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밭이 작년에 태풍이랑 집중호우에도 살아남은 밭이라. 물이 넘쳐서 막 흘러내릴 정도였거든. 마늘 살리려고 약도 여러 번 치고 관리 정말 열심히 해서 잘 키워 놨는데…. 수확도 못 해보고 갈아엎네. 그냥 헛웃음만 나오지 뭐. 나중에 가격하락 막자고 미리 하는 거니깐 다들 응하기는 하는데 마농(마늘)이 죽으면 제주농업이 죽는다고 할 만큼 위기감이 커. 제주에서 마늘 산지폐기도 처음이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가 쪽파 단지라. (일 년에) 부지런히 심으면 4번까지 하는 분들도 있는데 평균 3번 정도 심어. 아무래도 연작 피해가 없을 순 없지. 그래서 이것저것 좋다는 영양제도 주고 비료도 주고 그래. 이것도 칼슘제 계통인데 값이 비싸. 보통 기계로 뿌리는데 손실이 많으니깐 비료도 아낄 겸 해서 이러고 있네. 지난겨울이 따뜻해서 약간 웃자란 것 같긴 한데 잘 자랐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엔 수확하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집에 가만히 앉아서 심심한 것 보다 훨씬 낫지. 날 봐가며 하루에 두어 시간씩 운동 삼아 나오는 겨. 나무에 물이 오르긴 전엔 (가지치기를) 끝내야 되니깐. 작년에 과일금(값)이 형편없었잖어. 포도도 마찬가지여. 돈이 안 돼. 이제 힘도 부치고 해서 작년보다 밭을 많이 줄였어. 이 밭만 하려고. 직장에서 은퇴하고 20년 넘게 농사졌지만 월급 받는 직장이 제일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트랙터에 앉아있으면 눈물인지 콧물인지 막 섞여 나와. 대파를 갈아엎을 때 매캐한 향이 나거든. 그 매운 향이 안으로 올라오니깐. 대파를 일 년 농사, 13개월 농사라고 하는데 잘 키워놓고도 출하 못하고 밀어버리면 속이 안 상할 수가 있간디. 트랙터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 이게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그러니 더 문제여. 계약재배를 늘려서라도 정부가 수급조절을 제대로 해야지. 그래야 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쉽게 말하자면 닭이 주인인 사육방식이라고 할까요. 계사는 사방이 뚫려 있고, 가온이나 전등 시설도 없어요. 자유롭게 풀어놓기도 하고요. 자연양계는 닭의 습성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보면 돼요. 사료도 우리 곡물하고 유기농 배합사료를 섞어서 직접 만들어요.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달걀의 상태와 색깔이 다르거든요. 그만큼 건강하고 정직하죠. 달걀은 하루에 두세 번씩 거둬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원래 고설(재배)로 딸기 키웠어. 근데 눈곱만한 병해충이 생겼는데 이게 잘 안 잡히더라고. 7~8년 동안 딸기만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올해 한 번 쉬고 내년에 다시 심으려고 준비 중이여. 시설을 그냥 놀릴 수 없어서 시금치랑 이것저것 심었는데 날이 따뜻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크네. 근데 양이 많진 않아서 도매시장 말고 인근 마트에 조금씩 내고 있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제 남 일은 안 다녀. 힘도 들고. 어제도 병원 다녀오느라 쉬고 해서 나왔지. 한 시 즈음 장사가 와. 평택이랑 서산에서 오는데 (냉이) 캐 놓으면 가져가. 요샌 한 관(4kg)에 1만4,000원씩 주데. 더 주면 좋은데…. 서너 시간 부지런히 캐야 한 관 만들어. 운동 삼아서 쉬엄쉬엄 하는 겨. 지금 나오는 냉이가 맛도 좋고 향도 좋아. 그러니 많이 먹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사야 오래 됐니더. 아버지 때부터 했으니 50년은 넘었지. 1만 평 정도에 2,000그루 가량 될까. 아들하고 같이 하니까 할 만 하지. 이제 사과도 돈이 안 돼. 약값도 안 나오는데. 작년엔 명절도 빨리 와서…. 가지치기야 날 좀 풀린다 싶으면 하니깐, 쉬면서 틈틈이 해. 3월까지는 꾸준히 해야 끝나. 저 전동가위가 300만원인데 참말로 비싸. 보조 준다고 하면서 기계값만 올려놨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육지 사람들, 제주 당근 많이 드시라고 잘 좀 써줘. 심을 때 (태풍) 피해가 많아서 (수확량이) 많이 줄었어. 주변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하니깐. 그나마 이 밭은 괜찮은 편이라. 다른 덴 이보다 못하다니까…. 한창 바쁠 때라 해 뜨기 전에 나와서 7시면 일 시작해. 나이? 살만큼 살았어. 뭘, 자꾸 물어봐. 팔십 넘은 지 오래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우린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심었어요. 이때 심으면 60일 가량 키우죠. 요즘은 (시금치가) 빨리 크는 시기가 아니라서 반나절이면 일이 끝나요. 서울로는 안 보내고 (서천)시장에 거래처가 있어서 주로 거기로 나가요. 양이 많이 나온다 싶으면 군산이나 익산 공판장까지 보낼 때도 있고요. 요샌 4kg에 5,000원 정도 해요. 일손 불러서 하기엔 부담되고 가족끼리 할 만 하죠. 4월 초엔 수박이 들어가야 돼서 3월이면 시금치는 끝나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일 많은 데 다 제쳐두고 왔어. (가락)시장이 우리 농산물 잘 팔아주라고 있는 거 아냐. 근데 수입농산물을 팔면 어떡해.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농사 좀 짓는데 수입농산물 때문에 가격이 안 나와. (제주에) 태풍이 세 번이나 와서 다 망했다가 그나마 조금 남은 거 좋게 팔아야 되는데 수입이 풀리니 우리가 살 수 있겠냐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 시장에 데모하러 오긴 처음이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앞에 비 온다 해서 대충 한 번 털었어. 작년보다 덜 나오더라고. 반절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애. 먹고는 살아야 되고 이게 직업인데 안 할 수 있나. 가격이 안 좋아도 팔아야지. 오늘(콩 타작)이 마지막이여. 논밭 해서 4,000평 지었는데 아이고 흉년이여 흉년. 양도 적고 값도 없고 동물들이 와서 헤집어 놓고….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어. 비는 또 왜 그리 오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