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쌀 부족, 남의 일 아니다

  • 입력 2025.02.09 18:00
  • 수정 2025.02.09 19:35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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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식이다. 아무리 1인당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식습관이 변하고 있다고 해도 주식이 쌀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일본이고, 우리나라 쌀 정책의 상당수는 일본의 정책을 사례로 삼는다. 지난해 일본 쌀값 상승과 쌀 수급문제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는데 이 사태는 해가 바뀌어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쌀 수급문제는 쌀 강제감축을 시도하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 전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발표한 쌀 수급 상황을 보면, 2024년 6월말 민간재고량은 전년(197만톤)보다 44만톤 낮은 153만톤으로 재고율은 22% 수준이다. 최근 5년간의 재고율 추세를 보면 2019년 26%, 2020년 28%, 2021년과 2022년 31%, 2023년 28%로 2024년이 가장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고온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2023년산 쌀의 정미수율이 저하(1등 비율의 저하 등)됐다. 기후위기가 쌀 작황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여기에 2024년 일본 쌀 수요가 관광객 증가 등에 따라 전년보다 14만톤 늘어났다. 이러한 이유로 60kg당 상대거래가격(전농(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 등의 출하자와 도매업자 사이의 연간 상대거래)은 2021년 1만2804엔에서 2022년 1만3844엔, 2023년 1만5315엔, 2024년 2만3715엔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4년 평균가격은 1990년 이후 사상 최고의 가격이다.

현재 일본의 상황을 국내 상황과 대비해보며 교훈을 찾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기후위기라는 막강한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정부의 무리한 벼 재배면적 감축의 문제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시장에서 쌀을 자유롭게 구매하지 못하며 겪는 불안감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수입쌀 관리에선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 일본도 TRQ쌀(일본은 MA쌀이라 부른다)을 수입하고 있는데 그 물량이 현미 기준으로 77만톤이다. 일본 MA쌀은 일반수입과 SBS(매매동시입찰방식)수입 두 방식인데, 77만톤 중 일반수입이 90~98% 정도로 이 비율은 매년 차이가 난다. 일반수입은 가공용, 사료용 등의 비주식용으로 판매하고, SBS수입은 최대 10만톤까지 주식용으로 판매할 수 있지만 용도에 제한은 없다.

일본 MA쌀은 2005년 4월~2023년 10월까지 총 2040만톤이 수입됐는데, 용도별 판매 비중은 주식용 8.1%, 가공용 27.6%, 사료용 44.4%, 원조용 16.5%다. 전체 수입량에서 주식용 판매비율은 2022년 8.4%에서 더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일본은 MA쌀 대다수를 가공용, 사료용, 원조용으로 사용하며 국내 쌀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에 수반되는 매매차손, 보관료 등의 재정은 정부에서 부담하고 있다.

우리도 수입쌀 관리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치며 국내 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안정적인 식량자급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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