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지역주의 넘어서면 진짜 ‘회장감’ 골라낼 수 있다”

[농협중앙회장 출마예정자 인터뷰]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 입력 2023.12.17 18:00
  • 수정 2023.12.17 18:5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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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달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차별 섭외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이다.

 

출생은 충남 서천. 학업과 임관은 경기 남부, 지금은 강원 횡성 공근농협 조합원이다.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의 삶은 지역보다는 ‘농협’이라는 조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비조합장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 그는 직원 경력을 앞세워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2회 연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농협에서 어떤 직책, 어떤 역할을 수행했나.
1980년 농협대를 졸업했다. 원래 농협대 졸업자는 중앙회에 입사하는 게 수순이었는데 내가 졸업한 16기부터 처음으로 지역농협에 배정받기 시작했다. 경기 화성 태안농협에 입사해 남양농협 등 지역농협에서 일하다 34세에 중앙회에 전입했다.
중앙회 기획실에서 전국 광역시도 사업계획서 작성을 담당했고 농신보에선 <농신보 20년사>를 집필했다. 홍보실 근무 땐 NBS 방송국을 개국했으며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에선 전산 상시감사시스템을 구축해 농축협 사고예방에 크게 기여했다.
재직할 땐 직장인으로서 급여 받고 업무를 했을 뿐인데, 퇴직 후 농민 입장에서 바라보니 농협이 권위적이고 농민을 홀대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중앙회를 조합원과 지역농협에게 되돌려드리겠다는 자세로 중앙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지난 선거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전략은.
조합장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았던 것 같다. 하지만 중앙회장은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 중앙회장 선거질서가 혼탁하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홈페이지 게시 등 선거법이 허용하는 선거운동 방법만을 철저히 준수해 오로지 내용으로 승부하는 선거운동을 할 것이다. 조합장님들도 지역주의가 짙었던 과거와 달리 1회, 2회, 3회 동시조합장선거를 거치면서 이제는 판단력이나 사고가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 누가 회장이 돼야 농민·농협이 살아날지 확실히 판단하고 투표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거론되고 있는 타 후보들 대비 자신의 장점은.
40~50년 전 학교 선생님의 칠판 판서를 그대로 적을 수 있을 정도로 기억력과 사고력이 뛰어나다. 농협대에서 정통 이념교육을 받았고,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낮에는 농협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법학·사회복지학·농지법 등을 두루 공부했다. 중앙회장은 실무경험은 물론 정무감각과 깊은 식견을 갖춰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개혁 과제를 꼽아 본다면.
중앙회 자회사 중에 건설회사가 있는데 전국 농협 관련 보수·인테리어 공사를 독점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온갖 이권이 발생한다. 이건 농협의 목적사업이 아니므로 전문업체에 매각해야 한다. NH저축은행·농협캐피탈이나 주유소 사업도 마찬가지다. 농협은 목적외사업으로 돈 벌려 해선 안되고, 똑똑한 중앙회장이 정부 정책예산을 유치해 농업을 지원해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공약으로는 농민조합원 교육사업 강화, 축협 조합원 자격요건 개정, 자회사 한계사업장 정리, 농산물 택배제도 개선, 채소가격안정제 지역농축협 부담 완화 등을 생각 중이다. 또 중앙회장의 농정활동만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조합장들의 농정활동을 강화하고 중앙회 예산으로 농정활동비를 지원하려 한다. 덧붙여 인천 송도 재외동포청과 연계한 농축산물 판매, 대한민국월남참전자회와 연계한 정책기금 유치, 전국 하나로마트 전기 자체생산·공급 등의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지나온 농협의 흑역사에서 봤듯 지역농축협 조합장이 4년 임기 동안 거대한 중앙회 조직의 업무를 파악하고 경영해 나가기엔 역부족이다. 나는 지역농협과 중앙회에서 36년간 요직을 두루 거치고 이론으로 무장된 후보로서 농협의 어떤 업무에도 능히 대처할 수 있다. 농축산인 소득증대를 위해선 내가 당선돼야 한다. 농협중앙회장의 임기가 단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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