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한민국에 이런 노조도 있었다. 조합원들이 일 15시간 주 6일 육체노동에 허덕이는 동안 조합 지도부는 종신집권 체제를 구축하고 고급세단에 개인기사, 월 600만원의 판공비, 친인척 간부 채용의 권세를 누렸다.참다 못한 조합원들이 민주화 깃발을 들어올리자 수세에 몰린 지도부는 조합을 해산시켜버렸다. 사실상의 위장해산으로, 조합 민주화를 백지화하고 주도세력을 축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조합 해산을 의결하던 날, 지도부는 반발하는 조합원들을 경비용역으로 저지하고 밀실에서 결정을 내린 뒤 “승리했다”며 기뻐했다.조합원들이 굴하
지금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지난 1월 20일 1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고 지난달 17일까지는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제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는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쉴 무렵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금 국가의 모든 역량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쏟아 붓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기에 당연한 조치이다.감염병 확산이 장기화되고 또한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모든 일상이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제한되고 있다. 대부분의 모임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 시행이 1년 유예됐다. 오는 3월 25일부터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었던 터라 축산농가들의 극심한 혼란은 일단 막을 수 있게 됐다. 당초 축산단체가 요구했던 3년의 유예기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가 ‘강행’의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 축산농가는 1년간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에 준비할 시간이 생겼다. 축산농가가 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5년 전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퇴비부숙도 검사가 의무화됐다. 축산농가에서 생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림축산식품부의 밀실행정은 어제오늘 문제가 됐던 사안이 아니다. 주요사안을 논의하는 회의는 거의 비공개로 진행되며 확정된 계획조차 좀체 공개하지 않는다.농식품부는 회의 내용의 비공개를 요구하는 서명을 참석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한 전문가는 “정보를 공개해도 문제가 안 되는데 밀실에서만 하려는 게 안타깝다. 그러다보니 농가가 정부를 불신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농식품부 과장급 공무원은 “비공개 회의의 첫 번째 장점은 한 번 걸러진다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팩트에 기초하지 않은 정보
지난해 12월「공익직불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던 공익직불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 5월부터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3년여 간 여러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진척되지 못하던 공익직불제가 그나마 본격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 것만도 다행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정책시행을 위한 기본 틀이 제시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논의를 해야 하는지, 전
2020년, 인류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됐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기온상승 1.5℃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피할 마지막 기회로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10년이며 이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가 전시상황에 준하는 태도로 근본적인 탄소배출저감 대책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역사가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올해 남극에서 사상 최초로 영상 20℃의 온도가 관측됐다. 극지방의 얼음들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을 흡수해 해수온도가 높아지고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다. 이번 2월 임시국회는 그동안 미뤄왔던 선거구 획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4.15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회는 각 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정쟁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시국회에 주어진 30일간의 시간동안 논의되고 처리돼야 할 주요 현안들이 정쟁에 밀려 무관심 속에서 끝나버리는 것은 아닐지 심히 우려스럽다.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중요한 안건들이 쌓여 있다. 농업계 또한 마찬가지로 국회에 묶여있는 법안이 수두룩하다. 현재 농업·농촌·농민이 직면해 있는
문재인정부가 핵심적 농정개혁 성과라고 내세우는 공익형직불제 개편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 그리고 올해 초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해 법적 토대를 만들었고, 지난 20일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전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이제 사실상 공익형직불제 시행을 위한 준비 마무리 단계인 것이다. 정부는 시행령 시행규칙 마련을 위해 50여 차례 농업인단체 등을 대상으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농업인·소비자단체·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직불제개편 협의회’와 ‘직불제개편 TF’ 등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주형로 신임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은 우리나라 유기농업 운동 1세대 원로 중 한 명이다. 10대 후반부터 충남 홍성에서 유기농사에 뛰어들어 43년째 친환경농민으로 살고 있다. 주 위원장은 국내에 오리농법, 메기농법 등 다양한 친환경농법을 보급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농업의 가치를 전파해 온 1등 공신이다. 주 위원장은 “이제 자식들도 열심히 농사짓고 있으니 나는 당분간 ‘가짜농부’가 돼서 이 일(친환경자조금 위원장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지난 17일 세종시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
북한의 농업부문 연구개발(R&D)이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 농업방침의 하나로 과학농사가 강조된 이래 농업부문 R&D에는 예산과 인력이 지속적으로 보강돼 왔다. 이는 과학기술로 제재 국면을 돌파한다는 북의 전략과도 맞물려 있는 듯하다.북의 매체는 지난 3일 농업생물연구소·식물보호연구소·농업나노기술연구소·농업화학연구소 등 4개의 중앙급 연구소가 새롭게 준공될 것이라 보도했다. 또 최근 북한에서는 지방 단위의 연구소와 실증포장이 크게 확충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시·군별로 시범농장이 대대적으로 조성되는 것도
지난 6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의 30년 역사를 기록한 ‘서른 전여농, 세상의 힘, 변화의 중심’이라는 제목을 가진 역사서가 발간돼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1970년대 독재의 칼바람으로부터 농촌을 지켜내며, 여성농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시작했던 가톨릭농민회, 기독교농민회 여성농민위원회 시절의 역사까지 거스른다면 무려 반세기의 기록이 담긴 역사적인 책이다. 30년의 기록은 숱한 투쟁의 기록들이다.농촌부녀, 농가주부로 불리다 여성농민이라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이름과 권리를 되찾기까지 수십 년을 투쟁해 왔는데, 지금도 공동경영주
다닥다닥 붙은 시골마을에 수수깡 담장과 담장이랄 것도 없는 흙무더기로 집과 집의 경계가 돼 있다. 모깃불을 놓으면 온 동네가 방역이라도 한 것처럼 매케한 연기 가득하지만 토방에 모여 앉은 가족은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영광장에 나가 할머니는 장닭을 두 마리 사오시고 솥에 닭백숙을 끓이셨다. 대가족 층층이 두 살 터울씩의 7남매, 두 마리 장닭으로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닭을 삶아 잘게 찢어 죽에 수북하게 놓아 주니 시각적인 배부름이 있다.막내들은 놋쇠그릇 한가득 다 먹고도 아쉬움이 남는지 닭다리 뼈를 이로 깨물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