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민 릴레이 상경투쟁, 다시 출발

10.29 참사로 중단했던 9개도 농민 릴레이 상경투쟁

28일 광주전남 나락적재 시작으로 2차 투쟁 깃발 올려

11.16 전국농민대회 불구, 농민 분노 갈수록 터져나와

  • 입력 2022.11.28 21:53
  • 수정 2022.12.04 19:4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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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농업생산비 대책 촉구! 농민현실 외면한 농업예산 편성 규탄 전국농민기자회견'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 및 농민들이 농업예산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농업생산비 대책 촉구! 농민현실 외면한 농업예산 편성 규탄 전국농민기자회견'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 및 농민들이 농업예산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6일 1만5,000명 농민들의 함성이 서울을 흔들었지만 아직 그 노기는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은 28일 전농 광주전남연맹의 여의도 나락적재 투쟁을 시작으로 전국 농민 릴레이 상경투쟁을 재개했다.

전농은 쌀값 문제, 농업생산비 폭등, 농업예산 실질 삭감 등 윤석열정부의 농업 홀대에 맞서 지난달 25일부터 한 차례 릴레이 상경투쟁을 전개하다 10.29 참사 발생으로 나흘 만에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16일 대규모 농민대회 이후에도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자, 이번에 2차 릴레이 상경투쟁을 거행하게 됐다.

2차 투쟁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엔 전농 외에도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8개 농민단체가 함께했다. 이날의 주요 화두는 농업예산. 정부는 지난 9월 2023년도 국가예산 중 농업예산을 2.7%(17조2,785억원) 할애했는데, 액수는 늘었어도 전체 예산증가율 및 물가상승률에 비춰볼 때 삭감이나 다름없는 처사다. 여기에 국회는 지난 10일 이 전체예산 대비 ‘2.7%’인 정부예산안을 ‘2.8%’로 증액했다고 홍보하며 농민들의 심기를 긁었다.

양옥희 농민의길 상임대표(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는 “쌀값은 45년 만에 최대 폭으로 폭락했고 비료·농자재·면세유는 폭등했다. 금리 상승으로 농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확 후 상환기간이 도래하면 파산하는 농민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농업예산을 실질 삭감했다.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면 국회라도 해야 하는데 국회조차 농민의 현실에 눈 감은 채 정쟁에만 함몰돼 있다”고 소리높였다.

하원오 전농 의장 역시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들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만 30조원이 넘는데 농업 1년 예산이 겨우 17조원이다. 공익직불금 예산을 5조원 늘리겠다는 대통령 공약도 간 데 없다”며 “삼천리 들판을 청소 한 번만 해도 20조원이 넘게 들 거다. 17조원 예산으로 농정을 편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예산 편성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갑성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은 “농민들이 면세유 폭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4대 정유사는 올 상반기 10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단다. 영농자금 대출금리가 엄청나게 올랐는데 지난해 5대 은행이 45조원이나 벌어들였단다. 그 수익이 모두 노동자·농민·서민들의 피땀이다”라며 “국회는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을 위한 입법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꾸짖었다.

국회 앞엔 지난 1차 릴레이 상경투쟁과 16일 전국농민대회 당시 야적한 나락포대가 남아 있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농민들은 이곳에 나락을 추가로 적재하며 2차 릴레이 상경투쟁의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부터 쏟아진 폭우에 종전처럼 활기 있는 투쟁을 선보이진 못했지만, 농정대개혁을 담은 ‘농민기본법’ 국회토론회에 대거 참석해 날카로운 청중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2차 릴레이 상경투쟁은 이날 광주전남 투쟁 이후 부산경남·경북·강원·전북·충북·경기·충남·제주 순으로 예정돼 있다. 우선 예정된 투쟁은 12월 8일까지다. 농민들은 “정부와 국회는 감은 눈을 뜨고 농업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닫은 귀를 열고 농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농업·농민을 무시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할수록 우리의 투쟁은 더욱 커질 것이며,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감당해야 할 후과 또한 커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농업생산비 대책 촉구! 농민현실 외면한 농업예산 편성 규탄 전국농민기자회견'에서 이갑성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이 농업예산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농업생산비 대책 촉구! 농민현실 외면한 농업예산 편성 규탄 전국농민기자회견'에서 이갑성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이 농업예산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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