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의한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해 지역이 파괴될 위기를 겪고 있는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와 야시대리. 이 두 마을이 상을 받았다. 마을들에 상을 수여한 시상식의 이름은 ‘이곳만은 지키자!’였다. 무분별한 개발 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로부터 반드시 지켜야 할 공간으로서 풍천리와 야시대리가 상을 받게 되자, 양수발전소 건설 반대 투쟁을 이어 온 마을주민들은 다시금 힘을 내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교원투어 강연장에서 한국내셔널트러스트·(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 공동주최로 열린 ‘제23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 캠페인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는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예정지’를 응모한 강원생명평화기도회에 돌아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측은 대상 선정 이유로 “낙차가 큰 산지에 상·하부 댐을 건설하는 양수발전소의 특성상 대규모 산림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댐에 갇힌 물을 순환시켜 발전하는 시스템으로 수질오염 우려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위험에 맞서 양수발전소 건설 반대 투쟁을 진행 중인 풍천리·야시대리에 대상을 수여하게 됐다는 뜻이다.
한수원은 양수발전소의 하부댐은 풍천리 일대에, 상부댐은 야시대리 일대에 건설하려 계획 중이다. 총면적 169만7756㎡의 사업 부지에 12년 가까운 공사 기간이 소요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잣나무 약 11만 그루가 벌목되고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산양과 수달의 서식지가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 강원생명평화기도회에서 활동하는 박성율 목사는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해) 풍천리 주민들이 거주하는 51가구가 수몰되고 남은 100가구는 10년간 공사를 견뎌야 한다”고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수발전소는 건설 기간이 10년 이상 소요되면서도 가동률이 해마다 떨어져, 2000년 이후 1년 평균 가동 기간이 15일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풍천리 양수발전소는 반환경적이고 경제적이지 않으면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발전시설이므로 (건설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충남 청양군 지천댐 건설 예정지인 ‘청양 지천 까지내 계곡’을 응모한 충남청양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가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기후위기를 빙자한 지천댐 건설이 금강 합수부 지역 홍수 피해를 예방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