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벼 논그림

  • 입력 2025.06.22 18:00
  • 수정 2025.06.22 20:57
  • 기자명 이영규 괴산 목도사진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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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모춤이 아니라 그림 도면을 들고 긴 빨대를 논바닥에 꽂는 작업에 고심 중이다.
청년들이 모춤이 아니라 그림 도면을 들고 긴 빨대를 논바닥에 꽂는 작업에 고심 중이다.
이게 정말 그림이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게 정말 그림이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논그림에 이용되는 유색벼는 벼 이삭이 아니라 잎 색으로 고른다. 그래야 모내기를 하고 한 달쯤 후부터 그림을 볼 수 있다.
논그림에 이용되는 유색벼는 벼 이삭이 아니라 잎 색으로 고른다. 그래야 모내기를 하고 한 달쯤 후부터 그림을 볼 수 있다.

충북 괴산의 관광명소인 문광저수지 둑길을 걷다 보면 너른 들판에 그려진 아름다운 논그림을 볼 수 있다. 해마다 다른 주제를 가진 도안으로 모내기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기다란 빨대를 논바닥에 꽂아서 라인 작업을 하고 거기에 색을 맞춰 모를 심은 다음 다시 빨대를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2008년에 처음 시작한 유색벼 논그림은 17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2023년부터는 괴산 4H 청년들이 이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아침부터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논바닥에 20여명의 청년들이 모였다. 모두 종이 한 장씩을 들고 도안에 맞춰 긴 빨대를 꽂는 작업을 해 나가는데 눈으로 식별하기가 어려우니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라인 잡는 작업은 해 질 무렵까지 이어졌고, 연이어 이틀에 걸쳐서 유색벼로 모내기를 하는 작업까지 마쳤다. 이제 벼가 잘 자라서 계획한 대로 논그림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가장 아름다운 논그림을 볼 수 있는 시기는 7월 중후반부터 8월이라고 한다. 문광저수지를 방문한다면 저수지 둑길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꼭 한번 논그림을 내려다보길 바란다.

색색의 모춤들이 자기 자리를 잘 잡았다.
색색의 모춤들이 자기 자리를 잘 잡았다.
문광저수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청년들의 주황색 장화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문광저수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청년들의 주황색 장화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영규 괴산 목도사진관 대표

오랫동안 출판일을 하면서 사진 작업을 하다, 지금은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문화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글로,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괴산의 청년농부들을 만나면서 <청년농부>라는 첫 책을 냈고,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을 돌아보면서 사람과 풍경을 함께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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