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컵반, 원재료 쌀 국내산→미국산 ‘스리슬쩍’ 변경 논란

‘햇반컵반 BIG’ 원산지 갑자기 바꿔 … “도저히 납득 안가”

“농가와의 상생 강조해놓곤…” 가공제품에 수입쌀 ‘황당’

  • 입력 2022.05.22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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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CJ제일제당에서 출시한 ‘햇반컵반 BIG’의 원산지가 미국산 멥쌀로 표시돼 있다. 올해 초 갑자기 쌀의 원산지가 국내산에서 미국산으로 교체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출시한 ‘햇반컵반 BIG’의 원산지가 미국산 멥쌀로 표시돼 있다. 올해 초 갑자기 쌀의 원산지가 국내산에서 미국산으로 교체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즉석밥 햇반이 포함된 제품(햇반컵반 BIG)의 쌀 원산지를 국내산에서 미국산으로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갈수록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와중에 농가소득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햇반컵반’은 햇반(쌀밥) 위에 토핑과 소스를 올려 전자렌지 조리 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덮밥 형태의 즉석식품이다. ‘햇반컵반 BIG’은 기존의 컵반보다 30% 이상 밥과 토핑을 증량한 후 지난해 새로 출시됐는데 이 제품의 7종(스팸마요덮밥·스팸김치덮밥·치즈닭갈비덮밥·김치삼겹덮밥·간장삼겹덮밥·치킨마요덮밥·김치날치알밥)에 들어가는 쌀의 원산지가 지난 3월 중 국내산 멥쌀에서 미국산 멥쌀로 갑자기 교체된 것이다.

CJ제일제당 측에 따르면 작년 10월 제조된 ‘햇반컵반 BIG’부터 미국산 쌀이 원료로 들어간 상태다.

18일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밥의 원료인 쌀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서 해당 국내산 쌀 품종보다 미국산 쌀이 찰기가 있어, 소스와 토핑과 함께 섞어 먹는 컵밥의 경우 더 맛있고 고슬고슬한 식감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 신제품에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CJ제일제당이 줄곧 ‘농가 상생모델’을 강조해왔다는 점이다. 2019년 CJ제일제당은 ‘햇반·햇반컵반 등 쌀 가공제품 생산을 위해 올해만 국산 쌀 6만톤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최근 국내 쌀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햇반이나 햇반컵반 등 HMR 대표 쌀 가공품 시장에서의 쌀 사용량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산 쌀 사용 확대와 지역 농가와의 상생 노력에 더욱 사명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햇반에 들어가는 쌀을 미국산으로 바꾼 것에 대해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햇반 제품 중 일부 제품에서 원산지 교체가 일어났다고는 하지만 CJ제일제당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즉석밥 시장의 선두업계인만큼 이들의 행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대기업이 주관을 갖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로 (햇반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보니 안타깝다. 농민들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이렇게 원산지를 미국산으로 바꾼 걸 보면 그들의 진심이 보인다.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근혁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그동안 FTA를 해오면서 대기업들은 자동차·핸드폰 등 공산품을 (해외에) 팔기 위해 농업이 다소 희생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농민들은 지금까지 그 피해를 보고 있다”라면서 “국제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밀가루값 오르고 라면·과자값도 다 올랐는데 쌀값만 떨어지고 있다. 우리 쌀이 남아도는데 대기업이 앞장서서 수입쌀로 제품을 만든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간다”며 불매운동이라도 일으켜야 한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이달 출시한 ‘햇반쿡반 소고기버섯주먹밥’을 비롯한 주먹밥·볶음밥 등 다수 식품에서도 외국산 쌀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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