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아이에게 악기를 쥐여 준다는 것

  • 입력 2025.08.28 18:18
  • 수정 2025.08.28 18:46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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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달 21일 충남 서천군 서천문예의전당 연습실에서 ‘서천청소년오케스트라’의 일원인 한 어린이가 악보를 보며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21일 충남 서천군 서천문예의전당 연습실에서 ‘서천청소년오케스트라’의 일원인 한 어린이가 악보를 보며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악기 연주 교육이 아이들에게 자존감·집중력 향상, 정서안정, 언어발달 등 수많은 긍정적 교육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은 여기에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한 수의 연구자료가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이미 1990년대부터 음악교육이 활발했던 도시권과 달리, 농어촌에선 아이들이 진지하게 기악을 교육받을 기회를 잡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교육부의 각 시도교육청이 제공하는 정보를 살펴보면, 통상 진입 장벽 측면에서 피아노 다음으로 가장 낮은 편으로 인식하는 바이올린조차 이를 다루는 학원이나 교습소가 단 한 군데도 없는 ‘군’이 상당수다.

청소년기 음악교육에 있어 ‘단체활동’의 병행이 중요하다는 것 역시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드러난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역에선 역시 기회가 부족하다. 단체활동은 책임과 근면, 배려와 협동 등의 가치를 자연스레 일깨워 주기에 매우 적합한 수단이다. 단순히 악기 하나의 연주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금방 흥미를 잃기 쉬운 아이들의 집중을 지속하게 하는 데도 탁월하다. 그래서 도시에선 규모 있는 음악학원들이 자체적으로 연주회를 기획해서 합주를 교육하기도 하고, 학교나 교회 등 주관 주체에 따라서는 악단활동 그 자체를 교육의 목표로 삼는 사례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는 많은 비용은 물론이고 인적자원까지 뒷받침돼야 시도가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진지한 음악교육의 기회를 ‘지역에서’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전국 열두 곳 ‘농어촌청소년오케스트라’의 존재는 크게 소중하다할 만하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오케스트라 편성에 쓰이는 수많은 종류의 관현악기를 전공자를 통해 체험하고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 지휘자의 지도 아래 ‘함께’ 소리 내는 경험은 물론, 그렇게 준비한 곡을 무대에서 연주하는 기회까지도 얻는다. 사실상 모든 것이 부족한 우리 농어촌의 교육·문화 분야에 있어선 그야말로 희망이라 일컬을 만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도시 바깥의 소외된 아이들에게 종합적 음악교육을 제공하려 애쓰는 지역 음악인들을 충남 서천에서 만났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농어촌음악공동체를 지켜 왔는지, 그리하여 어떤 가치를 빚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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