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와 농지법 개정 입법 예고에 힘입어 오늘날 태양광 발전소는 전국 곳곳에 설립되고 있다. 특히 농촌의 잘 정돈 된 논·밭 사이에는 시멘트로 덮인 태양광 발전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일례로 지난달 20일 폭설과 저온으로 인한 동해를 취재하기 위해 전남 해남을 방문했을 때 배추밭 바로 옆에서는 태양광 발전소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배추밭 농민은 몇 개월째 대형 덤프트럭이 오가며 먼지를 내뿜는 것은 물론, 장비가 파낸 흙이 바람을 타고 넘어와 작물이 온통 흙과 먼지투성이라고 전했다. 생육불량이 우려돼 군청과 공사 관계자를 찾아가 민원을 제기해도, 토지를 구매한 뒤 군의 허가를 받아 진행되는 공사기 때문에 어떻게 할 방
‘푸드플랜’은 먹거리의 전 순환과정과 그 과정에서 나오는 파생가치들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먹거리정책이다. 특히 농업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필연적으로 정책의 밑바탕에 깔게 된다는 점에서 기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서울시의 발빠른 푸드플랜 수립에 이어 지난달 말 농식품부가 푸드플랜 선도지자체 9개소를 선정하면서 지역 푸드플랜 구축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울렸다. 기저에서 푸드플랜 구축을 뒷받침해온 시민·농민단체들의 노고가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그런데 요즘 이들 시민·농민단체들로 하여금 푸드플랜의 앞날을 걱정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 초국적 농업기업? 농약회사? 틀렸다. 대한민국 총리실 직속 ‘식품의약품안전처’다.보건복지부 산하 식약청을 총리실 산하 처로 승격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작품이다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팀워크’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경기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빙상연맹의 처벌을 요청한 청원글의 추천수는 3일 만에 56만명을 돌파했다.3명이 한 팀으로 이뤄진 팀추월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며 결승선을 향해 나아간다. 승부는 제일 뒤에 위치한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개인역량보다 팀을 이룬 선수들의 팀워크가 핵심이다. 이에 실패한 우리나라 대표팀은 국민들로부터 호된 야단을 맞고 있다.여기 또 팀워크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미허가축사 적법화다. 팀추월 경기에 빗대자면 정부-지자체-축산농가는 ‘미허가축사 적법화’라는 결승선을 향해 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역에서 육계농가들을 만나 취재를 하면 결국 한국육계협회와 대한양계협회, 그리고 닭고기자조금 얘기까지 꺼내게 된다. “경력이 짧아서 잘 모르겠다”,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에둘러 대답하지만 사정을 다 안다는 듯 혀를 차는 농가들의 모습을 보면 취재온 기자까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양 협회의 힘겨루기 속에 닭고기자조금은 최근년간 정상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를 자조금 사무국만의 책임이라 말할 수 있겠나? 양 협회를 싸잡아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사태의 초점을 벗어난 얘기라 할 수 있겠다.한국육계협회는 계열업체를 회원으로 둔 단체다. 생산자단체라기 보다 유통단체나 육가공단체의 성격이 더 짙다.타 축종의 자조금사업을 보면 생산자단체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의약 안전분야 혁신과제’란 문건 때문에 지난 몇 주간 농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생산단계 농축산물의 관리마저 식품 ‘안전’에 방점을 둔 식약처가 하겠단 내용이 담긴 해당 문건은, 사실상 농식품부의 존재 의의를 앗아가는 내용이었다. 분노한 농민들은 강력히 항의했다.기자도 이 문건에 대해 할 말이 많다만, 담당분야가 친환경농업이니만큼 여기에 국한지어 이야기하련다. 이 문제에 관해 지난달 25일, 친환경농업계 대표자들은 농식품부 장관을 만나 “이대로 가면 농식품부의 존재 이유가 뭐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식약처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 식약처가 아니어도 이미 농축산물의 관리 기조는 철저히 ‘안전’에 뿌리박혀 있다. 지난해 살충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협 개혁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회장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현재보다 변화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회장부터 솔선수범해서 내려놓는 게 필요하다.” 지난 17일 농협중앙회가 올해 처음 연 농민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의 지적이다.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날 베일에 가려져 있던 회장 급여를 공개했다. 7억원이다. 이중 절반인 3억5,000만원은 회장 급여고, 나머지 절반은 농민신문 회장으로서 받는 급여다. 48%를 세금으로 낸다고 하니 절반을 뚝 잘라 3억5,000만원 정도가 연봉인 셈이다. 월급으로 보면 3,500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자신이 받는 월급은 1,500만원 정도라는 게 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기자와 마주앉은 농민의 얼굴은 검붉게 그을려 있었다. 고된 노동과 누적된 피로에 찾아온 감기 탓에 목소리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그는 지쳐있었다. 농민은 사과 과수원에서 가지치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왔다고 했다. 다만, 작업 현장은 자신의 과수원이 아니었다.그가 품삯을 받으며 남의 과수원에서 한창 가지치기를 할 때, 기자는 그가 땅주인으로부터 임차해 농사지어왔던 과수원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거듭된 한파에 녹지 않은 눈이 질퍽하게 쌓여 있던 과수원의 사과나무는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 오랜 시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쌓인 눈 위로 서 있는 나무와 잡초는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을씨년스러운 풍경의 과수원을 배경으로 팻말이 군데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지난 한 주의 뜨거운 감자였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기자회견다운’ 기자회견이었다는 평에서부터 ‘악플’ 관련 논란까지 다소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대통령의 신년사 중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아마 상당수는 ‘평범’이란 단어를 선택하지 않을까?지난 1년,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다는 말로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국민의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신년사를 끝맺었다. ‘특별’을 추구하는 어릴 때와 다르게 다사다난을 겪은 대다수의 성인은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다. 경우에 따라 ‘평범하게만 살자’라는 인생 목표를 세우기도 하는 만큼 ‘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사자성어 중 지상담병(紙上談兵), 즉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한다’는 말이 있다. 옛날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의 조괄이란 장수는 자국에서 병법의 엘리트로 통했다. 적국인 진나라가 조나라로 쳐들어올 때, 조나라 사람들은 ‘병법에 통달하고 똑똑한’ 조괄이 침략을 막아내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조괄은 병법이론 글줄만 달달 외웠고 실전경험은 없었다. 조괄은 끝내 진나라와의 전투에서 패해 목숨을 잃었다. 군대는 전멸했고 조나라는 진나라에 흡수됐다.옛날 조괄이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했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농정분야 관료들은 종이 위에서 농업을 논한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해외에서 농업 관련 석·박사 학위를 따고 온 ‘엘리트’들이 한국 농업정책을 논의·결정한다. 이들은 농업 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얼마 전 대봉감이 큰 이슈가 됐었다. 산지 폐기 현장은 으레 기삿거리가 되곤 했지만, 익숙해 무뎌지기까지 한 녹색의 그것 대신 선명한 다홍색 열매가 짓이겨지는 그 강렬함은 소비자들에게 여간 새로운 인상이 아니었나보다.뜨거운 관심은 저 맛있고 값진 감이 버려지는데 나는 왜 먹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에 기인했다. 애써 키운 수확물을 내다 버릴 수밖에 없는 농민에 대한 동정과 위로, 응원 같은 것들은 찾기 어려운 대신 ‘어차피 버릴 거면 기부라도 하라’는 푸념이 주류를 이뤘다. 갈아엎는 당사자는 가슴이 찢어질 말이다.농민이 감당해야할 생산비와 농산물 수급조절에 대한 몰이해로 나오는 말들이지만 사실 무작정 그들을 비난하기도 어렵다. 기사에 사정이 써 있다고 한들 얼마
뒤얽힌 기대감과 불안감 속에 미허가축사 행정처분 유예기간은 오늘로 하루 더 줄었다.그간 축산은 인식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미허가축사 양성화가 왜 필요한지, 축산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할 책임감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스스로를 고취시켰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가축분뇨 무단폐기와 그로 인한 악취, 토양오염 등 축산에 대한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모든 축산농가가 지역의 땅과 물을 더럽히는 환경오염의 범인은 아니지만 이런 사건은 함께 사는 이웃의 삶의 질을 일방적으로 하락시킨다는 점에서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또 대부분 제대로 된 사과나 처벌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축산 전체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져왔다.귀농을 해 친환경축산법으로 돼지를 키우는 한 농가는 축사
고병원성 AI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1월에 다시 가금농가에서 발생했다. 현재까지는 지난해 발생때처럼 대확산으로 번지지 않았으나 방심은 금물이다.정부는 지난 1년간 고병원성 AI 방역체계를 강화하며 방비에 나섰다. 농식품부에 방역정책국을 신설해 축산진흥업무와 방역업무를 분리했고 오리농가 겨울철 휴지기란 특단의 대책도 내놓았다.그러나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군의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되며 그간의 노력이 퇴색된 감이 없지 않다. 휴지기에 참여한 오리농가는 전국 89개 농가, 철새들이 많이 찾는 서해안벨트의 전북지역은 6농가에 그쳤다. ‘요행을 바랐던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정부가 논란 끝에 방역정책국을 신설한 이유는 명확하다. 진흥업무와 방역업무를 분리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