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삼중수소', 체내 위험성 세슘의 2배 넘어

세대 걸쳐 종 유전자 변형 및 손상 가능, 먹이사슬 위로 갈수록 더 위험

그린피스 초청 생물학자 티머시 무쏘,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위험성 알려

  • 입력 2023.04.28 12:51
  • 수정 2023.05.01 05:10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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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을 알렸다. 삼중수소는 다핵종처리설비(ALPS)로도 없애거나 희석할 수 없는 방사성 물질이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가 예고된 가운데, 그린피스는 티머시 무쏘(Timothy Mousseau)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 교수와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전문위원을 초청해 지난 27일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쏘 교수는 이날 삼중수소가 생물 체내에 축적되면 세슘보다 두 배 이상의 내부 피폭(인체가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삼중수소 내부 피폭은 먹이사슬과 세대를 거쳐 축적되면서 종의 유전정보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무쏘 교수가 1950년대부터 2022년까지 발표된 삼중수소 논문 70만건(이 가운데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을 다룬 논문은 250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다.

그는 구체적으로 “삼중수소는 저에너지라 외부에서는 피부도 투과하지 못하지만, 생물 체내에 들어가면 고에너지 감마선보다 두 배 이상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은 순간적으로 DNA나 세포에 영향을 미치면서 곧바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투과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삼중수소 베타선은 세포조직이나 장기 내부를 벗어나지 못하고 집중적인 내부 피폭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역사적으로 이미 여러 논문에서 “삼중수소는 생물 유전자 등에 손상을 미치는 정도를 보여주는 생물학적 효과비가 세슘 감마선의 2~6배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되는 세슘은 '세슘137'이다. 세슘137은 피하지방이나 근육에 대부분 저장되는데, 여기서 방출되는 베타선은 몸 안의 수분과 만나 반응성이 매우 좋은 화학물을 만든다. 이 물질이 DNA에 붙으면 DNA 구조가 변형돼 유전자에 영향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많은 양에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피스가 티머시 무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 교수와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을 초청해 지난 27일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가 티머시 무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 교수와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을 초청해 지난 27일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린피스 제공

삼중수소 피폭이 일으키는 유전인자 변이는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갈수록 피폭의 영향이 더 커지고 여러 세대를 거쳐 종 유전자 변형도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대해 무쏘 교수는 자신이 직접 참여한 연구 내용을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의 떠돌이 개 등을 관찰한 결과, 주변의 다른 지역 개들과는 전혀 다른 유전정보를 확인했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에도 주변 생태계에서 많은 생물의 유전정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날 무쏘 교수는 도쿄전력(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경영)이 진행한 핵오염수의 생물학적 영향 평가 연구도 비판했다.

무쏘 교수는 “도쿄전력이 도다리·전복·해초 3종을 다핵종처리설비로 처리한 뒤 바닷물로 희석한 오염수에서 키우며 생물학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과학적 상식에 비춰 보여주기식 연구에 그치고 있다“며 “연구 대상을 수백 종의 생물로 확대하고 주기적으로 유전 정보를 채취해 비교, 초국경적 포괄적 수준의 생물학 영향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숀 버니 수석 전문위원은 “후쿠시마 사고 원전을 30년내에 폐로하고 오염수 방류를 완료한다는 일본의 주장은 허구”라고 비판했다.

숀 버니 수석 전문위원은 △지금도 사고 원전 부지로 지하수가 유입되고 △냉각수 투입으로 매일 약 100톤의 오염수가 발생해, “근본적 원인인 원자로 3개의 핵연로를 제거하지 않고는 폐로는 불가능하고, 오염수 방류도 무기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현재까지 진행된 도쿄전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방사선 영향 평가와 그에 대한 검증 조치는 국제해양법이 강조하는 ‘사전 예방의 원칙’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해양재판소를 통해 방류 계획 중단과 같은 강제적 잠정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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