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이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는 기획재정부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총사업비로 5조4900억원을 협의했으며 항공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8월 중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국토교통부 앞에서 제2공항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고, 이튿날 국회에서 기자회견과 의원 면담 등을 통해 제주 제2공항 중단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전농은 논평에서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곧 고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민들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정이다.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도민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농은 “제주 제2공항 부지가 위치한 성산읍 일대에는 수많은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고 월동무·감자·당근·감귤·한라봉 등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제주 농지는 육지와 달리 별도의 시설 없이도 월동채소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주 농지의 가치는 특별하다”라고 농지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제주는 해군기지 건설로 강정마을이 파괴된 역사가 있다. 제주 제2공항이 건설된다면 이러한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전농은 “제주 제2공항이 건설되면 주민이 오랜 기간 생활하며 만든 마을공동체 역시 파괴될 것이다. 이미 농촌을 도시의 식민지로 치부하는 난개발로 전국의 수많은 농촌에서 원주민들이 자신의 삶터에서 내쫓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제2공항이 ‘평화의 섬’ 제주를 전쟁 위협에 빠지게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농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신냉전 전략 요충지가 바로 제주”라며 “한반도 휴전선에선 대북 전단과 오물풍선이 오가고 평화를 위한 합의들이 휴지조각이 되는 상황이며, 제주에서 불과 1000km 떨어진 대만은 중국과 분쟁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짓는 것은 제주의 평화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도 언급됐다. 이 보고서 초안에는 미국의 핵전력을 한국에 배치할 경우 거리를 고려해 제주가 최적이며, 제주 제2공항에 미국 전략폭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건설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농은 “농지와 농촌을 넘어 평화까지 파괴하는 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민은 물론 우리 국민 누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신냉전 구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는 미국에게만 좋은 일”이라며 “외국의 이익을 자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매국이라 칭한다. 매국행위 제주 제2공항 추진은 전면 백지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