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유승현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중수본)가 발생 상황과 대책을 점검하는 등 방역조치 강화에 나섰다.
충북 영동군 소재 종오리 농장에서 지난 18일 H5N1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2025~2026년 동절기 가금농장 여섯번째 발생이자, 오리에서는 첫 사례다.
방역당국은 즉시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사육 중인 오리 약 4100마리를 살처분했다. 이어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전국 종오리농장 122곳 △해당 농장과 역학 관련된 오리계열화 계약사육농장 98곳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 중이다. AI 발생 위험지역 오리 농장 방역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20일 현재까지 가금농장 6건, 야생조류 9건 등 총 15건이 확인됐다. 가금농장 6건 중 4건은 경기도에서 발생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평택과 화성에서만 3건이 보고됐다. 이번 오리 확진은 2025~2026년 동절기 충북에서 처음 발생한 사례로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이번 오리 4100마리와 닭 43만 마리 등에 달한다.
특히 올해 AI는 예년(10~11월)보다 이른 지난 9월 경기도 파주 토종닭 농장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보통 야생조류에서 먼저 검출된 뒤 수주 내 가금농장으로 확산하는 흐름과 달리, 올해는 가금농장에서 먼저 발생하는 등 이례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통상 철새 도래 시기 야생조류를 통해 AI가 전파되지만, 올해 가금농장 최초 2건은 소독미흡 등 방역수칙 미준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또 매년 2가지 유형이 확인됐는데 올해는 이미 H5N1·H5N6·H5N9형 등 3가지 유형이 검출돼 양상이 더욱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긴급방역비 약 17억원을 지자체에 신속 배정해 방역조치를 지원하고,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역수칙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검역본부도 특별방역기간 사전 검사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65만건의 검사를 실시하는 등 예찰 강화에 나섰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최근 기온 급강하와 일부 지역 강설 예보 등으로 가금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AI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금농가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홍보하고, 방역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