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맡은 지 햇수로 2년이 됐다. 희망고문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농정의 형식과 내용 어느 것 하나 달라지지 않았다. 표지만 떼면 박근혜농정인지 문재인농정인지 구분조차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꼭 5년 전 이맘 때, 농민들은 쌀 목표가격 재설정을 앞두고 국회에 상주했다. 지역구 의원실을 방문해 정부가 법대로 ‘4,000원’ 올린 새 목표가격을 성토했다. 17만83원이던 쌀 목표가격이 5년만에 새로고침 된 결과가 17만4,083원이라니, 이를 흔쾌히 받아들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김승삼(49)씨는 제주 구좌읍에서 무·당근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겨울 심었던 무 8,000평이 냉해를 입어 지원 한 푼 없이 산지폐기를 했고, 그나마 1만4,000평 당근은 본전치기를 했다. 올 겨울엔 무 3만평을 심었는데 월동무 재배 증가로 가격이 속절없이 주저앉아 있다. 당장은 괜찮아 보이는 당근도 육지부터 물량이 밀린 탓에 내년 3월 이전에 폭락이 우려되고 있다.제주 농업은 육지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다. 기후변화를 민감하게 받는 환경인데다 심을 수 있는 작목 자체가 한정된 탓에 누구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무·양배추 가격이 하락하면서 겨울작형 출하를 앞둔 제주 농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제주 자체 재배면적까지 늘어나 있어 가격이 쉬이 회복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공교롭게도 두 품목 모두 가락시장 하차거래 전환 품목이라 농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이상기후의 영향으로 한때 20kg에 2만~3만원을 호가했던 무 도매가격은 추석을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가을무 생산이 늘고 소비가 줄면서 10월 하순부터 1만원선이 무너졌고, 현재 5,000~7,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양배추도 비슷한 양상으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한낮의 기온이 35도를 육박했다. 열을 추적, 탐지해 폭염 정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열화상카메라 속 밭의 온도는 50도를 넘나들었다. 잠시 서 있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카메라 속 밭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게, 낮을수록 푸르게 표시됐다. 온통 붉게 표시된 밭 사이에 한 여성농민이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그녀는 밭을 뒤덮은 비닐을 걷어내고 있었다. 양파를 심은 밭이었다. 호미로 흙을 캐자 굵고 실한 양파가 줄줄이 나왔다. 검은 비닐 아래 수확을 포기한 양파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전에 없던 폭염으로 농산물 수급불안 우려가 커짐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급관리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가격상승 효과가 제한적이리라는 전망에 따라 수급대책도 일단은 의례적인 수준으로 발표했다.폭염 피해가 가장 두드러지는 품목은 배추와 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하순(11~30일) 고랭지 배추·무 주산지인 강원 태백·정선·강릉지역의 평균 최고기온은 32.5℃로 평년(28℃)을 크게 웃돌았다.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 이상)가 태백 11일, 정선·강릉 15일로 최근 25년 내 최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혹독한 폭염으로 대다수 농민들이 작황 부진을 우려하고 있지만 성출하기를 맞은 애호박은 정 반대의 상황에 처했다. 생산이 늘고 가격이 폭락하자 주산지인 강원 화천군(군수 최문순)에선 대대적인 산지폐기가 이뤄졌다.애호박 농가의 여름은 쉴 틈 없이 자라는 호박을 매일 수확해 출하하는 일로 분주하다. 최근엔 일조량이 늘자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져서, 계란 만하던 애호박이 다음날이면 출하 가능해질 지경이다.그러나 소비지의 상황은 반대다. 애호박은 주로 가정이나 급식에서 찌개·볶음요리에 쓰는데 폭염에 휴가철이 겹치면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30일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의 축사에서 한 농민이 애호박을 소 먹이로 주고 있다. 최근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애호박 가격이 폭락하자 화천군과 지역농협은 재배농가 보호를 위해 애호박을 산지폐기하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일부터 농산물 수급조절매뉴얼을 개정·시행했다. 5개 대상품목을 8개로 확대하고, 품목별 위기단계 설정기준에 합리성을 보완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농산물 수급조절매뉴얼의 위기단계는 가격에 따라 안정대를 중심으로 상승·하락 양방향 각각 주의·경계·심각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이 위기단계는 정부 수급대책의 기준이 된다. 예컨대 ‘상승경계’ 단계에선 비축물량 방출을, ‘하락심각’ 단계에선 수매폐기를 검토하는 식이다.그동안 위기단계 설정은 최근 7년간의 도매가격 평균값을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대농에서 중소농으로 농정의 무게추 이동을 시도하는 지역이 있어 화제다. 오랜 관행을 깨고 농정을 새롭게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농민들 사이에서부터 집중적인 학습과 토론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충남 공주시는 김정섭 신임 시장이 적잖은 기간 동안 지역농민과 교류하며 지역농정의 밑그림을 준비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 시장이 후보였던 시절인 지난 4월 발표한 농업 정책의 기본방향을 보면 농민이 중심이 되는 농업정책을 전면에 배치했다. 특히 중소농의 농산물 직접가공 및 판매 활성화, 저소득 소규모 농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정부의 수급대책에 대한 불신이 큰 원인이다’, ‘농가 자율조절 물량을 산지폐기 혹은 비축수매 물량으로 돌려 흡수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수입상 좋은 일만 하는 꼴이 되선 안 된다’.전남의 양파 재배 농민들과 경남의 마늘 재배 농민들은 지난 15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 소공원에서 연합으로 집회를 열었다. 통계청의 재배면적 조사결과 발표 이후 올해 엄청난 수치의 공급과잉이 예상되면서, 가격 폭락을 이대로 눈 뜨고 못 보겠다는 절박함에 1,000여명이나 되는 농민들이 바쁜 농번기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여성농민들이 일어서면 허리, 다리 제대로 펴지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농사를 짓는데 조생양파 나올 시기가 되면 정부가 수입양파를 퍼붓는다. 농협도 싼값에 사들여서 푼다. 20kg 1망에 1만5,000원은 돼야 헌디 1만원만 넘으면 저리 한다. 또 농약값, 비료값 줄줄이 다 올리면서 농산물값만 제자리다. 산지폐기한다고 생색만 내는 것도 문제다. 문재인정부 들어 달라졌다고? 뭣이? 집회하고 끝날게 아니다. 청와대로 가자.”전남 무안군의 양파 생산농가 고송자씨의 절규다. 마늘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무진 전농
마늘 값이 폭락했다. 전남 무안에서는 양파를 산지폐기한다는 소식이다. 지금 당장의 뉴스지만 낯설지 않다. 이미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이다. 농산물의 가격 폭락사태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단지 올해는 이번에는 어떤 품목인가만 다를 뿐이다. 원인은 수입농산물에 있다.1995년 WTO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세계무역질서인 GATT체제는 끝났다. 새로운 무역질서의 구축은 강원도 산골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농민과 전라도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예외로 인정됐던 농산물이 무역의 대상이 된 지 20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