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실천해온 농업·농촌 지원, 서울에서 더 큰 규모로 이어갈 것”

[농협중앙회장 출마예정자 인터뷰]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 입력 2023.12.17 18:00
  • 수정 2023.12.17 18:5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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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달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차별 섭외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이다.

 

8년 전부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준비해온 ‘선거 재수생’들과 현 회장 지지기반 승계를 노리는 유력 후보군들 속에서, 송영조 금정농협 조합장은 맨몸으로 이번 선거판의 지각을 흔들고 있는 신흥 강자다. 송 조합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어디까지 이르게 될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유력 후보들 중 유일한 도시지역 조합장이다.
금정농협이 부산에 있으니 도시농협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금정구는 면적의 52.7%가 상수원보호구역·개발제한구역이라 농사짓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도시농협이 아니라 도농복합농협이라 봐야 한다. 나 역시 청소년 시절부터 4H 활동에 참여했고 지금도 고향마을에서 1,400평 과수농사를 짓고 있는 농사꾼이다. 우리 농업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고 농협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농협이라는 조직에서 어떤 노력과 헌신을 해왔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는데, ‘제가(집안을 다스림)’ 하나는 확실히 해놨다고 자부한다. 금정농협은 상호금융 부문 13년 연속 수상, 자산건전성 13년 연속 최우수에 종합업적평가 역시 수년째 선두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건 도시농협역할지수 5년 연속 최우수상이다. 전국에서 도농상생 활동을 가장 잘 하는 농협이라는 얘기다. 40여개 농협과 자매결연 맺어 농산물 팔아주기, 무이자자금 지원 등을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540톤의 건고추를 팔아줬고 2019년부터 지금까지 145개 농협에 비료 20만포를 지원하고 있다. 올 한해만 봐도 우리 농협 당기순이익을 52억~53억원으로 예상하는데 비료·무이자자금 등 농촌농협 지원에 23억원을 썼다. 수익규모 대비 어마어마한 지원 규모다.

거론되고 있는 타 후보들 대비 자신의 장점은.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걸 매우 싫어한다. 늘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여야 하며 그때그때 성과가 나와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성격이다. 좀 피곤하게 살지만 이런 성격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중앙회장이 된다면 절대로 자리에 앉아 지시만 하는 회장은 되지 않을 거다. 그때그때 성과를 챙기고, 틈나는대로 일선 조합을 찾아다니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부와 국회도 직접 뛰어다니며 농정활동을 펼칠 것이다.

어떤 공약들을 구상하고 있나.
크게 세 가지 정도다. 첫째는 농협중앙회를 주인인 회원조합에게 돌려주자는 거다. 중앙회 모든 정책의 초점은 회원조합을 돕는 데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회 임원, 경제지주 및 자회사 대표 등에 유능한 조합장을 대거 기용해 전면에 배치할 생각이다.
둘째는 잘못된 사업구조 개편을 바로잡는 것이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비용은 늘고 효율은 떨어졌다. 직원들 간에도 벽이 생기고 갈등이 늘어났다.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폐해를 잡는 데 집중해서 공약을 설계하고 있다.
셋째는 확고한 도농상생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다. 농촌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농촌농협과 도시농협이 하나돼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이 부분은 도시와 농촌을 모두 잘 아는 내가 적임자다. 책임지고 농협의 초점을 항상 어려운 농업·농촌에 맞춰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농촌은 위기다. 30년 전 가구당 농업소득이 1,032만원이었는데 지난해 945만원이 됐다. 30년 전에 1,000원짜리 농산물을 팔면 농민에게 680원이 남았는데 지금은 270원밖에 안 남는다. 쌀은 매년 시장격리를 거듭하는 가운데 의무수입물량 40만8,700톤을 계속 받아들여야 한다. 사태가 이런데도 농협중앙회는 제대로 말 한마디 한 적이 없다. 이래선 안 된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당당히 정책을 요구하는 곳이 중앙회다. 중앙회가 회원조합을 위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중앙회장이 조합원의 심부름꾼이 돼야 비로소 농협은 바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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