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생물다양성대회를 마치며

  • 입력 2025.09.28 18:00
  • 수정 2025.09.28 20:38
  • 기자명 김승애(전남 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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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애(전남 담양)
김승애(전남 담양)

논에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물장군이 있어요!”, “긴꼬리투구새우를 봤어요!”, “거머리가 붙었는데 안 울었어요!”

지난봄 아이들과 손모내기를 할 때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순수 그 자체의 아이들.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비정상적인 기후의 세상을 물려주어 고생하며 살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이러한 예측 불가의 기후가 만들어진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농민들도 한 몫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사실 작은 땅덩이의 한반도에서야 무슨 큰 죄를 지었냐라고 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드넓은 농지를 가진 남북아메리카나 호주 같은 곳에서 대규모 단작을 하고, 제초제를 듬뿍 뿌려 수확하는 프리하베스트 농법 등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기후위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단위 면적당 투입되는 비료의 양이 전 세계에서 상위권에 들기 때문이다. 제초제와 같은 독한 농약은 풀만 죽이는 것이 아닐 것이고, 토양을 몹쓸 토양으로 만든다. 또한, 대규모 단작은 병충해에 약하기 때문에 살충제, 살균제 등 합성농약의 사용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생태계의 제일 아래층을 차지하는 미생물과 작은 생물종이 급격히 사라졌다. 그러면서 생물종은 단계별로 멸종당했고, 최상위 포식자들도 사라지거나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여러 도미노 현상 중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예로 벌과 같은 수분 매개체들이 줄어듦으로써 우리의 식량 생산에 위험이 닥친다.

또, 한편으로는 화학비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대비 약 300배의 온실효과를 유발한다는 이산화질소가 다량으로 생성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눈앞의 편리함과 효율만 생각하고 살아온 결과 폭우와 폭염, 산불, 가뭄 등의 변덕이 용암 끓듯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다시 불편한 시대로 돌아가기는 싫지만,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려는 친환경농민들이 있다. 유기농으로 오랫동안 농사를 짓다 보니 땅에 변화가 느껴지고 사라졌던 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때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됐던 긴꼬리투구새우가 돌아왔고, 작은 생물들이 많아지자 새도 돌아오고 수달, 담비 같은 친구들도 개체 수가 많아지고 있다.

유기농업이 다시 정상적인 생태계를 복원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을 기념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복원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것임을 알리며, 생물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모색하고 결의하는 자리가 전국생물다양성 대회이다.

제5회를 맞은 담양의 전국생물다양성대회는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근대 산업혁명 이후 300여년간 파괴해 온 환경을 어느 한순간의 노력으로 되돌릴 수가 없고 세대를 이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옛말이 있다. 먹기 편하자고 호르몬제를 이용해 씨를 없앤 과일을 먹으며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보다, 물관리가 힘들어 제초제를 뿌려 논생물도 다 죽이기보다, 약간의 불편함과 부족함이 미래를 위해 더 낫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빌려 쓰는 지구, 후세대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말이다.

생물다양성대회를 마치며

논에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물장군이 있어요!”, “긴꼬리투구새우를 봤어요!”, “거머리가 붙었는데 안 울었어요!”

지난봄 아이들과 손모내기를 할 때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순수 그 자체의 아이들.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비정상적인 기후의 세상을 물려주어 고생하며 살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이러한 예측 불가의 기후가 만들어진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농민들도 한 몫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사실 작은 땅덩이의 한반도에서야 무슨 큰 죄를 지었냐라고 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드넓은 농지를 가진 남북아메리카나 호주 같은 곳에서 대규모 단작을 하고, 제초제를 듬뿍 뿌려 수확하는 프리하베스트 농법 등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기후위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단위 면적당 투입되는 비료의 양이 전 세계에서 상위권에 들기 때문이다. 제초제와 같은 독한 농약은 풀만 죽이는 것이 아닐 것이고, 토양을 몹쓸 토양으로 만든다. 또한, 대규모 단작은 병충해에 약하기 때문에 살충제, 살균제 등 합성농약의 사용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생태계의 제일 아래층을 차지하는 미생물과 작은 생물종이 급격히 사라졌다. 그러면서 생물종은 단계별로 멸종당했고, 최상위 포식자들도 사라지거나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여러 도미노 현상 중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예로 벌과 같은 수분 매개체들이 줄어듦으로써 우리의 식량 생산에 위험이 닥친다.

또, 한편으로는 화학비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대비 약 300배의 온실효과를 유발한다는 이산화질소가 다량으로 생성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눈앞의 편리함과 효율만 생각하고 살아온 결과 폭우와 폭염, 산불, 가뭄 등의 변덕이 용암 끓듯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다시 불편한 시대로 돌아가기는 싫지만,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려는 친환경농민들이 있다. 유기농으로 오랫동안 농사를 짓다 보니 땅에 변화가 느껴지고 사라졌던 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때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됐던 긴꼬리투구새우가 돌아왔고, 작은 생물들이 많아지자 새도 돌아오고 수달, 담비 같은 친구들도 개체 수가 많아지고 있다.

유기농업이 다시 정상적인 생태계를 복원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을 기념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복원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것임을 알리며, 생물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모색하고 결의하는 자리가 전국생물다양성 대회이다.

제5회를 맞은 담양의 전국생물다양성대회는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근대 산업혁명 이후 300여년간 파괴해 온 환경을 어느 한순간의 노력으로 되돌릴 수가 없고 세대를 이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옛말이 있다. 먹기 편하자고 호르몬제를 이용해 씨를 없앤 과일을 먹으며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보다, 물관리가 힘들어 제초제를 뿌려 논생물도 다 죽이기보다, 약간의 불편함과 부족함이 미래를 위해 더 낫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빌려 쓰는 지구, 후세대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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