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귀한 사람을 싸게 쓰고 싶다고요?
[기자수첩]귀한 사람을 싸게 쓰고 싶다고요?
  • 한우준 기자
  • 승인 2019.06.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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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준 기자
한우준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두 시간 전에 의원직이 박탈된 이완영 전 의원을 비롯해, 농촌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어려운 농업여건을 이유로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해 임금을 차등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한 의원은 얼마 전 부족한 농촌일손을 외국인노동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계속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차등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상을 외국인노동자로 한정하긴 했지만, 어디서 많이 봤던 대본이다. ‘최저시급이 너무 많아서 기업이 망하고 가게가 문을 닫을 판’이라는, 딱 1년 전쯤 들고 나왔던 논리와 똑같지 않은가. 그러면 그 때와 똑같이 되물어보자. 농업·농촌이 어려운 게 정말 내국인들과 똑같은 돈을 받는 외국인노동자들 때문인가?

(감히) 이런 주장을 펼 수 있는, 그들의 사라진 ‘인권감수성’을 찾는 것은 그만두고, 대신 우리 농업의 현주소를 되새겨본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가들, 특히 중소 영세 농가는 현재 미등록,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세계는 최저임금제가 적용되지 않는 사실상의 무법지대인데도, 외국인노동자들은 중개업자가 취하는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이미 현재 최저시급에 준하거나 심지어는 이를 넘어서는 일당을 받고 있다.

왜 그런가? 누구나 알다시피 그만큼 농촌현장에선 일손이 너무 귀하기 때문이다. 그 말대로 ‘농촌일손을 외국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그 노동력의 귀함은 왜 인지하지 못하는 걸까? 자본주의 경제학의 기본이자 근간인 ‘수요와 공급’의 이론을 생각해봐도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농업을 어렵게 만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산처럼 쌓여 있으며, 그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국회의 문은 닫아 놓고 기회가 왔다는 듯이 최저임금제에 딴지를 거는 모습이 추하기 그지없다. 근본적인 문제를 덮어 놓고,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 임금으로 농민문제를 덮으려하는 것은 후한무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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