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협회 “CJ제일제당, 미온적 태도 ‘유감’”

농해수위, 국정감사서 ‘CJ제일제당 수입산 쌀 사용’ 질타
원가 4배 차이에도 제품 가격은 동일 … ‘소비자 기만’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국산 쌀로 대체 검토할 것”

  • 입력 2022.10.07 12:06
  • 수정 2022.10.07 12:27
  • 기자명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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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지난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산 쌀을 사용한 햇반컵반을 들어보이며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산 쌀을 사용한 햇반컵반을 들어보이며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지난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즉석밥 제품에 사용하는 수입산 쌀을 국산 쌀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밥 위에 토핑과 소스를 비벼 먹는 기존 햇반컵반에서 밥과 토핑 양을 30%가량 늘린 ‘햇반컵반 BIG(빅)’을 지난해 4월 출시했는데, 지난 3월 중 원료를 국내산 멥쌀에서 미국산으로 바꿨다.

이날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이원택·안호영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임형찬 부사장에게 일부 즉석밥 제품에 수입쌀을 사용한 경위를 묻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즉석밥 제품에는 국산쌀을 쓸 것을 촉구했다.

이에 임형찬 부사장은 “수입쌀과의 특성 차이로 인해서 컵반 제품에 수입쌀을 쓰고 있지만, R&D(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서 국산쌀로 대체해나갈 것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CJ제일제당 측은 제품의 맛과 식감 개선을 위해 일부 제품의 원료를 미국산 중립종 쌀로 변경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안호영 의원은 동일한 제품임에도 용량에 따라 원산지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안호영 의원은 “스팸김치덮밥의 경우 251g은 국내산이고, 307g은 미국산쌀을 사용하고 있다”며 “동일 제품임에도 용량에 따라 원산지가 차이가 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원료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가격은 동일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안 의원은 “비슷한 용량인 스팸마요덮밥(204g)은 국산쌀을 사용했고, 참치마요덮밥(219g)은 미국산쌀을 사용해 원료 단가 차이가 발생함에도 동일가격을 부과해 소비자를 혼동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 쌀 9월 평균 도매가격은 1kg당 최저가 기준 1,875원(추정)이다. CJ가 구매한 미국산 쌀 칼로스의 가격은 456원(추정)으로, 국내산 쌀 가격이 최저가임을 고려하더라도 원가가 4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제품 가격은 4,480원으로 동일하다는 게 안호영 의원의 지적이다.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김명기, 쌀협회)는 CJ제일제당 측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엄청나 쌀협회 정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지적받았을 때 잘못에 대한 즉각적인 인정과 함께 빠르게 국내산 쌀로 전환하겠다고 답변하지 않고 ‘검토하겠다’라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엄청나 정책위원장은 “CJ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아산 RPC(미곡종합처리장)에 기계를 지원한다든가 하는 사회적 책임을 높이기 위한 제스처를 계속 취해 왔다”며 “이런 사회적 공헌 노력이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답변이라면 이번 국감을 통해 국산 쌀로 변경이 된다고 해도 이후에도 이런 시도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쌀협회는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앞에서 ‘CJ제일제당 햇반컵반 수입쌀 사용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쌀값이 폭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CJ제일제당에 수입산 쌀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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