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농촌인력문제로 인명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고창군에서 농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미니버스가 논으로 추락해 1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났다. 올해만 해도 이런 참사가 계속돼 우리 농촌의 인력 부족문제의 심각성과 열악한 교통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농작업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장거리를 오고가야 하는 농업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이러한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농촌 현장의 부족한 인력수급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전히 그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이주노동자는 이제 우리 농촌을 지탱하고 있는 주요 축 중에 하나다. 그들이 없다면 농촌의 수레바퀴가 멈출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은 농촌의 농업인력 수요와 변화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 이주노동자 정책의 현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 해외사례의 비교와 함께 이주노동자, 우리 농민, 전문가의 목소리를 4회에 걸쳐 보도한다.우리 농촌 어디를 가도 외국인노동자들이 농사일을 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 고령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23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 들녘에서 여성농민과 외국인노동자들이 50여일 키운 돌갓을 수확하고 있다. 돌갓을 상자에 담아 서울 가락시장으로 출하한다고 밝힌 한 농민은 “남도 지역 태풍 피해로 인해 가격이 좀 오른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21일 전남 순천시 안풍동 들녘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논에 지하수를 받아 키운 미나리를 수확하고 있다. 인근 작업장에서 수확한 미나리를 세척해 한 단씩 포장하던 여성농민은 “내년 4~5월까지는 꾸준히 수확할 예정”이라며 “(평균적으로) 한 단에 3,000원 정도만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촌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건강 및 안전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단속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행위도 문제가 된다.주거환경의 경우, 2017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농업 이주노동자의 80%가 임야나 전답, 농수로 위에 가설된 샌드위치 패널 숙소나 컨테이너 숙소에서 지내는 걸로 드러났다.이에 정부에서도 지난해 12월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사용하는 사업장은 신규 외국인력 배정을 중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농업분야 외국인노동자 근로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농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심증식 편집국장 : 문재인정부 출범 3년차에 접어들었다. ‘사람중심 농정’이 슬로건이었던 문재인표 농정은 어떤 평가를 해야 하나.김정섭 연구위원 : 문재인정부의 키워드가 ‘사람’이었으니, 거기에 ‘농정’을 붙인 정치적 수사일 뿐 특별한의미는 없었다. 다만 이 정부 출범에 굵직한 현안과제와 더불어 농가소득 문제에 대한 대책을 기대했었다. 쌀값을 회복시킨 부분이나 공익형직불제 개편 문제를 꺼내든 것 정도가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이지만, 체면치레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농정기조 재검토나 시스템을 전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경남 거창군에선 농민, 지방자치단체, 사회적협동조합이 머리를 맞대고 고질적인 농촌 일자리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에선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복잡한 농업노동의 현장 속에서 해답을 찾고자하는 의미 있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거창지역엔 농가와 농업노동자가 함께 조합원으로 참여한 거창상시고용사회적협동조합(조합장 변동규)이 농업인력 알선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은 2012년 거창군 농촌인력난 해소를 위한 지원조례가 제정된 뒤 거창군이 운영했던 상시고용인력센터가 모태다. 거창군은 자체운영의 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농촌의 인건비 상승 문제를 구실로 최저임금법 개정에 나선 가운데 당대표가 앞장 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금 차등지급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9일 부산상공회의소를 찾아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해 “그동안 우리나라에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동일한 임금을 받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라며 “법 개정을 통해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해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두 시간 전에 의원직이 박탈된 이완영 전 의원을 비롯해, 농촌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어려운 농업여건을 이유로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해 임금을 차등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한 의원은 얼마 전 부족한 농촌일손을 외국인노동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계속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차등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대상을 외국인노동자로 한정하긴 했지만, 어디서 많이 봤던 대본이다. ‘최저시급이 너무 많아서 기업이 망하고 가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8일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 이종운(63)씨 밭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대파 모종을 심고 있다. 이씨는 “하우스에서 키운 모종이 모자라 급히 모종을 더 구해왔다”며 “병 없이 잘 크면 한여름인 8월경에 수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방소멸’의 시대다. 도시보다 일찍 인구절벽(16~64세의 생산가능연령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점)을 맞이한 농촌은 자국민의 농업노동 기피까지 겹쳐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린 지 오래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선진국들처럼, 우리 농업도 인력 수입으로 위기를 겨우 넘기고 있다.그들의 존재감은 강렬하다. 이젠 ‘외국인이 없으면 밭농사는 망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농촌 외국인노동자들의 이 같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들 대부분은 법적으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불법체류자 신세다. 20년 가까이, 우리 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3년도 더 된 내 얘기다. 꿈에 부풀어 프랑스로 공부를 하러 떠났다가 그 첫날에 여권이 든 가방을 도둑맞고 말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비자를 건네고 1년짜리 체류증을 받기도 전에 벌어진 일. 좌절하고 원망할 새조차 없었다. 다름 아닌 내가, 까딱하면 뉴스에서나 보던 그 추방대상자가 될 판이었다.애석하게도 외국인인 내 사정은 중요치 않았다. 학생비자를 빌미로 눌러앉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현지 경시청의 불편한 시선, 그리고 비협조적 태도와 싸워야 했다. 사실상 연장이 불가능한 임시체류증을 따낼 때까지, 무비자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강원도 춘천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재환씨. 40년 가까이 농사를 지은 그에게 남은 것은 12억원의 빚뿐이다.1980년 한우 후계자로 농사를 시작한 이 농민은 1987년부터 1만5,000평의 밭에서 더덕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kg당 2만~3만원을 호가하던 더덕 가격이 7,000원대로 주저앉은 건 당시 농림부 관료들이 중국산 더덕의 수입을 주도하면서 부터였다. 이후 1992년 황기로 작목을 전환하고 밭의 규모도 5만평으로 늘렸지만 이 역시 중국산 수입으로 가격이 폭락했다.이씨는 “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오전 10시 30분. 중국 대련발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며 제1여객터미널 11번 위탁수하물 벨트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검역탐지견이 승객과 캐리어 사이를 지나며 냄새를 맡다가 한 캐리어를 짚고 그 자리에 앉는다. 검역물이 있다는 신호다. 그 자리에서 캐리어를 열어보니 짐꾸러미 속에서 소시지가 나온다. 중국산 축산가공품의 거의 대부분은 수입이 금지되거나 제한된 품목이다.세관 X-ray 탐지기에도 속속 농축산물 검역물품이 탐지된다. 세관은 해당 휴대품과 승객을 한 켠에 자리한 검역본부의 휴대품 검역소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전라북도가 다문화가족 중심의 다문화지원정책을 외국인주민 지원 형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전북도는 15일 14개시군 다문화가족지원 업무 담당공무원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다문화가족지원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전북도는 설명회에서 올해 지난해 대비 5억2,600만원을 증액, 99억1,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1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사업은 글로벌마을학당으로 기존 다문화마을학당, 행복플러스사업, 다문화어울림문화교육지원사업을 통합 개편해 총 15억2,500만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특히 다문화가족 중심에서 늘어나는 외국인노동자, 난민 등 외국인주민과 도민 중심으로 사업대상을 확대해 ‘다문화이주민 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나 같은 농민이 한둘이 아닌데 그 피해를 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강원도 화천에서 3,000평 규모의 애호박 농사를 짓는 송제덕씨. 송씨는 지난 5월 초 지역농협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노동자를 대행신청했다. 수확기인 6월 말부터 부족한 일손을 보태기 위해서다.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송씨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산업인력공단(공단)에 직접 신청한 주변 농민들은 이미 외국인노동자들이 들어왔지만, 송씨만 감감무소식이다.송씨는 “한 달 뒤에 들어올 것에 맞춰 신청을 했는데 수확기에 들어섰는데도 제대로 수확을 못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협에 항의를 했더니 담당인력이 1명이라고 하고, 콜센터도 외주를 줬는지 불친절하기만 해 화가 났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계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에 관심이 쏠리자 급기야 생산자단체가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일시적 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마저 생산농가가 져야하느냐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대한양계협회는 회원 일동 명의로 지난 2일 계란값 인상 반대 성명을 공표했다. 양계협회는 “그동안 계란 생산 농가들은 해마다 물가가 상승해도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기꺼이 포기해 왔다”라며 “금일을 기점으로 전국 계란 생산 농가는 계란값 인상을 반대한다. 따라서 유통 및 계란 판매처에서도 가격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양계협회는 “AI 발생으로 닭들을 모두 땅에 묻어야 하는 계란 생산농가의 참담하고 괴로운 심정을 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냐”며
전문가들은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 뒷짐만 지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모았다.지난 2004년 8월에 실시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고용허가제)」은 외국인 연수생 신분으로 인해 이중삼중의 착취와 차별 등의 문제를 낳은 ‘산업연수생 제도’의 후신으로 마련된 제도다. 정부에선 이른바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업종에 대한 인력수급의 필요성으로 제도를 만들었지만 농업분야의 특수성은 고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했다. 제조업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고용허가제로 인해 농업분야는 제도와 시스템 자체가 허술해 이주노동자들이 더욱 열악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우삼열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이제 본격적인 마늘 수확철이다. 작년 10월쯤에 심어 지금 수확하니 해를 넘긴 농사다. 올해는 비도 일주일 간격으로 잘 와주었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가무는 것이 지금까지다. 그래서 마늘에 한 번씩 물을 퍼 주었다. 마늘은 생육상태에 따라 그리고 색깔에 따라 수확을 한다. 병을 해서 마늘싹 즉 잎이 누런색으로 변하면 수확을 먼저 한다. 그리고 아직 싱싱한 싹은 그 대궁의 양분이 뿌리로 가기를 기다려 수확을 해야 한다. 마늘은 수확 마지막에 와서야 왕성하게 굵기 시작하기 때문에 캐는 적기를 잘 선택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거의 일시에 하는 수확에 이런 저런 것을 다 맞추는 것 또한 어렵다. 요즘 촌에도 마늘 수확때 제일 힘든 일은 마늘비닐을 벗기는 일이다. 마늘을 심고 덮은 비닐을 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