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 달 중 충북 청주의 비 또는 흐린 날씨가 21일이었다. 2025년 가을장마는 수확기 농작물에 대규모 피해를 주고 있다. 벼·배추·들깨·사과·대추 등이 계속되는 비로 수확을 못 해 썩거나 변질되는 피해를 입었다. 수확과 함께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에 농촌과 농민은 가을장마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국민주권시대를 선언했다. 그리고 주권자인 국민 중심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을 국정철학으로 확정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정에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재명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재난화된 기후위기를 이겨내고 농업의 지속성을 강화해내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농정도 여전히 수동적인 과거 농정과 다를 바가 없어 우려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실용적 인사라며 유임시켰지만, 이번 가을장마를 대처하는 현 정부를 보면 과거 정부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실용을 핑계로 국정철학에 맞지 않는 농정을 유지하려는지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직접 현재의 농정을 면밀히 살피고 국정철학에 맞게 농업에 국가의 책임을 높여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가을장마와 관련해 수확물에 대한 전체 피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그 피해에 대한 대농민 특별 지원을 해야 한다. 생산비가 늘어나도 뒷받침 안 되는 가격으로 간신히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자연재해로 인한 수입 감소는 감당하기 어렵다.
‘특별 농업재난’을 선포하고 재난지원금 지급 등 그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주장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매년 반복적으로 강하게 발생하는 가을장마를 비롯, 기후위기가 재난으로 변해가며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농민을 위한 대책 및 식량주권 확보 대책 등을 논의할 사회적 협의기구를 설치해 국가와 사회가 기후재난을 극복하고 농업생산을 지속해 낼 수 있는 정책과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이 국민주권시대를 국정철학으로 하는 이재명정부의 대응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