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기후위기의 재앙 넘어설 청소년들

  • 입력 2020.02.23 18:00
  • 기자명 김후주(충남 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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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주(충남 아산)
김후주(충남 아산)

2020년, 인류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됐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기온상승 1.5℃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피할 마지막 기회로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10년이며 이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가 전시상황에 준하는 태도로 근본적인 탄소배출저감 대책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역사가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남극에서 사상 최초로 영상 20℃의 온도가 관측됐다. 극지방의 얼음들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을 흡수해 해수온도가 높아지고 온난화를 가속하게 된다. 게다가 얼음 밑에 갇혀있던 탄소층이 열리며 2차 탄소배출폭발 재앙을 불러온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아마존, 호주 등 삼림지역의 난개발과 이어진 초대형 화재로 엄청난 탄소가 배출됐고 아마존의 일부 지역은 이미 탄소배출량이 산소발생량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탄소배출 세계 7위의 기후악당국가 중 하나로 지목돼 있다. 특히 메갈로폴리스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도시지역의 탄소배출 수위는 중국의 공장지대와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 엄청난 인구밀도에 따라오는 에너지소비와 녹지부족, 산업고도화와 난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오염돼 버렸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가장 분노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청소년, 청년들이다. 전 세계 수십만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감히 어떻게” 우리의 미래와 희망을 강도질할 수 있냐는 16세 소녀의 웅변에 세계의 정상들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구가 이렇게 파괴된 가장 큰 이유는 인류의 산업화와 도시문명이다. 도시는 끊임없이 소비하고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죽이고 버린다.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을 갖는 청소년, 청년들이 늘고 있다. 에너지 절약, 쓰레기 줄이기 같은 소극적 행동을 넘어 더 많은 산소, 맑은 물, 건강한 흙과 생태계를 조성하고 재생산해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려는 적극적 친환경운동을 지향하려는 움직임이 꿈틀대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운동이 궁극적으로 도착하게 되는 곳은 바로 농업·농촌이다. 도시가 소비하는 것들을 공급하고, 배설하는 것들을 정화시키고 홍수, 태풍, 폭염 등의 자연재해 피해를 막아주는 것이 친환경농업과 농촌이기 때문이다. 농업과 농촌의 보호와 확대는 기후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역할도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무너지는 식량주권을 지켜낼 수 있는 든든한 바탕이 된다. 식량자급률이 25% 안팎인 국내 상황에 대대적 농업재생 없이는 위기를 넘길 수 없을 것이다.

권유나 요청이 아니다. 이젠 생존의 문제인 농업재생은 어떻게 시작돼야 할까? 당장의 정책과 투자, 제도화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와 그것을 끌어낼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에 환경과 농업·농촌에 대한 커리큘럼을 추가하고 의무화해야 한다. 농업·농촌의 무형적 가치, 생태계의 상생과 지속가능성 개념을 교육해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방식의 교육 역시 필수이다. 이 모든 역사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내야 할 청소년, 청년들의 인식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코앞의 재앙에 모두가 환경운동가이자 농부이자 소비자로서 경각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류영속의 마지막 희망을 붙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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