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베풂으로 살아온 인생 … 농협 개혁과 농민 삶 위해 바칠 것”

[농협중앙회장 출마예정자 인터뷰]
황성보 경남 창원 동창원농협 조합장

  • 입력 2023.12.10 18:00
  • 수정 2023.12.10 18:3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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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달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차별 섭외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이다.

 

지난달 7일 열린 황성보 조합장 자서전 출판기념회에는 내로라하는 정치인들과 현직 조합장 200여명이 집결했다. 여느 출마예정자들처럼 농협중앙회 이사와 지주회사·계열사 임원을 두루 거쳐온 거물 조합장이지만, 그 이전에 사람을 대하는 인덕에 있어 특히 후한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농협과 어떻게 연을 맺게 됐나.
마산공고를 졸업하고 한일합섬에 취업했는데 삼교대 야간근무가 너무 힘들더라. 하루는 출근하려고 터미널에 서 있는데 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농협에 신규직원 모집 공고가 붙어 있었다. 그걸 보고 ‘나도 농민의 아들이니까 한번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됐다.
1978년에 입사해 조합장을 두 번째 하던 2002년경, 지자체장 선거에 관여했다 정치권에 ‘찍혀서’ 억울하게 징역을 5년 가까이 살았다. 출소 후 2015년 제1회 동시조합장선거 때 완전히 빈손으로 출마했는데 당선돼서 3연임을 하고 있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학교 다녀오면 들에 나가 농사일을 했기 때문에 농민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농촌·농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인맥을 관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사람을 대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게 신뢰라고 생각한다. 대화할 때 진솔하게,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다르지 않은 관계를 쌓아왔다. 한번 맺은 인연은 어려울 때 꼭 챙기고 기쁠 때 빠짐없이 축하해주려 한다. 적어도 날 만난 사람들은 나로 인해 실망하지 않는다. 술도 전혀 못 먹고 담배도 못 하는 재미없는 사람인데 그런 노력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신뢰해주시는 것 같다.

거론되고 있는 타 후보들 대비 자신의 장점은.
다른 분들도 농협에 대해 잘 아시겠지만 누구보다도 내가 중앙회의 잘못된 부분과 개혁해야 할 부분, 한국 농업·농촌이 가야 할 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20대 초반부터 농협에 들어와 농부와 더불어 지금껏 살아오며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해왔다. 다른 출마자들과 토론할 기회가 허락된다면 얼마든지 토론하고 싶다.
더욱이 지자체장 선거 개입 문제로 10년 동안 농협을 떠나 바깥에서 농협이라는 숲을 바라본 경험이 있다. 농협과 함께한 역사 자체도 남들보다 길지만, 농협을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더 넓고 지혜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어떤 공약들을 구상하고 있나.
농협중앙회는 너무 바깥으로만 덩치가 커져 있다. 실질적으로 농업·농촌·지역농협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하고 남는 돈을 다시 조합 지원자금으로 활용해 지역농협 경제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자회사는 물론이고 중앙회 자체도 교육지원사업과 경제사업의 경계를 허물어 둘을 유기적으로 굴려갈 필요가 있다. 도시-농촌농협 간 격차 해소와 협력도 일회성 무이자자금에 그칠 게 아니라 공동 출자사업 등 근본적 해결방안을 실천해 나갈 것이다.
현 이성희 회장이 주창하는 ‘100년 농협’ 슬로건은 잘 계승해서 발전시킬 것이며, 상호금융은 중앙회가 ‘완전책임’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성장시키려 한다. 상호금융은 지역농협 손익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농협중앙회장은 패기와 의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경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5선 조합장으로 중앙회·경제지주의 이사·감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중앙회와 지역농협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지난 시간을 신뢰와 베풂의 자세로 살아왔고, 남은 생을 못다한 농협개혁과 농업인 소득향상을 위해 바치려 한다. 일단은 인구감소·노령화를 농촌의 제일 시급한 문제로 보고 있으며 중앙회장이 된다면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이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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