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에 앞서 농업‧농촌 가치‧역할에 대한 인식 제고해야

지난 24일 농특위 탄소중립특위 주최로 토론회 열려
‘탄소중립 위한 농업분야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논의

  • 입력 2021.03.26 11:15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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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4일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주요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지난 24일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주요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은 물론 현장 갈등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점이다. 지난 16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현창, 농특위) 탄소중립특별위원회 출범과 함께 농업계에서도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농업‧농촌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4일 농특위 탄소중립특위와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특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주요과제’ 토론회에선 탄소중립 실행에 앞서 농업‧농촌 가치 인식이 그간 매우 미흡했다는 평가와 함께 농업계 탄소 배출에 대한 저감 노력 강요만이 아닌 탄소 흡수에 대한 정확한 평가‧분석이 필요하단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날 토론회 발제는 이호중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정책센터 소장과 최우정 기후변화대응농생명연구소장, 이도헌 성우농장 대표가 맡았다. 이호중 소장은 그간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 대부분이 소극적인 적응 위주였다고 지적하며 “농업 생산방식 전환과 농촌 에너지 전환 등 근본 대책 없인 탄소중립에 한계가 있으며, 그간 산업계 내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농업에 대한 가치 인식 및 역할 강화 대응이 매우 미흡했다”고 말했다.

최우정 소장 역시 “지금까지는 전부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에만 집중했는데, 이제는 저장량에 관심을 둬야 한다”면서 “그간 배출 저감에만 집중한 나머지 토양의 탄소 저장 연구는 제대로 안 됐다. 해당 분야에 대한 집중 연구와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 패러다임으로 식량안보, 환경보전, 기후안보, 농가소득 증대를 포괄하는 기후스마트농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도헌 대표는 마을과 축산이 상생하는 홍성군 원천 에너지 자립마을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핵심은 ‘공간과 사람’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공간과 사람을 중심으로 한 순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순환의 기준은 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주민소득 향상에 둬야 한다. 마을의 자체 발전 비전과 연계된 장기적 추진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 에너지 정책과 괴리되지 않도록 농촌 에너지 자립이 함께 가야 한다”고 전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은 김현권 농특위 탄소중립특위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과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 정학철 농어촌파괴형 풍력‧태양광 반대 전남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 박일진 농특위 축산TF분과위원장, 정만철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기후위기분과장, 정학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토론에선 대부분의 참석자가 수동적으로 강요당했던 탄소 배출 저감 방안을 농업계 내에서 적극‧능동적으로 모색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탄소중립과 관련해 기술 중심의 감축 전략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작부체계와 작형 변화, 지속가능한 농업 전환 등 다각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산림과 농지 등에 패널을 설치할 게 아니라 산림과 농지가 가진 탄소저장능력을 유지하며 그 능력을 키우는 것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한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박종서 사무총장은 “토양을 살리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을 논의해야 한다”며 친환경 생산체계 구축과 탄소 생태농업으로의 전환, 선택형 직불제 개편을 통한 보상 확대, 지역 특성에 맞는 재생에너지 종합계획 수립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덧붙여 박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탄소중립 넷제로 선언을 했지만, 여당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했고 이와 함께 삼척에서는 여전히 화력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다. 탄소중립 방향과 맞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현권 탄소중립특위 위원장은 이날 토론을 정리하며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매우 급한 일이지만, 속도를 내기 위해선 서로 이해‧공감하고 합의하는 게 방법인 것 같다. 탄소중립특위 내에서도 현장과 얘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고, 빠른 시일 내 가능한 많은 분들과 모시고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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