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저가수매 지속’ 농협 광주통합RPC, 차라리 해체하라”

타 지역 대비 4000~7000원 낮은 가격에 벼 수매
“통합RPC 이익 발생해도 볏값엔 한 푼도 안 보태”

  • 입력 2025.04.18 12:25
  • 수정 2025.04.18 12:29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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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 광주통합RPC 앞에서 광주시농민회가 광주통합RPC의 벼 저가수매 문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 광주통합RPC 앞에서 광주시농민회가 광주통합RPC의 벼 저가수매 문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협 광주통합미곡종합처리장(광주통합RPC)을 향한 광주광역시 농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타 지역 대비 4000~7000원 낮은 가격에 벼를 수매(산물벼 40kg 기준)하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자, 광주 농민들은 “이럴 거면 차라리 광주통합RPC를 해체하라”고 규탄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5일 광주시농민회(회장 이준경)는 광주 광산구 본량동 광주통합RPC 앞에서 광주통합RPC의 벼 저가수매 문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엔 약 30여 명의 농민·시민이 참가했는데, 참가자 중 다수는 ‘농협 RPC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적은 깃발·현수막을 단 트럭·트랙터를 끌고 왔다.

과거 광주 대촌농협·본량농협이 각각 운영하던 RPC들이 적자·부실경영 등으로 인해 농민에게 볏값을 보장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던 상황에서, 광주시농민회는 2007년 광주지역 14개 농협이 공동출자·운영하는 광주통합RPC의 설립을 지역농협들에 촉구해 실현한 바 있다. 이는 통합 RPC가 볏값 보장을 위한 공적 기능을 다 하게 만들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농민들이 광주통합RPC에 걸었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광주통합RPC는 수년째 타 지역 대비 2000~4000원 낮은 가격에 벼(산물벼 기준)를 수매 중이다. 지난해도 그랬다. 인근 나주시 노안농협에선 6만1000~6만2000원에서, 영광·순천·화순 등지의 농협들도 6만~6만1000원 선에서 산물벼를 수매했건만, 유독 광주통합RPC만은 5만8000원에 산물벼를 수매했다.

광주광역시는 인근 전남지역 다수 기초지자체와 달리 볏값 보전을 위한 별도 자금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것까지 계산에 넣는다면, 광주통합RPC에 벼를 내는 농민들은 타 지역보다 4000~7000원 낮은 가격의 볏값을 장기간 받아온 셈이다. 이는 ‘우선지급금 지급’ 명목 아래 시중에서 유통되는 볏값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해 앞장서서 볏값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게 광주시농민회의 입장이다.

한편 광주통합RPC의 지난해 40kg 건조벼 수매가는 5만3000원이었다. 현재 시중 볏값은 6만5000원 선까지 상승한 상황으로, 광주통합RPC는 시세차익에 따라 올해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두리라는 예측까지 제기된다. 그렇다면 농가로부터 벼를 저가로 수매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볏값이 오름에 따라 발생한 시세차익은 어떻게 할까?

광주시농민회는 “과거 (광주)통합RPC 대표와 (통합RPC에 출자한 광주 관내) 14개 농협 조합장들은 단돈 100원이라도 이익이 날 경우 출하한 농가에 배분하겠다고 침이 마르도록 홍보하더니 어느 순간 슬쩍 순이익을 각 농협에 배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3년 광주통합RPC는 약 2억2000만원 가량의 이익을 창출해 이 금액을 14개 농협에 나눴고(평균 1500만원대), 지난해에도 1000만원 가량의 순이익을 얻어 14개 농협에 각각 70만원씩 배당한 바 있다. 농민조합원의 볏값 보장을 위해 통합RPC를 만들었건만, 수익이 발생해도 14개 농협에만 나누는 것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농협통합RPC의 행태가 모기와 다를 바 없다며 “(농민 피 빨아먹는) 모기는 때려잡아야 한다”, “농협통합RPC를 해체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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