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상호금융 ‘5570억원’ 손실 발생

추가정산 불발 5천억 포함

실질 손실액은 1조원 상회

  • 입력 2024.04.04 21:27
  • 수정 2024.04.05 09:35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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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의 2023년도 결산 결과 557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5000억원 수준이던 연말 추가정산(농협상호금융이 회원조합에 지급하는 예수금 이자 추가정산)을 지난해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난 셈이다.

농협상호금융(대표이사 여영현) 측은 “회원조합에 지급한 이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고 운용 성과가 저조해 적자가 난 건 아니다. 운용수익률은 전년대비 개선됐다”라고 간략하게 사유를 설명하고 있다. 결산 내역을 살펴봐도 설명대로 이자비용이 전년대비 1.8배가량(1조5000억원) 증가한 게 손실의 최대 원인이다. 자체 이자수익 증가와 투자손실 감소 등으로 일부를 만회했음에도 5570억원의 손실이 남았다.

문제는, 농협상호금융에 이만한 출혈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조합들이 ‘1.8배’ 정산의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금상품 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합의 부담을 중앙회 정산금이 충분히 메워주지 못해 전국 농축협이 오히려 신용사업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농축협들은 “지난해 농협상호금융이 적극적인 투자로 운용수익을 늘렸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기준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복수의 관계자는 “농협상호금융이 예수금 금리를 운용하는 데 있어 겉으로 보이지 않는 모종의 실책이나 편법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금리 운용 방식에도 의심을 드러내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는 지역농축협 상환준비금(고객 예수금의 10%)과 여유자금 등 지역농협의 예치금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지역농축협의 자산이기 때문에 그 손실이 고스란히 지역농축협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후보 시절 최근 농협상호금융의 불안한 모습과 관련해 ‘상호금융 독립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연말 추가정산 1조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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