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식구는 세 명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
바쁜 아빠와 엄마 품을 떠나
내품에 들어온 여섯 살 손녀
모두 내가 돌보며 산다
일흔이 훌쩍 넘어 학생이 되어 공부도 한다
한 해 두 해 익혀온 글자들이
세상 여기저기 가득하다
학교 갔다 오는 길
손녀가 쪼르르 달려나와
“할머니 공부 잘했어?”하고 묻는다
“응 잘했지!” “저녁에 나랑 또 공부하자”
여섯 살 선생님이 우리집에 산다
엄마, 아내, 할머니, 학생으로 살아내는
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날이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