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서 얼른 고개를 들어 보았지만 이어서 몇 방울의 피가 더 떨어져서 답안지 위에 붉게 퍼졌다. 순간,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큰일이 났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아뜩해졌다. 코피가 문제가 아니었다. 시험 규정 상 시험지와 답안지는 단 한 번만 제공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올려다 본 교실 천정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양쪽 옆에서 시험을 보는 아이들은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있을 뿐 선택이 처한 곤경을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교실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시험감독 선생님을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려 했지만 비릿한 코피가 자꾸 목울대로 넘어가고 있었다. “서, 선생니임.” 간신이 목소리가 밖으로 나와 주었다. 그제야 옆에 앉아있던 학생이 선택을 돌아보았고 감독 선생님이 다가왔다. 그는 이내 사태를 알아차리고 주
교정치료의 목적은 저작기능개선과 심미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송곳니(견치)가 보기 싫다고 즉흥적으로 뽑을 수는 없습니다.견치는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과정에서 가장 늦게 교환되므로, 다른 치아들이 견치가 나올 자리를 차지하여 보기 흉하고 거추장스런 덧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견치를 빼면 쉽게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그러나 송곳니를 빼면 안면의 균형이 깨지고 저작기능에도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앞니와 어금니의 경계를 이루는 송곳니는 독특한 형태와 고유한 기능이 있어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교정치료를 하여 제자리에 위치 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교정치료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 “치아가 삐뚤삐뚤 해요” “입이 튀어 나
치아는 우리 몸에서 씹고(저작), 말하게 하고(발음), 자신 있게 웃게 해주는(심미)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치아 중 어금니가 빠지게 되면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게 되고 인접한 치아가 기울어지거나 마주보고 있던 치아가 내려앉게 됩니다. 또한 앞니가 빠지게 되면 심미적인 이유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 할뿐만 아니라 발음에도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따라서 치아상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이를 조기에 치료하여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질환이 급속히 진행되거나, 또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치아를 상실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치아상실로 인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상실된 부위의 조속한 치료가 가장 중요한
잠깐 잠이 들었던 것일까, 선택이 눈을 떴을 때 아직 방안은 어두웠다. 옆에 누운 한규는 여전히 가볍게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선택을 깨운 것은 귀에 익지 않은 어떤 소리였다. 전에 서울에 올 때 지겹도록 흔들리며 타고 왔던 트럭 소리, 바로 그것이었다. 잠시 끊겼다가 이어지며 차 소리가 간단없이 들려왔다. 잠시 후, 안방에서 괘종시계가 여섯 번 울었다. 여섯 시면 일어날 시간이긴 했다. 아랫배가 무지근하니 오줌이 마려웠다. 그다지 춥지는 않았지만 남의 집에서 남 먼저 일어나 변소를 간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아서 선택은 어둠 속에서 눈을 뜬 채 가만히 누워 있었다. 잠시 이불에서 손을 빼어 머리맡에 풀어두었던 손목시계를 더듬어서 찾았다. 얼마 전에 할아버지가 사준 시계였다. 쇠줄로 된 묵직하고
모든 음식은 냄새로 기억된다. 어린 시절에 먹던 음식의 냄새는 머릿속에 각인되어 나이가 들어도 잊히지 않고 남아 어떤 장소, 어떤 순간을 막론하고 불쑥불쑥 튀어나와 우리의 후각을 자극하곤 한다. 그러므로 어린 아이일수록 많은 음식의 냄새를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곳곳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써오던 질 좋고 독특한 향신료들이 있었다. 생강이 유입되기 전에 자주 애용되던 생강나무가 그렇고 중부지방의 사람들이 주로 즐기던 산초도 향신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리고 남부지역, 특히 지리산 주변에서 다양한 요리에 감초처럼 쓰여 온 향신료에 제피가 있다. 초피와 산초는 같은 운향과의 식물이다. 잎이나 열매의 모양은 물론이고 성분이나 그 효
산행을 하다보면 도토리를 산에서 줍지 말라는 펼침막을 심심찮게 본다. 다람쥐 등 도토리를 먹이로 삼는 짐승들이 굶게 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도토리는 다람쥐나 먹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도토리국수나 도토리묵이 여러 형태로 요리돼 참살이(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웬만한 도토리 음식 전문점은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다. 이것은 중년들의 음식에 대한 향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알려진 덕이 더 크다. 민가주변에는 도토리가 열리는 갈참나무, 상수리나무들이 자라 도토리로 죽을 쑤어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기는 구황식물로 이용했다. 도토리가 많이 열리는 해는 필시 흉년이 든다고 했다. 흉년에 먹을 것이 귀하니 도토리라도 먹으라고 그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잎이 피지 않은 봄의 숲은 황량함이 겨울의 숲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나무줄기 끝에서 나뭇잎이 하나 둘 피어나면 숲의 느낌은 완전히 달라서 푸른빛을 가진 새순은 희망의 다른 이름인 것처럼 느껴진다. 겨우내 암흑의 땅속에서 간직했던 기운을 온몸으로 밀어 올려 자신이 살아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봄에 나무들의 새순을 따서 먹으면 추운 겨울을 지내고 지칠 대로 지친 인체가 그 나무들의 기운을 얻어 우리도 나무처럼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그것이 두릅의 순이라면 또 다른 설렘이 되어 가슴을 뛰게 만든다. 왜냐하면 나무로서의 두릅나무는 참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여리고 가는 잔가지를 달고 그 가지 끝에 물을 올리고 마침내 새순으로 봄을 터뜨린다.
약간 노르스름한 빛을 띤 과자는 처음 본 것이었지만 알록달록한 고무 같은 과자에 설탕을 뿌린 젤리는 언젠가 한 번 맛본 것이었다. 장에 갔던 할아버지가 종이 봉지에 담아왔던 젤리는 신기하도록 달고 맛있었다. 그렇게 단 맛이 나는 것은 조청뿐이었다. 겨우내 할아버지 방 시렁 위에 놓여 있던 단지에서 할아버지는 가끔씩 선택을 불러 한 숟가락씩 떠서 맛을 보여주곤 했다. 잘게 썰어 넣은 무가 씹히는 조청은 시골에서 고 당분을 섭취하는 유일한 음식이기도 했다. 그리고 언젠가 삼촌이 주머니에 넣어 와서 준 미루꾸라는 것, 미국에서 온 과자라는 미루꾸는 꼭 한 번 먹어보았는데 그 또한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먹어 봐. 사실 서울에서도 먹기 힘든 거긴 해. 순옥이가 과자 공장에 다니는 바람에 심심찮게
그때처럼 나라는 여기저기 썩어 문드러져 있다. 그 때문이다. 세월호가, 우리 아이들이 저렇게 처참하게 우리 앞에 울부짖고 있다. 누구도 어디에도 착착 손발이 들어맞는 시스템이 없다. 단장(斷腸)이 따로 없다. 실종자 가족도, 유가족도, 국민 모두도 애간장이 녹아버렸다. 1894년 음력 3월 25일 무장기포. 전봉준과 손화중 그리고 김개남과의 연합군이 백산에서 창의문을 전국에 띄웠다. 썩어 문드러진 나라를 바로 잡고 외세의 침탈을 막아내고자 농민군이 나선 것이다. 사실 썩은 것의 본질은 돈(자본)이었다. 1876년 개항과 함께 무역이 시작되었고 조선의 수출품 중 절반은 쌀이었다. 조선이 먹을 양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었다. 땅을 차지한 지주들과 관리들은 쌀을 수출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그 수익으로
요즈음에는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의 치아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학령기가 되지 않은 꼬마 환자들이 처음 또는 오랜만에 내원하여 충치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들은 우리 아이 치아가 썩지는 않았는지, 썩었으면 몇 개나 썩었는지 근심스러운 얼굴로 쳐다봅니다. 마침내 제가 구강검진을 끝내고 “하나도 썩지 않았네요” 하면 너무너무 좋아 하십니다. 하지만 “썩은 이가 있네요” 하면 울상을 지으면서 “단 것도 안 먹이고 이도 잘 닦아 주고 했는데 왜 썩었을까?” 하시며 실망스러워 하십니다.단 것을 먹이지 않고 이를 잘 닦으면 과연 이가 썩지 않을까요?입 안에는 여러 가지 세균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몇몇 세균들은 당분을 섭취하고 그 대사산물로 산(酸)을 만들어 내는데 이 산성분이 석회질이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석탄을 찍어서 만든 연탄이라는 게 나와서 그것으로 난방과 음식을 해결한다는 거였다. 더 없이 편하다며 세상이 참 좋아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저씨는 한 집에 연탄을 때는 방이 둘씩이나 있다는 게 은근히 자랑스러운 모양이었다. 한규 방은 아저씨 말대로 외풍이 세서 입김이 나올 정도였다. 날림으로 벽돌을 찍어 세운 집이었다. 하지만 시골집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추운 날이면 윗목에 놓아둔 자리끼가 얼기도 했다. 방은 덩치 큰 한규와 둘이 들어서자 남은 공간이 별로 없을 정도로 작았다. “정형은 생일이 어떻게 되우?” 방에 앉자마자 한규가 물었다. 이불을 깔아놓은 아랫목은 따뜻했다. “구월 생입니다.” “그래요? 나도 구월 십육일인데, 이거 참.” “
들국화라는 그룹의 노래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다. 세계로 가는 기차, 매일 그대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 노래제목을 이어 붙여 문장을 만드는 말놀이 따위를 하면서 낄낄거리고 다녔었다.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꽃이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장미꽃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가진 꽃 들국화를 좋아한다고 떠들었었다. 강원도 산간에서 살던 더 어린 시절에는 들국화 어린잎을 뜯어다 나물을 해서 먹고 살았었는데 서울 생활을 하느라 잊고 있었던 꽃이 들국화였으니 가을 야산에 주변의 나무나 풀들과 어울린 들국화 무더기를 기억해내고 했던 말이었다. 아마도 그래서일 게다. 해마다 찾아오는 이른 가을에 지리산 자락을 한 구비 돌면 만나고 또 한 구비 돌면 늘 보이던 연보
필자가 평택농민회 회장을 맡고 있을 때였으니까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쯤의 일로 기억 한다. 한 친구가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무슨 뜻을 품었는지는 모르지만 농사를 짓겠노라고 은행을 그만 두었다. 그때만 해도 귀농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말릴 수밖에 없었다. 다들 우르르꽝, 우르과이 라운드로 시끄럽고 우리 농업이 개방의 높은 파고에 노출돼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보란 듯이 논을 빌려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쌀농사 하는데 여느 농민들과 달랐다. 유기농 농사를 고집하며 일본에서 무슨 효소를 들여와 농사에 적용하며 이웃에게도 권하며 유기농 쌀 생산에 몰두했다. 그뿐이 아니다. 쌀을 도정해서는 ‘우렁각시’ 라는 이름의 상표를 등록하고는 유기농 쌀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비싼
현대 의학의 지속적인 발달과 경제적 조건의 개선으로 인해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년층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수명의 연장은 단순한 시간의 연장이 아니다. 개개인에게는 각 인체기관의 건강유지로 삶의 질에 많은 부분 영향을 받는다. 그 입구에 치아의 건강이 위치한다.우리의 영구치는 만 6세에 처음 나기 시작하여 10대 중반이면 사랑니를 제외한 모든 치아가 나오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평생에 걸쳐 이 영구치를 사용하게 되는데 젊었을 때부터 구강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치아우식증이나 치주염 등 각종 치과질환으로 인하여 치아를 잃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치아를 잃게 되면 식사를 원활하게 할 수 없어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임플란트가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브릿지나 틀
며칠 전 주걱턱인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데리고 오신 학부형이 “우리아들이 부정교합인데 어떻게 하나요?”하며 치료를 부탁하셨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님들이 “부정교합은 주걱턱이다”라고 혼동하고 계십니다.부정교합은 위 아래 치아들이 올바르게 맞물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치아가 가지런하게 배열되지 못한 것, 덧니가 난 것, 윗니가 튀어나온 것, 주걱턱 등 수없이 많은 경우를 모두 부정교합이라고 하며, 지난번 지면을 통해 교정학적 부정교합의 분류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 드렸습니다.부정교합환자는 치아의 배열과 맞물림 상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보기 좋은 외모를 갖지 못하며 효율적인 저작을 할 수 없게 되고, 정확한 발음에도 지장을 주며, 치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데 어려움
기와를 얹은 기역 자 집은 꽤나 오래되어 보였다. 그것도 시골집처럼 제대로 된 들보와 서까래가 얹힌 집이 아니었다. 어딘지 조잡해 보이는 벽과 쪽마루, 작은 방 세 칸이 서로 붙듯이 몰린 집이었다. 마당에서 잠깐 첫 인사를 하고 안방으로 들어가자,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전깃불이 들어와 있었다. 시골에는 면소재지에만 전기가 들어왔을 뿐, 선택의 동네는 아직 등잔불 아니면 호롱이었다. 천정에 매달린 눈부신 백열등에서 뜨거운 열기가 쏟아질 것만 같은데 방안 공기는 입김이 나올 정도로 차가웠다. “자, 다들 앉자. 우리 식구들한테는 내가 선택이 늬 얘기를 많이 해놔서 다들 낯설지 않을 거다. 야가 늬하고 동갑인 우리 아들 한규다. 앞으로 한 방에서 지내게 될 거니까, 좋은 친구가 되도록 해라. 글고
봄에 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춘곤증을 이기는 데는 봄의 양기를 듬뿍 가지고 있는 봄나물만한 것이 없다. 대부분의 봄나물들은 떨어진 입맛을 살려줄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겨우내 부족했던 신선한 채소의 영양소들을 공급할 수 있으니 이 봄에 꼭 필요한 식재료들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봄나물을 잘못 섭취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실제로 독성이 있는 산야초를 나물로 잘못 알고 섭취하여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나기도 하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마다 봄이 되면 사고가 생기는 나물 중에 원추리가 있다. 나물로든 된장국으로든 한두 번 밥상에 올리지 않고 봄을 보낸다면 서운한 나물이라서 사고가 더욱 잦게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래서 식약처에서는 봄나물의 올바른 조리법을 제시하고 있
마늘·양파 주산지 농민들이 지난주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소품으로 가져온 마늘과 양파를 경찰이 빼앗아 갔는데 이를 두고 농민들이 빈정거렸다. “그래 제발 마늘 먹고 사람 좀 돼라” 경찰은 집회를 보장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우리나라 경찰은 집회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이동수단인 버스로 철벽을 쌓고 그 안에 농민들을 가두어 버리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늘은 단군신화에 등장할 만큼 우리민족과 오랜 역사를 같이한다. 삼국사기에도 입추 후에 마늘밭에 풍농제를 올렸다는 기록으로 봐서 이미 식용과 약용으로 재배했을 거라는 짐작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양념에 마늘이 들어간다. 한국전쟁당시 미국인들이 부산에 발을 들여 놓고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똥
필자가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치과 그리고 치과의원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많은 환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픈 이를 빼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었습니다.하지만, 이가 많이 흔들리거나 충치가 너무 심하게 이환되어 잇몸 속 뼈 부위까지 충치가 진행된 경우 자연 치아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치아를 살리기 힘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따라서, 치아상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이를 조기에 치료하여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치아를 가능한 보존해 주어야 하는 이유는 치아는 씹고, 말하고, 자신있게 웃게 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이러한 기능을 하는 치아 중 어금니가 빠지게 되면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게되고 인접한 치아가 기울어지거나 마주보고 있던 치아
“가자, 늬 배 고프지?” 몹시도 찬바람이 부는 저녁이었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불쑥하게 솟은 건물들이 새삼 낯설기만 했다. 마음속으로는 그깟 서울이 대수냐고 다짐을 하다가도 여기서 살 생각을 하면 아득해지는 기분이 되곤 했다. 가방을 바싹 당겨 안고 선택은 앞서 가는 신정호 씨를 바투 뒤따랐다. 마르고 큰 키의 신정호 씨를 무슨 호칭으로 불러야 할까, 잠시 고민이 되었다. 전에 불렀던 대로 아저씨라고 부르면 될까. “날씨 한 번 되우 춥다, 그지? 근데 잠깐만 여기서 기다렸다 가자. 집에도 다 왔다.” 한참을 걷다가 그가 멈춰선 곳은 꽤 큰 건물 앞이었다. 큰길가 모퉁이에 자리 잡은 건물 꼭대기에 세로로 ‘해태제과’라는 간판이 한 글자씩 걸려 있었다. “여기가 과자 맨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