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심각 … 소농과 공동체, 도시와 농촌이 연대해야”

신흥선 가톨릭농민회 회장

  • 입력 2022.04.03 18:00
  • 수정 2022.04.03 19:05
  • 기자명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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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지난 2월 9일 열린 가톨릭농민회 제52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가톨릭농민회 신임회장으로 신흥선 회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올해로 71세인 신흥선 회장은 50년 넘는 경력의 농민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가농영농조합법인 회의실에서 신흥선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신흥선 가톨릭농민회 회장

 

가톨릭농민회를 소개해달라.

가톨릭농민회는 1966년 창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농민단체다. 긴 역사 속에서 반 생명, 반 공동체적인 거대문명과 물신주의를 극복하고자 운동해왔다. 그 운동의 중심에는 생명농업이 있다. 생명농업은 인간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생하기 위해 유기순환적 공생을 기본으로 하는 농업이다. 인간과 자연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무농약·무화학비료가 원칙이다.

농사 경력과 규모가 궁금하다.

국민학교 4학년 때 소먹일 풀 베러 다닌 이후 군복무 3년 빼고 5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다. 지금은 팝콘옥수수 등 8개 작물을 유기농으로 2만7,845㎡(8,400여평), 무농약으로 감자 등 4개 작물을 1만2,450㎡(3,700여평) 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농산물도 올해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세례명이 백남기 농민과 같다. 인연이 있나.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오래 했지만,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다. 미사에 참여할 수 없으니 항상 한쪽 귀퉁이에 앉아 있었다. 백남기 농민이 69세라는 나이에도 촛불혁명 당시 정치 상황에 저항하다 불상사를 겪는 모습을 보고 그와 같은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기로 결심했다. 2017년 4월 2일에 세례를 받았다.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그의 삶을 존경한다.

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신설했다. 어떤 역할을 하나.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라고 생각한다. 토양에 무리가 가지 않게 저탄소·생명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통해 가톨릭농민회의 생산방식에 대해 알리고 정책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움직일 예정이다. 소농과 공동체, 도시와 농촌이 연대하는 것에서부터 기후위기 문제 해결의 단초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의원총회에서도 도농어울림한마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총회에서 말한 도농어울림한마당은 농민회원들이 함께하는 마당을 말한 것이다. 모든 농민회원이 한자리에 모여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

올해 특별히 중점을 두는 사안은 무엇인가.

가톨릭농민회에서는 매년 가을이 오면 쌀을 공동수매한다. 농민과 도시 소비자가 만나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고 가격 결정에도 함께 참여한다. 오는 5월에는 약정을 맺을 계획이다.

또, 품목별 과수 도농협력모임을 진행할 것이다. 가톨릭농민회는 5가지 과수 품목(사과, 배, 복숭아, 감, 자두)에 한해 ‘가농 과수인증’이라는 자주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기후위기로 농민들의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어려움을 나누고자 과수 도농협력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농민회원과 소비자가 함께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농업현실은 어떻게 전망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각종 농자재 비용의 상승이 예측된다. 또 계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정부의 CPTPP 가입 추진 등으로 농업전망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상황으로 농산물 소비위축도 지속돼 농가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명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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