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미래 대안농업으로서 친환경농업 확대가 과제로 대두되는 상황임에도, 농협중앙회 및 대다수 지역농협은 친환경농업 확대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그런 가운데 친환경농업·도농교류 확대에 앞장서는 전북 완주군 고산농협(조합장 손병철)의 활동이 더욱 눈길을 끈다.
고산농협은 현재 서울시 및 전북 지역 학교급식에 고산면·동상면·비봉면 등 고산농협이 관할하는 면 지역 농민들의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다. 이미 2009년부터 고산농협을 통해 지역산 친환경 쌀이 서울 서대문구 학교급식에 공급된 바 있다. 이후에도 고산농협은 은평구·강서구·영등포구 등지로 친환경 쌀 공급처를 확대해, 연간 1000톤 이상의 친환경 쌀을 서울 학교에 공급 중이다.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후속 과제 중 하나는 ‘도농교류 확대’다. 친환경농업 기반 자체의 유지·확대 못지않게 고산농협이 중시했던 사업이 다름 아닌 도농교류였다. 고산농협은 전북특별자치도(전북도)와 연계해 학교텃밭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2015년부터 해당 사업을 추진한 고산농협은 참여학교 모집·홍보부터 학교 텃밭·텃논 조성, 텃밭·텃논에 심은 작물의 관리, 관련 프로그램 구성 등을 수행하며 학교텃밭 활성화 노력을 기울였다. 고산농협은 현재도 12개 학교를 대상으로 텃밭 지원 활동을 벌인다.
유형석 농협 미래전략연구소 협동조합연구팀 부연구위원은 고산농협 학교텃밭 프로그램이 가지는 첫 번째 특징으로, 소재지(전북) 바깥 지역에 학교 텃밭·텃논을 조성하고자 노력한 점을 들었다. 일반적인 학교텃밭 지원사업은 사업 주체 소재 지역의 관공서·기관·학교 간 협력으로 이뤄지는데, 고산농협 학교텃밭 지원사업은 주로 서울 지역 학교에서 이뤄진다는 게 특별하다. 이는 친환경농산물 판로를 확대하려는 전북도의 취지와 농촌 체험 경험이 부족한 대도시(서울) 학생을 대상으로 농업의 가치를 전파하려는 고산농협의 의지가 결합한 결과라는 게 유 부연구위원의 진단이다.
두 번째 특징은 학교텃밭과 농장숙식(팜스테이)을 연계한 ‘찾아오는 스쿨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찾아오는 스쿨팜’은 고산농협의 팜스테이 마을에서 진행하는 농업체험 및 완주군 내 관광(대둔산, 대아수목원, 고산자연휴양림, 물고기마을 등)을 결합한 1박 2일 프로그램이다. 고산농협 친환경 쌀을 급식에 사용하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초등학교의 경우 매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높고,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고산농협 로컬푸드(지역먹거리) 매장 이용도 이뤄지다 보니 매출 상승효과도 나타난다.
고산농협의 또다른 핵심사업은 ‘경축순환자원화센터(이러한 이름으로의 센터 설립은 국내 최초)’ 운영이다. 고산농협은 지역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분뇨를 자동화 공정을 거쳐 퇴비로 생산해 지역 농민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경축순환농업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각각 제1·2공장으로 구성됐다. 제1공장엔 미생물 생산시설 및 지역 농가에서 공급받은 왕겨를 팽연화(까끌까끌한 왕겨를 보드랍게 만든다는 뜻)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친환경퇴비 전용 생산시설인 제2공장에선 상토 및 펠릿 등을 생산한다.
경축순환자원화센터에서 농가에 퇴비를 공급하고, 퇴비를 활용해 농산물을 생산한 농가는 산지유통센터에 농산물을 납품한다. 산지유통센터의 농산물 선별·포장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은 지역 축산농가에 공급되며, 축산농가에선 그 부산물을 활용해 생산에 나선다. 이후 다시 축산농가의 분뇨가 경축순환자원화센터로 보내지면서, 위와 같은 경축순환 과정이 반복된다.
고산농협은 그밖에도 △친환경 육묘장 운영 및 이앙작업 지원 △농가 제초작업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노력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