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민 정치의식에 걸맞은 ‘비리척결’·‘청렴군수’ 꿈꾼다

[인터뷰]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

  • 입력 2024.09.06 09:00
  • 수정 2024.09.06 11:25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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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얼굴이 낯이 익네, 저번에 칼 갈아주던 아저씨 아닌가?”

지난 2일 이석하 영광군수 예비후보를 알아본 노인회장의 말이다. 오는 10월 16일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나선 이석하 진보당 예비후보는 추석 전까지 군 내 경로당 400여곳을 한 곳도 빠짐없이 전부 찾아갈 계획이다. 이에 지난 2일 예비후보는 백수읍 장산2리 경로당 등을 방문했다. 노인회장과 마을 어르신 대부분은 그를 ‘칼갈이 아저씨’로 기억하고 있었다. 마을 정자에서 건고추를 다듬던 어르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간 영광군농민회를 비롯해 다방면으로 활동한 농민후보의 저력이 발 닿는 곳곳에서 확인됐다. 인지도에 대한 후보 개인의 우려와는 달리, 현장 곳곳에선 그를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2일 반나절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예비후보와 동행하며 인상깊었던 점은 “차린 건 없지만 밥이라도 한술 뜨고 가라. 잘 먹어야 기운 내 일한다”라며 무엇 하나 더 챙겨주며 되레 그를 붙잡는 유권자들의 모습이었다. 농번기 때와 같이 새벽 4시에 일정을 시작해 밤 10시 넘어까지 일정을 소화 중이라는 이석하 영광군수 예비후보가 피곤함을 느낄 새 없이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며 힘을 얻는다는 이유가 바로 현장에 있었다.

‘호남 사수’를 목표로 내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활동이 지역 내에서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원내정당 지위를 10년 만에 되찾은 진보당의 기세 또한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석하 영광군수 예비후보를 만나봤다.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

지역에서 워낙 다양한 활동을 해왔기에 고심이 많았을 것 같다. 출마 소감부터 여쭙고 싶다

그간의 지역활동과 농민회활동이 오히려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 됐다. 사실 이번 재보궐선거 출마는 분노로부터 비롯된 것 같다. 지역의 온갖 결정권과 허가권을 지닌 군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동안 깊게 느꼈고 결국 그걸 직접 해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개인적으론 고심의 시간이 있었으나, 자연히 해야될 일을 하게 된 것 같다.

 

출사표를 던진 뒤 벌써 한 달이 흘렀다. 그간 어떤 활동을 했나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했다. 현장을 찾았다.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청년, 어르신, 어민, 농민, 소상공인 등을 직접 만나기 위한 활동을 주로 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청렴’이었다. ‘비리척결·청렴군수’라는 슬로건과 맞닿는다. 곳곳에서 ‘군수는 군민을 이해해야 하고 개인의 잇속이나 제 식구 챙기기만 해선 안 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이에 깊이 공감한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경험한 일인데, 군 보조사업이 되면 100원 단가가 150원이 된다. 관급공사도 마찬가지다. 이런 폐단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군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 사업비가 과도하게 책정되거나 부정부패가 곁들여진 사업에 대한 검토로 비리를 척결하는데 주안점을 두려는 이유다.

 

지난달 27일 시작한 정책브리핑이 인상 깊었다. 주요 정책 공약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영광군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공약을 발표하고 질의에 응답하는 정책브리핑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다. 혁신적이라며 역시 진보당답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공약은 생애 전 주기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꾸렸다. 아이키우기 좋은 영광이 되도록 달빛아이공공병원을 건립하려 한다. 공공소아과를 넘어 공공병원 마련을 계획 중이다. 또 청년에겐 진로 장려금 지급과 일자리 창출 등 정착 기반을 제공하고 어르신을 위해선 평생 지켜오던 마을에서 노후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공공노인돌봄 ‘우리마을 요양원’을 건립하려 한다. 거주수당 지급도 빼놓을 수 없다.

아울러 노동자가 노동하기 좋은 영광, 농민·어민이 살기 좋은 영광이 되도록 노동자 생활임금 조례, 농어민수당 확대 등을 계획 중이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등에 대한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광 3대 무상정책도 구상 중이다. 무상전기, 무상급식, 무상교육 등이다. 무상급식은 경로당을 포함하며, 무상교육은 영광에서 나고 자란 학생의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교육까지 군이 책임지는 것이다.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 관내 경로당을 순회하던 중 마을 정자에서 건고추를 다듬던 주민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 관내 경로당을 순회하던 중 마을 정자에서 건고추를 다듬던 주민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농어민수당 얘기가 나온 김에, 전남 농어민수당 도입의 근간이 된 주민발의조례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남 농어민수당 도입 이후 영광군수 후보로 농어민수당 지급대상 확대 및 지급액 상향을 공약으로 내건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추진위원회 구성에서 조례안 마련을 위한 토론 등 일련의 과정에 함께 했다. 당시 현장에서 모인 의견이 조례에 온전히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조례안은 ‘모든 농어민에게 120만원 수당 지원’을 골자로 하나 조례 제정 이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결국은 예산이 문제다. 군수가 되면 이 부분을 제대로 실현해내고 싶다.

 

영광군민 거주수당 지급의 근거를 면밀히 따진 점이 인상 깊었다. 거주수당 지급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역소멸 대응 영광군민 거주수당’은 지역소멸이라는 위기 앞에 영광군을 지키고 살아온 군민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군민직접지원금의 재원 마련과 지원 목적이 불분명한 것을 볼 수 있다. 재정전문가들과 영광군의 예산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순세계잉여금을 0에 가깝게 줄이고 세입세출 오차율을 12% 수준으로 줄이면 거주수당 100만원 지급을 위한 520억원의 예산 배정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지난해 결산 내용을 살펴 보니 8800억원의 수입 가운데 이월금이 1190억원을 차지했다. 사업계획조차 없이 넘겨버린 순세계잉여금은 370억원이었다. 2022년 순세계잉여금은 480억원이었다. 주거수당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이 충분히 가능한 이유다.

영광군의 8800억원 예산을 단 한 푼도 빠짐없이 군민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 군수로서 가장 큰 목표다. 이에 군 재정혁신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매년 모든 군민에게 100만원의 거주수당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현장을 같이 돌아보니 마을요양원에 대한 어르신들의 공감대가 매우 높았다. 공약의 마을요양원은 어떤 것인가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된 공약이다. 어머니께서 87세 때 병환으로 치매를 앓으셨다. 아이가 셋이고, 낮에는 일을 하느라 어머니를 아침마다 주간보호센터에 모셔드렸다. 거주하고 있는 대마면엔 시설이 아예 없어서 인접 면에 위치한 센터를 다니셨는데, 시설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낯선 분들밖에 안 계시다 보니 많이 힘들어하셨다. 이에 마을을 평생 함께 지켜오신 분들이 노후도 같이 보내실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실적으로 마을마다 바로 양로원을 조성하기엔 한계가 있어 읍·면당 한 개소씩 공공노인복지시설을 조성한 뒤 마을 공동체가 주체로서 이를 운영하면 지역 공동체도 발전하고 공공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경로당을 다니며 이 공약에 대해 말씀드리면 어르신들 대부분이 박수를 칠만큼 좋아하신다.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서 한 어르신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석하 진보당 영광군수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 관내 경로당을 순회하던 중 마을 정자에서 건고추를 다듬던 주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무래도 영광군을 비롯해 전국 농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쌀값인 것 같다

쌀값이 계속 내리막이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나올 대책은 거의 없다고 본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주요하게 대두되는 상황이다. 농민들의 투쟁 없이도 지방정부가 먼저 농민의 고충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어느 시군에서도 쌀값과 관련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재보궐선거를 앞둔 지금 현재도 영광군에선 쌀농가총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여년 전 쌀농가총회를 제안하고 만들었던 기억이 여전하다. 영광군에서라도 쌀 목표가격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만 현재 12명이다. 이석하 후보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후보 개인의 강점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영광군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이 굉장히 높다. 지난 30여년 동안 선출직 군수의 소속이 계속 바뀌었다. 군수가 군정 운영을 잘못하면 깨어있는 군민들이 이를 바꿔낸다는 의미다. 그간의 정치인이 문제였지 군민들의 의식수준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진보당의 이석하 또한 편견 없이 바라봐주실 거라 믿는다.

또 헌신적인 진보당이 강점 중 하나다. 자원 봉사를 하러 100여명이 넘는 분들이 달려와 주신다. 진심이 아니면 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열심히 해주고 계신다. 열성적인 모습에 유권자분들이 후보를 다시 봐주는 경우가 많다. 당원 동지들의 노력에 종종 울컥할 정도다. 동지들과 함께 외치는 구호가 ‘누구는 돈을 뿌리지만 우리는 땀을 뿌립니다’라는 것이다. 후보 개인의 땀보다도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땀방울이 모여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장의 농민이고, 여러 활동의 주체였기 때문에 현장 공감 능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라 생각한다. 4년 동안 이장이었고 주민들과 밀접하게 지내며 생활 속 세세한 부분까지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운영위원장과 영광 SRF 쓰레기발전소 반대 범군민대책위원 등을 지내며 교육을 비롯해 지역 내 여러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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