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만에 농활대 맞이한 순창 농민들

한국외대생 130여명, 순창서 농활 진행
‘농민학생연대활동’ 복원 “큰 의미 있어”

  • 입력 2025.08.02 14:00
  • 수정 2025.08.03 14:5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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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달 29일 전북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 마을회관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농활대원(오른쪽)이 마을 여성 어르신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 드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북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 마을회관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농활대원(오른쪽)이 마을 여성 어르신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 드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북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 마을회관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농활대원들이 마을 주민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농활대 소개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북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 마을회관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농활대원들이 마을 주민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농활대 소개를 하고 있다.
전북 순창군 풍산면 용내마을에 농민학생연대활동을 온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이 작업 직후 새참을 먹고 있다. 순창 구준회씨 제공
전북 순창군 풍산면 용내마을에 농민학생연대활동을 온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이 작업 직후 새참을 먹고 있다. 순창 구준회씨 제공

전북 순창군에 20여년 만에 농활대가 돌아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농활의 정식 명칭으로 오해하는 ‘농촌 봉사활동’ 목적이 아닌, ‘농민학생연대활동’을 통한 농민·학생 간 굳건한 연대의 회복을 위해 농활대가 순창에 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한국외대) 학생 130여명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순창군농민회·순창군여성농민회와의 연계하에 농민학생연대활동을 전개했다. ‘청춘파종 : 함께 심어가는 내일’이라는 기치 아래 전개한 이번 농활은, 2002년 이래 농활의 역사가 단절됐던 순창군에서 농활을 부활시키고자 노력한 순창군농민회·순창군여성농민회 및 한국외대 민주동문회, 그리고 한국외대 재학생들 간의 공조로 성사될 수 있었다.

과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전국 단위 학생운동 조직으로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의 연계하에 조직적으로 대학생들의 농민학생연대활동이 이뤄지도록 조율했던 1990년대, 당시 한국외대 재학생들도 순창으로 농활을 왔다. 당시 농활을 왔던 학생 중 일부는 아예 순창에 터를 잡아 지금도 지역에서 농민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한국외대 학생들의 이번 순창 농활 성사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외대 농활대는 지난달 28일 순창읍 순창 객사에서 발대식을 진행하며 농활 일정을 시작했다. 순창 객사는 과거 국왕의 명을 받은 사신이나 관료가 순창에 당도할 시 머물렀던 공간이다. 최형권 순창군농민회장은 농활대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은 (과거 이 객사에 머물렀던) 사신처럼 귀한 존재다”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한국외대 민주동문회는 순창에서 농활의 전통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격려금을 희사했다.

농활대는 폭염을 무릅쓰고 순창군 내 각 마을에서 농민들의 고추 수확 및 잡초 제거 작업 등을 함께 했다. 이와 함께, 마을을 돌며 농민들에게 직접 “저희가 도와드려야 할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말씀 주시라”고도 당부했다.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일례로 지난달 29일,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의 농활대원들은 방축리 마을회관을 방문해 마을 내 여성 어르신들과 친근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주민들의 피부 미용을 위한 마스크팩을 발라주고, 손톱에 매니큐어도 칠해줬다. 이와 함께, 농활대원들은 미리 준비한 간식을 마을회관의 어르신들에게 하나씩 나눠드리기도 했다.

낯선 농촌에서 처음 만나는 어르신들이 어색할 법도 하건만, “밥은 잘 먹으며 다니는 거냐”는 마을 어르신들의 질문에 학생들은 “아유, 걱정 마셔요. 잘 먹고 다닝께”라고 나름의 사투리까지 곁들여가며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마을 여성 어르신들과 학생들은 매우 친근한 사이가 돼 있었다.

최형권 순창군농민회장은 “20년 만에 순창에서 농활이 재개된 건 큰 의미가 있다”며 “순창에서의 농활 부활을 계기로 향후 전국 각지에서도 들불처럼 농민학생연대활동이 부활하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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