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의 주요 전선에서 한참 떨어진 충남 당진에서 갑작스레 ASF 발생 농장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전국 확산 가능성까지 우려하며 총력 방역에 나서는 한편, 전국 어디에서나 ASF가 발생할 수 있다며 더 큰 경각심을 가져 달라 주문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중수본)는 지난 25일 충청남도 당진시 소재 463두 규모 돼지 농장에서 ASF가 확진됨에 따라 이날 관계부처와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개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지난 24일 돼지가 폐사해 당진시 소재 동물병원에 진료를 의뢰했다. 의심 증상을 확인한 농장주·수의사가 신고해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튿날 양성이 최종 확인됐다. 지난 9월 경기 연천군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이후 2개월 만의 발생이자 올해 여섯 번째 확진 사례다.
특히 충남에서는 ASF가 처음으로 발생한 사례로 이번 발생이 충남 이남의 ‘ASF 청정구역’이 무너지는 단초가 될지도 모른단 우려가 나온다. 충남은 지금껏 ASF 발생이 없었던 곳이자 우리나라 광역단위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이 돼지를 키우는 양돈업의 메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1100만두 가운데 약 230만두가 충남과 세종에 있다.
ASF는 2019년 최초 유입 이후 그간 휴전선 인근의 경기·강원북부를 거쳐 강원도 전역과 충청북도·경상북도 일부까지 조금씩 번져왔다. 산악 지형을 따라 이동하는 야생멧돼지가 전파의 주 원인이었는데, 충남에서는 야생멧돼지 발생 사례도 없었다. 즉 농장에 드나드는 사람 혹은 차량에 의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수평전파)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양돈농가가 국내에서 가장 밀집한 지역인 만큼 추가 전파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중수본에 따르면 이번 발생농장의 10km 방역대 내 위치한 농장만 30호다. 역학관계가 있는 돼지농장도 106호, 동일 도축장을 방문한 농장이나 차량은 각각 611호·339대에 이른다. 중수본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들의 긴급 정밀검사를 7일 이내 마치기로 했다.
한편 발생농장의 돼지 등 총 1423두의 살처분과 동시에 27일 오전 9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에 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관계시설의 종사자와 차량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어 현재 당진을 비롯해 인접한 서산·아산·예산 소재 돼지농장 313호 및 그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욱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우리나라 돼지사육 규모가 가장 큰 충남에서 발생해 사안이 중대하고 또한 전국 확산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용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더 이상의 추가 발생이 없도록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야생멧돼지 주요 활동 지역인 경기·강원 및 경북지역 중심으로 발생했던 그간 양상과 차이가 있는 만큼, 전국 지방정부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 ASF 검출이 없었던 지역 농장에서도 언제든 ASF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예찰·소독·점검 등 방역관리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