 파는겨. 한 주당 얼마씩 받고. 이 밭이 800평이 좀 넘는데 여기에 2만5,000개에서 3만개 정도 들어가. 이거 말고도 접목도 많이 해. 묘목 농사만 20년 넘게 했으니까. 어떻게 잘 보고 들어왔네.”
쌀값은 우리 농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쌀값은 농민값’이라고 할 정도다. 쌀은 주식이며 또한 농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정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역시 양곡정책이다.쌀의 안정적 생산과 쌀값 지지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농정의 최우선 순위였다. 추곡수매가 대표적인 정책이다. WTO 체제 이후 국회에서 쌀의 목표가격을 정하고 정부는 변동직불제를 통해 쌀값을 지지해 왔다. 그리고 2020년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쌀의 시장격리를 제도화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쌀값 하락이 예상되면 시장격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소장 김성배)가 파종방법 개선으로 나물용 콩 습해 방지 및 수량향상에 나선다.동부농기센터에 따르면 제주도 동부지역은 나물용 콩 주산지로, 2021년 기준 재배면적이 1,918ha에 달한다. 나물용 콩의 경우 주로 6월에 종자를 흩어서 뿌리는데(산파), 지난해에는 파종 이후 가을장마로 웃자람이 발생했으며 꼬투리가 충실하지 못해 생산량 또한 현저하게 떨어졌다.이에 동부농기센터는 파종방법을 기존 산파에서 트랙터 부착용 콩 파종기를 이용한 줄 파종으로 개선해 이상기후에도
얼마 전, 근자에 돌아가신 분의 살림을 정리하는 일을 우연히 하게 되었습니다. 생전에 딱 한 번 뵌 적은 있지만, 가까이서 유심히 보지 않았던 터라 그분의 성정이 어떠한지는 도통 몰랐는데 유족과 함께 살림 정리를 하면서 자연스레 고인의 속살을 엿보게 된 것입니다. 아 물론 노인분의 살림이라 야무지게 정돈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그렇더라도 어떤 것을 귀하게 여기고 무엇에 신경을 많이 쓰며 사셨는지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누구였던지 간에 누군가의 한 생애를 돌아볼 기회를 가지는 것은 그 또한 사색의 좋은 계기가 되곤 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멈출 줄 모르는 사료가격 인상 탓에 축산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한우·젖소·육우를 키우는 농가들의 경우 조사료가격 인상 폭까지 50%를 넘나드는 탓에 더욱 가중된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이다. 일제히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농가와 사료업계는 최근 경종 농가에 비료가격 인상분을 보조했던 것과 같은 성격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월 국제곡물 관측’을 통해 3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밀은 톤당 421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42.1%나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지난 5~7일 경기도 학교급식 친환경 찰벼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벼·찰벼 적합토양 조성 및 병충해 방제교육이 실시됐다.이번 교육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2022년 친환경 학교급식 생산자 교육의 일환이며, 주관은 올해 공모를 통해 교육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사)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상기)가 맡았다.경기도 학교급식에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찰벼 계약재배 농가는 총 300여명이며,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최대한 인원을 분산하기 위해 권역별로 나눠 4차례 진행한다.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5일 교육에는
지난주는 된장 가르기를 했습니다. 유기농 콩과 천일염으로 장을 담가 두 달 지나 된장을 만들었어요. 이제 최소 6개월 숙성시키면 맛있고 영양 있는 된장이 됩니다. 올 가을부터 판매할 예정입니다. 양이 많지 않아 금방 판매가 될 거라고 봅니다. 잘 기억하셨다가 주문해 주세요.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다시 토종씨앗을 주목할 때다. 식량·종자 주권을 위해, 기후위기 시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토종씨앗 보전정책이 필요하다. 조례 제정도, 직불금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현지 보전, 즉 토종작물이 지역에서 잘 자라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다.과거보단 각 지자체 차원에서도 토종농산물 보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광역지자체 중에선 경상남도가 2008년 7월 3일 「토종농산물 보존·육성에 관한 조례」를 최초로 제정한 이래, 2022년 3월 현재 8개 광역지자체(경남·전남·제주·강원·경기·충남·전북·경북)가 토종농산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지난 2월 9일 열린 가톨릭농민회 제52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가톨릭농민회 신임회장으로 신흥선 회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올해로 71세인 신흥선 회장은 50년 넘는 경력의 농민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가농영농조합법인 회의실에서 신흥선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가톨릭농민회를 소개해달라.가톨릭농민회는 1966년 창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농민단체다. 긴 역사 속에서 반 생명, 반 공동체적인 거대문명과 물신주의를 극복하고자 운동해왔다. 그 운동의 중심에는 생명농업이 있다. 생명농업은 인간과 자
조경희 김제시농민회장봄이 왔다.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마음에 안 들어도 농사는 지어야 한다. 살면서 ‘해가 바뀌면 좋아지겠지?’ 하고 기대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코로나19도 종식되길 바라고, 세상 모든 것들이 더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내가 사는 곳 농민들의 큰 바람은 지난 한 해 동안 기상이변에 따른 재해에 맞서며 생산한 나락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었다. 나락을 보유하고 있는 농민뿐만 아니라 지역농협에 나락을 수매한 농민들도 나락값이 오르면 조금이라도 수매장려금을 받을 수 있으니 같은 기대를 한다. 그러나 그 기대는 다들 아는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기후위기 시대, 농민이 탄소중립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주체로 지목되고, 유기농업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탄소를 고정하는 토양의 역할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로 주목받으면서 흙을 살리는 일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좋은 토양은 탄소를 붙잡아둔다.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이사장에 따르면 탄소중립의 핵심은 거름에 있다. 좋은 토양이란 좋은 거름을 준 토양이고, 좋은 거름은 곧 만들어 쓰는 거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직접 만들어 자연발효 시킨 퇴비가 탄소를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전남 강진군 다산초당과 백련사 기슭에 자리한 늦봄문익환학교(늦봄학교)는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 통일과 평화를 꿈꾸는 전교생 50여명의 비인가대안학교다. 생명·생태교육을 중심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이틀 전 퇴비를 뿌려놓은 밭이 보였다. 퇴비와 흙을 뒤섞고 밭을 간 후 들깨를 심을 예정이다. 들깨를 수확한 후엔 가을배추가 심겨질 곳이기도 하다. 늦봄학교의 농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밭도 일일이 손으로 가는 자연농법으로 이뤄진다.학생들은 직접 기른 작물로
10년 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개 사료값만도 못한 쌀값’이란 말과 2022년 ‘요소수만도 못한 농업’이라는 말, 어딘가 참 많이 닮은 모습이다.지난해 말엔 사람의 입에 매일 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이 매일 매시간 언론을 꽉 채웠다. 요소 대란은 마치 세상의 이동과 물류가 중단될 듯이 떠들썩했다. 정치권과 대통령은 긴급한 대책을 내놓기 바빴다. 응급 처방과 중장기적 대책이 쏟아졌다.단기적 과제는 다른 나라에서 비싸게라도 수입하는 것이었으며, 중기적 과제는 적정가격에 다양한 수입 다변화를 하겠다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생산 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3일 취임한 김명기 (사)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40년간 오직 쌀농사만 지어 온 베테랑 농민이자 농민운동가다. 고향인 전남 장흥서 농사에 전념하며 농민회 활동을 지속하다 쌀협회 출범과 함께 장흥군지회장을 맡았고 최근 3년 동안은 전남본부장으로서 굵직한 쌀 관련 투쟁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입지를 다졌다. 김명기 신임 회장을 지난 16일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만났다. 쌀농사와 농민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농촌에서 살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잡초 한 포기 베어 본 적 없었다. 오히려 서울
오래전 학교 다닐 적이다. 학생회를 같이 하던 후배 녀석의 느닷없는 입영 통보에 나름 심각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여 있거늘 군입대가 무슨 말이더냐. 툭하면 관용어구처럼 되놰서일까. 내 말엔 어떤 권위나 감동은 이미 상당히 퇴색되었던지라 후배 놈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놈의 조국은 허구한 날 백척간둡니까?” 그리곤 며칠을 같이 술을 마셔댔고 후배는 결국 군입대를 1년 미뤘다. 항상 위기였고 항상 고비였지만, 매 순간 결정적 시기이자 기념비적 원년을 앞두고 있었던 나날이었다. 일상과 삶에 천착하지 못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경남·북과 전남·북 등 월동작물 주요 산지 농민들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늦게까지 지속된 가을장마로 파종에 적잖이 애를 먹었던 걸 까맣게 잊을 만큼 파종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도통 내리지 않는 비 때문에 작물 생육이 저하될까 걱정돼서다.지난해 난지형(대서·남도종) 마늘 파종 시기 동안 장기간 지속된 장마는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경 마무리해야 하는 파종 적기를 다소 늦췄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기화된 인력 부족마저 마늘 재배 농가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당시 11월까지 밀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조생양파 출하를 앞두고 양파 가격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 2월 초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kg당 400~500원대를 기록했는데, 지난 23일에는 352원까지 떨어지면서 현재 300원대에 머물러있다.농민들은 최저생산비를 1kg에 700원으로 계산하고 있다. 가을에 양파 심는 데만 평당 최소 6,500~7,000원이 든다. 1년 농사로 봤을 때 처음 들어가는 7,000원을 포함해 인건비·비료값·창고비 등 1만2,000원은 나와야 겨우 본전이다. 이를 kg당으로 계산하면 최소한 700원은 나와야
[한국농정신문 서형우 기자]효율성과 경쟁력이 강조되는 사회. 식품기업들은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제조 과정에서 각종 첨가제를 넣는 등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 치즈 산업에서도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치즈 생산량은 2014년 2만3,779톤에서 3만7,322톤으로 증가했는데, 이 중 자연치즈는 같은 기간 8,582톤에서 3,507톤으로 59.1% 감소한 데 반해, 가공치즈는 1만5,197톤에서 3만3,815톤으로 122.5% 증가했다. 실제로 가공치즈는
[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 영암군농민회와 영암군농협조합장협의회,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영암군지부, (사)한국농업경영인영암군연합회 등 전남 영암지역 농민단체들은 16일 영암군청 앞에서 ‘농민을 우롱한 정부 시장격리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기자회견엔 각 농민단체 및 농협 대표들과 영암군의회 강찬원 의장, 노영미 부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가을걷이 전부터 쌀 과잉생산이 예상됐지만 정부가 법에서 정하고 있는 시장격리를 차일피일 미뤄 수확기 현지 쌀값은 폭락 수준으로 떨어졌다. 뒤늦게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