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사회대개혁, 농정대개혁의 닻 올랐다

  • 입력 2025.01.19 18:00
  • 수정 2025.01.19 18:08
  • 기자명 최현석(경남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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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경남 합천)
최현석(경남 합천)

2024년 12월 3일. 난데없는 불법 비상계엄 발표 이후, 그리고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의 일상이 무너지고 혼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오감이 오로지 내란수괴, 내란 잔당 처단이라는 것에 집중되어 밥을 먹어도, 일을 하고 있어도 여느 일상과는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내란성 불면증, 내란성 우울증이라는 것으로 대변되는 일상을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맞이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하루빨리 내란수괴 체포, 구속, 내란 잔당 척결을 요구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불법 비상계엄에 책임을 져야 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의 행보는 대단히 느긋해 보인다. 당연히 내란동조 잔당으로 처벌받아야 할 농식품부 장관이 연초부터 신년사를 발표하는가 하면, 농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벼 재배면적 축소, 설 명절을 앞두고 TRQ 수입 발표, 청년농 육성자금 부족사태에 대해 그 어떤 사과 한 마디조차 없이 스스럼없이 차곡차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포함 농민 4법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독려했던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온 국민이 밤잠을 설쳐가며 내란수괴, 내란 잔당 처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 마당에 어떻게 이런 방침을 수행할 수 있는지 놀랍다.

돌아보면 12.3 내란 사태가 촉발한 국민과 농민들의 분노는 헌정질서의 회복, 민주주의의 회복에만 있지는 않다. 지난 박근혜 탄핵에서부터 비롯된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농정대개혁의 열망이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스스로 촛불정부라 칭했던 문재인정부는 이러한 국민적 열망을 여지없이 무너뜨렸고, 되레 사회적 적폐를 유지, 온존시킨 결과 오늘의 퇴행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농산물 가격 폭락도, 농가부채도, TRQ 수입개방, 기후위기 대책도,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 없이 농민들의 삶에 고통의 시간만 안겨주었다. 가히 박근혜 탄핵 이후 잃어버린 5년이라 평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남태령 대첩에서 보여지듯 다시 한번 사회대개혁, 농정대개혁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다. 1년 중 가장 긴 동짓날 밤, 경찰 차벽과의 28시간에 달하는 대치를 뚫고 한남동 관저로 행진했던 과정은 농민운동사, 그리고 국민적 항쟁사에 길이길이 남을 일이기도 하다.

여전히 등외국민 취급을 받았던 보잘 것 없는(?) 농민들의 손을 잡아준 것은 정부도, 국회도 아닌 바로 국민들이었다. 추운 날 밤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차 빼라’는 세 글자만으로 하나가 되었던 밤, 함께했던 국민들은 헌정질서, 민주주의의 회복, 사회대개혁, 농정대개혁은 이제 다시 시작이며, 그 주체는 국민임을 함께 선언해냈다.

농민들의 추운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폭설로 재해를 입은 농민, 정부로부터 사기당한 청년농민, 무엇보다 벼 재배면적 축소를 강요당하고 있는 농민들의 피눈물을 이제는 말끔히 닦아 내야 한다. 남태령에서 맞잡은 손, 절대 놓지 말고 다시 농정대개혁으로 다가서야 한다.

사회대개혁, 농정대개혁 닻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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