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왠지 모를 찜찜함이 남아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병원이란 병을 고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이윤이란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의료사업체란 사실 때문일 것입니다. 이윤추구란 목적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면 환자를 위한 치료가 아닌 자칫 돈을 위한 치료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병원에만 가면 무조건 하기로 정해진 각종 검사들은 어쩌면 환자보단 병원의 이윤과 관련된 의무조항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걸 잘 안다 해도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지킬 능력과 지식을 갖추지 못하는 이상, 그리고 당장 병들어 위급한 약자의 입장에선 의사의 결정에 일방적으로 따라야만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그간 의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의료지식이 이제 과학 수준과 통신의 발달을 통해,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AI의 등장으로 인해 전 국민이 의사 못지 않은 의료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즉, 전 국민 의료인화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기가 우리 생존에 제일 필수적이지만 공기는 무한정 공급될 수 있기에 전혀 비싸지 않듯, 의료지식도 이제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습득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값비싸고 권위적인 의료제도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는 저절로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의료제도를 공익성 중심으로 재편하고 무엇보다도 예비환자인 국민 각자가 자신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배우고 실천하여 자신의 질병 치료 경험을 이웃들에게 공유시키는 등 모든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건강지식을 서로 나눌 때 그런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어떤 명의도 필적할 수 없는 AI 의사와 같은 뛰어난 의사를 우리 곁에 두고 활용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지식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그것이 산지식이 될 수도, 혹은 죽은 지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배운 이론을 내 몸에 적용하여 직접 경험해 볼 때, 그 지식은 비로소 살아 숨 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실생활에 적용 없이 머리에만 잠시 기억되어 있을 뿐인 지식은 정작 자신이 아플 때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는 죽은 지식으로 묻혀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일에 적용되는 진실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머리가 좋아서 잠시 앞서갈 수 있는 사람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을 당해낼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노력하는 사람도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올 순 없다고 합니다.
쉽게 인터넷을 참조하여 잠시 머릿속에 담아 놓은 지식은 아직은 잡다한 지식 중의 하나일 뿐인 죽은 지식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여 내 건강을 지키는 데 활용하고, 또 그런 일을 배우고 실천하길 즐기는 사람이라면 공부 잘하는 의사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 산 지식을 갖춘 실력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의학이 이윤추구의 수단이 아닌 진정 인류의 건강을 구현하는 의학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그날을 위해 우리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실천에 최선을 다하시길 권고해 드리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