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붕괴·지역소멸·조합경영 악화 … “농민과 회원조합에 가슴으로 다가갈 것”

[농협중앙회장 출마예정자 인터뷰]
유남영 전북 정읍 정읍농협 조합장

  • 입력 2023.12.03 18:00
  • 수정 2023.12.03 18:0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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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번주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섭외 및 게재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으로 한다.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은 지난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현 이성희 회장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인물이다. 개혁 기조를 내세웠던 제23대 김병원 회장과 유사한 성향으로 분류되며 제법 단단한 지역 지지기반을 자랑한다. 4년 전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그가 다시 중앙회장 선거를 바라보고 있다.


4년 전 선거에서 아깝게 2위에 머물렀는데.
많은 조합장님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뜻을 이루지 못한 건,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결국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다시 돌아보고 농협의 미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지난 4년 동안 농업·농촌에 가장 필요한 게 뭔지, 농촌소멸의 위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농업·농촌의 위기 해결에 농협이 주체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유남영이 농협중앙회 4년을 경영했다면, 지금의 농협중앙회와 어떤 차별점이 있었을까.
위기대응 능력이 강화됐을 것이다. 최우선은 산지 쌀값 문제다. 쌀을 전량수매하고 생산비를 보장해 농업소득이 안정되도록 했을 것이다. 또 농촌 소멸위기 속에서 농협중앙회에 독립된 농촌인력중앙관리센터를 설치해 인력부족 문제를 관리하고, 주거·의료·돌봄 등 농촌지역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주체적으로 지원했을 것이다.
덧붙여 나는 연임을 노릴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연임제에 시간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무이자자금 투명화와 도시농협 기금출연 등 연임제에 막혀 있는 개혁법안 5개가 있는데, 연임제가 아니라 정말로 이 개혁법안에 집중했어야 했다. 농업을 지탱하는 농촌농협을 살리기 위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농협 지자체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농협 사용제한을 해제하는 등, 농정활동은 연임제가 아니라 이런 데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거론되고 있는 타 후보들 대비 자신의 장점은.
내가 처음 조합장이 되기 전에 우리 조합에 55억원 손실이 나 특별관리조합이 됐는데 부임 후 2년만에 특별관리를 해제시켰다. 서울 대형마트에서 하나하나 배워와 전국 2호 하나로마트를 설치함으로써 지역 쇼핑과 농협 유통에 혁명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영능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농협중앙회장은 경영능력뿐 아니라 정치력도 필요한 자리다. 과거 시의원 경험도 있거니와 중앙회 이사 4년, 금융지주 이사 4년을 맡아 중앙회도 충분히 섭렵했다. 누구보다 회원조합과 중앙회를 잘 이해하고 있고 리더로서 경청과 결단력을 갖고 있다. 생각해보면 앞서 4년 전의 농협중앙회보다도 어쩌면 변화가 절실해진 지금이 내가 필요할 때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공약들을 구상하고 있나.
먼저 ‘상임조합장 3연임 제한’ 폐지를 추진하고 싶다. 오랜 경험과 뛰어난 경영능력을 갖춘 유능한 조합장들이 농협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농협의 자율성을 확보하겠다. 통합산지유통센터를 권역별로 확대 설치하고 산지재배면적 할당제를 도입해 농산물 산지유통을 체계화하고, 농축산물 판매 강화를 위해 공영홈쇼핑 인수를 추진하려 한다. 또 상호금융 일체화(각종 상품, 금리 충당금 등) 추진과 운영체계 개선 등 상호금융을 혁신해 회원조합 금융사업을 강화하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농협중앙회를 회원조합과 조합원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 중앙회를 위한 중앙회가 아닌, 농업·농촌 현장에서 답을 찾는 중앙회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쌀값 때문에 농민들이 울 때 중앙회는 우리 곁에 있지 않았다. 어르신들이 아들 따라 정든 고향을 떠날 때 같이 아파하지 않았다. 조합장들이 올해 결산을 못 해 발을 동동거릴 때 상호금융 추가정산 소식은 없었다. 제25대 농협중앙회장은 200만 농업인을 대표해 농업·농촌·농협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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