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일째 (콜라비) 작업 중이여. 값이 좋았으면 벌써 작업 다 끝났지.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사람을 쓸 수가 있나. 15kg 한 상자에 1만원밖에 안 돼. 2만원대는 나와줘야 종자값, 비료값, 인부값 빼고 좀 남는데…. 아직 1,200평 정도 남아 있는데 계속 값 없으면 다 때려버리려고(갈아엎으려고). 연락할 테니 꼭 와. 여긴 열흘 후에 감자를 심기로 해서 밭을 정리해야 되니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당근하고 대파 좀 하는데 여긴 당근 심으려고. 추위 좀 피해서 이달 중순 즈음 심을 건데 당근 심으려면 수분 조정을 잘 해야 돼. 밭에 수분이 너무 많아도 문제고 적당하게 있어야 (씨앗이) 발아를 쉽게 할 수 있어. (스프링클러로) 물이 잘 나오면 좋은데 찌꺼기가 들어가서 막힐 때가 있어. 그러면 교체하거나 막힌 델 뚫어줘야 돼. 심고 나선 이중으로 하우스를 또 만들어. 20일 정도면 싹이 올라오지. 수확은 5월 말이나 6월 초에 하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9월 말경에 파종해서 캐는 건 이제 시작이여. 며칠 안 됐어. 최근까지 노지(시금치)가 4,000원(4.5kg) 받았는데 눈이 많이 와서 물량이 없다고 6,000~7,000원 준다요. 광주에서 오겠다고 (수확) 해달라고 하네. 4,000원이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디 더 준다고 한께 비 다 맞아 불고 이러고 있소. 아무래도 남들 안 나왔을 때 하면 조금 더 주제. 사 먹는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촌은 시금치고 배추고 갓이고 뭐고 다 싸. 우리가 팔 땐 얼마 안 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원래 단무지를 했는데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것도 별로 없고 허리가 아파서 시래기로 바꿨지. 8월 말에 파종해서 이제 하나씩 걸기 시작해. 오전에 잘라놨다가 오후에 (아내가) 퇴근해서 오면 같이 걸고 그래. 날이 추워서 얼고 해야 시래기가 잘 돼. 만들어놓으면 내년 음력 설 전엔 대부분 나가는데 그때 가봐야 값을 알지. 키로(1kg)에 1만원씩만 나오면 좋은데…. 시세를 봐야지. 이 근방엔 시래기 하는 데가 거의 없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풀 뽑고 있어요. 쪽파에요. 날이 추우면 시퍼런 게 한 번 죽고 새잎이 다시 나오기 시작해요. 그러면 (하우스에) 비닐도 이중으로 씌우고 수막을 틀죠. 그래야 안 얼어요. 따로 가온은 안 하고 햇볕으로 키워요. 겨우내 키우면서 날씨랑 시세 봐가며 수확해요. 내년 3~4월까지는 하죠. 쪽파는 흙만 닿으면 산다고 할 정도로 생명력이 굉장히 강해서 잘 자라요. 그간 시세가 괜찮았는데 올해는 좀 싸다고 그러네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콩대를) 둘이서 사흘을 벴어. 키가 좀 더 컸어야 했는데 덜 커서 양도 좀 줄었어. 열흘가량 말렸는데 비가 안 내려서 다행이지. 비 왔으면 (콩대를) 묶고 비닐 덮었다 열었다 일이 더 많지. 지금 이렇게 털지도 못해. 예전엔 서리태 한 말(7.5kg)에 10만원씩 주곤 했는데 요샌 7~8만원이래. 그것도 팔아봐야 알지. 그래도 수입산 안 먹으려는 사람들이 가끔 시골에 와서 비싸게 가져가곤 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협에 산물 매상하고 남은 거여. 집에서 양식으로 쓸 거. 어제부터 말렸응게 내일이면 다 돼. 이게 너무 말라도 밥맛이 없고 어지간히 해야 밥맛이 좋아. 공부 대신 어려서부텀 (농사를) 시작했지. 여기서 살고 여기서 늙어. 60년이 넘었응게. 옛날엔 쌀금이 좋아서 농사지어서 땅도 조금씩 사고 그런 재미가 있었는디 이젠 다 옛말이여. 쌀을 많이 먹어야 쌀금이 좋은디 지금은 외식도 많이 하고 쌀을 잘 안 먹으니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가락동서 어저께 (취나물) 4kg에 만원이라. 이렇게 허믄 일당도 안 돼. (일당이) 10만원인데 비료값도 엄청 올랐지. 정말 농사짓는 거 별로라. 서울에서 최하로 1만3,000원은 줘야 박스값, 운반비 빼고 좀 남을까. 평균 잡아 만원 아래면 적자라. 농협이 이럴 때 수급 조절을 잘해서 농민들 먹고 살게끔 해야지. 물량이 많든 적든 올리기만 하면 안 돼. 취나물(농사)만 40년인데 별로라 별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늘 심은 지 좀 됐는데 싹이 올라온 데도 있고 아닌 데도 있고 해서…. 다시 심는 거 도와주러 왔어예. (무릎) 수술도 하고 나이가 있으니께 자주 앉았다 섰다하면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쑤시고….. 마늘 심을 때 이거(일방석) 없으면 일하기도 쉽지 않아예. 촌일이 참 됩니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날이 가무니까 여물지 못하고 (들깨가) 덜 들었어. 시기를 맞춰서 비가 와야 한디 너무 가무니깐 들깨도 그렇고 고추도 그렇고 양이 별로 안 돼. 밭 안 묵히려고 한 600평 심었제. 여기 털어놓은 거 입에 넣고 한 번 씹어봐. 고소하니 향이 좋아. (농사는) 쌀도 있고 고추랑 대봉(감)도 있는데 많이 줄였어. 이제 힘들어서 못 해. 줄여야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늘 심으려고 밭 (두둑) 만드는 중이여. 내일 심으려고. 옆엔 콩밭인디 (음력) 9월 말이나 10월 초에나 수확하려고. 그때 또 오려고? 아직 파랗잖어. 더 말라야지. 계절이 올해는 작년보다 좀 늦는 것 같애. 추수도 일반벼는 10월 20일 넘어야 할 것 같은디. 농사는 잘 됐는데 좀 쓰러져서…. 지금 베는 건 찰벼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긴 들깨(농사)만 1,000평이유. 애들 기름도 짜서 주고 팔기도 하고. 옛날엔 됫박으로 팔았는디 요샌 키로(kg)로 팔지. 엊그제도 1kg에 1만2,000원에 팔았슈. 농사? 못 되진 않았슈. 그럭저럭 나온께. 며느리가 많이 거들어 주니께 하지. 심을 때 오고 벨 때 오고 두드릴 때 오고…. 일 년이면 열두 번도 더 와. 그니께 손발도 잘 맞고. (며느리가) 맘도 착한디 참말로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