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
지난 28일 춘천KBS 앞 2차선 도로가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1000여명의 강원도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윤석열정권퇴진강원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9.28 윤석열정권 퇴진 강원대회’(강원대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전농 강원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강원도연합(전여농 강원도연합) 2개 농민단체와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및 산하단체 소속의 노동자, 그리고 진보정당 및 시민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했으며, 개인 및 단체들의 요구를 담은 현수막 37장이 대회장 주변에 걸렸다.
전농 강원도연맹과 전여농 강원도연합 소속의 농민들 50여명은 대회에 앞서 춘천경찰서 앞에서 사전집회를 열고 ‘쌀값보장, 쌀수입 중단하자는데 경찰폭력탄압 웬말이냐’며 경찰의 폭력적인 집회방해 행위를 규탄했다. 이는 지난 4일 강원도청 앞 나락 적재를 경찰이 무력으로 방해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오용석 전농 강원도연맹 의장은 “신고된 합법 집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무력으로 농민을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 여경은 머리가 허연 나이든 농민에게 ‘XX새끼’라는 욕을 했다. 춘천경찰서는 집회를 방해한 것도 모자라 아버지뻘 되는 노인에게 욕을 한 경찰에게 아무런 조치도 하고 있지 않다”라며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춘천경찰서장이 공식적이고 정중한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당일 경찰을 친 혐의로 입건된 김용빈 전농 강원도연맹 부의장은 “경찰이 경찰차로 2차선 도로를 막고 진입차량을 저지해서 집회에 참여할 수 없었고, 정차하려는 차에 경찰이 뛰어들어 교통사고를 유발시켰다. 그리고 그것을 기사화해 (농민이 고의로 경찰은 친 것처럼)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라며 ‘강원경찰청장과 춘천경찰서장 및 교통담당 관리들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본 대회에서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나서 정권 퇴진의 당위성을 소리쳤다.
김은숙 횡성군여성농민회 회장은 “여성농민으로 사는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는데 작년과 올해는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라며 “사료값 폭등으로 인해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대통령과 농식품부 장관의 농산물 수입에 분통이 터진다”고 외쳤고, 농촌지역 난개발로 마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서도화 홍천군 풍천리 주민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힘이 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외치면 또 힘이 난다”라며 “아름다운 마을을 그대로 지켜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또 대학생 대표로 발언한 이이랑씨는 캄보디아에서 만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남이 할머니와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씨는 “친일을 지우고 전쟁을 부추기는 윤석열정권 퇴진을 외쳐야 할 때다. 대안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다”라며 연대를 통해 대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강원에서 퇴진광장을 열자’라는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윤석열정권 퇴진’, ‘한국사회 대전환’이 적힌 대형 깃발을 올리는가 하면, 거리 행진에서도 대열 중심에 모인 모든 참가단체가 빠른 박자의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함께 깃발을 흔들다 붉은색 연막탄을 터뜨리는 등 이날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의 전언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시각 효과가 돋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