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농민들, 'kg당 3,100원' 마늘 최저 수매가에 '총궐기' 나서

19일 신안농협 앞서 마늘생산자대회 개최

전남 마늘·양파 재배 농민 등 한 데 모여

마늘 수매가 재지정, 수급 대책 마련 촉구

  • 입력 2023.06.19 19:59
  • 수정 2023.06.19 20:34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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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수매단가 철회 및 재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수매단가 철회 및 재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의 한 마늘 재배 농민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의 한 마늘 재배 농민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수매단가 철회 및 재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수매단가 철회 및 재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전남 신안농협 앞 아스팔트 위에 마늘 재배 농민들이 모였다. 1kg당 3,100원이라는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 때문이다. 이는 현재 전국 최저가로 파악된다. 이에 데일 듯한 무더위도 아랑곳 않으며 한 데 모인 농민들은 신안농협 마늘 수매단가 철회·재지정 및 정부 차원의 가격안정·수매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생산자대회는 시작부터 험난했다.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 마늘협회) 전남도지부 측이 집회 신고한 신안농협 앞이 주차된 차로 덮여있었고, 이를 피해 도로로 나온 농민들을 경찰이 다소 완강히 밀어내며 다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농민들은 주차된 차를 피해 협소한 면적에서 생산자대회를 진행했다.

먼저 대회사에 나선 문장춘 신안군 마늘생산자협회장은 △생산비 폭등 △지난 1월 통계청의 재배면적 증가 발표 △평년 절반에도 못 미치는 포전거래 실정 △창녕농협 공판장 풋마늘 경매 불발 △정부 비축 마늘 1만톤 등 마늘농가가 처한 상황들을 열거한 뒤 “농민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한데 윤석열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재배면적이 늘었기 때문에 가격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말하며 아무 노릇도 하지 않는 정부는 반대로 적게 심은 농산물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를 땐 시장에 이를 맡기지 않고 소비자 물가 잡겠다는 핑계로 수입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가격안정 대책을 제때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마늘 농가들은 다가올 총선에서 정권 심판 최전선에 나설 것이다. 공정과 상식이 없는 윤석열정부 농정에 맞서 농민들은 똘똘 뭉쳐 농민들의 삶과 국산 마늘 산업을 지켜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생산자대회에는 전남지역 마늘 재배 농민뿐만 아니라, 김창수 마늘협회장, 남종우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 및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 등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김창수 마늘협회장은 “현재 부산 공판장 등에서 거래되는 남도 마늘 경매가가 1kg당 6~7,000원 선이다. 그런데 시장가격을 단 한 번도 살펴보지 않은 것인지 신안농협에선 수매가격을 1kg 3,100원으로 잡았다”라며 “통계청이 발표한 마늘 최소 생산비가 1kg당 3,500원인데 농민의 생존권을 책임져야 할 농협이 최소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한 금액을 수매단가로 결정한 건 분명히 잘못된 문제다. 농협이 진정 농민 조합원을 위해 존재한다면 지금 당장 섣불리 수매단가를 정해 100원, 200원 남기며 상인에 팔아넘길 게 아니라 창녕농협 공판장이 열리고 실제 마늘 가격을 확인한 뒤 수매단가를 재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늦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남종우 양파협회장은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농협을 갈아엎지 않으면 농민들의 살 길이 막막한 실정이다”라며 “신안군에서 농민대회가 열린 게 오늘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역사를 개척하는 오늘 이 대회를 시작으로 농협 마늘 수매단가도 인상하고 나아가 기초농산물 공공수급 확대까지 함께 이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일권 전농 광전연맹 의장 역시 “이곳 암태도는 엄혹한 일제 치하에서도 일본에 맞서 소작쟁의를 벌인 곳이라 들었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싸워 이겨 소작료를 낮춘 것처럼 이번에도 맞서 싸워 제값을 받아내야 한다. 신안에는 농민회가 없지만, 인근 지역 농민회가 협동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면서 “전농 광전연맹은 현재 전라남도가 매년 산지폐기에 들이는 약 700억원의 예산을 가격 보장에 쓰도록 지사 면담을 추진 중에 있고, 매년 농민들이 아스팔트에 나와 적정 가격 보장을 외치지 않아도 되게 마늘, 양파, 배추 등 기본 농산물의 가격 보장을 헌법에 명시하는 농민기본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오는 7월 15일 윤석열 퇴진 1차 총궐기를 힘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농민이 직접 농산물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농민기본법 제정으로 농민들이 살만한 세상 만들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후로도 현장 농민들의 발언은 계속됐다. 명경옥 마늘협회 전남도지부장과 김달국 신안군 마늘협회 부회장은 “오늘 농민들이 이 자리에 모인 건 단순히 신안농협의 수매가 1kg 3,100원에 항의하기 위함이 아니며, 수매가 결정의 배경과 적정성을 따져 묻기 위함이다.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들을 항상 뒷전에 둔 채 수매가격을 결정하고 농민들은 이에 따라갈 뿐이다. 이것이 관행으로 굳혀졌는데, 이제부턴 농민이 농협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직접 목소리 높여 행동하려 한다”고 발언했고, 김인수 해남군 마늘협회장 또한 “개인적으로 올해 농협과 10톤을 계약했는데 수확량이 4.4톤 나왔다. 올해 그만큼 물량 채우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나머지 계약금을 물어내게 생겼다. 풍년일 때도 1kg 3,100원 수매가가 말도 안 되는데, 생산비는 오르고 생산량은 떨어진 올해 3,100원 수매가는 그야말로 농민을 농락하는 것이다. 농협이 수매가를 철회하고 재조정할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생산자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신안 마늘농민 총궐기’, ‘가격폭락 대책 수립’ 등이 적힌 깃발을 단 채 신안농협(암태면) 앞에서 대열을 정비한 후 인근 팔금면과 안좌면까지 차량 행진을 진행했다.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수매단가 재조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수매단가 재조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차량 행진에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안농협 앞에서 열린 마늘생산자대회에서 신안지역 마늘 재배 농민들이 '1kg당 3,100원'에 불과한 신안농협 마늘 수매가를 규탄하며 차량 행진에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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