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아십니까

  • 입력 2023.09.24 18:00
  • 수정 2023.09.24 20:43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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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의 농산물 유통 선진화 방안에 따라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 및 운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온라인 도매시장에 대한 여러 우려가 산재한 가운데 추석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19일 서울 가락시장 경매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출하된 사과의 품질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의 농산물 유통 선진화 방안에 따라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 및 운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온라인 도매시장에 대한 여러 우려가 산재한 가운데 추석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19일 서울 가락시장 경매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출하된 사과의 품질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추석 명절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19일,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사과·배 등 성수품을 비롯한 채소류 경매가 정신없이 이뤄졌다. 유난히 극심했던 이상기후 탓에 경매장에 반입된 물량은 평년에 비할 수 없었지만 입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중도매인들은 매서운 눈빛으로 상품을 살펴보느라 여념이 없었고, 경매가 시작된 이후 출하품의 값이 매겨지는 동안에도 농산물 주변을 돌아다니며 상품의 전반적인 품위와 수량 등을 파악하기 바빴다. 사람과 물건이 모이는 곳, 우리가 알고 있는 ‘시장’의 모습이다.

오늘날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에서는 농민 또는 출하자로부터 위탁받거나 매수한 농산물이 거래·분산되고 있다.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 공영도매시장은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의 많은 물량을 거래하는 대형시장 그뿐일 수 있지만 전국의 농산물을 수집·분산하고 거래된 농산물의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 품목별 기준가격을 제시하는 것 등은 공영도매시장의 가장 대표적인 기능으로 손꼽힌다. 격변하는 환경에도 공영도매시장은 여전히 농산물 유통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농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크게 뒤바뀌듯 공영도매시장을 둘러싼 환경 역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유통경로 다변화로 인한 도매시장 경유율 감소세를 비롯해 유통비용 증가 등은 공영도매시장에도 새로운 역할을 요구 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유통 효율성 제고’를 위해 도매시장 분야에도 ‘디지털 전환’을 적용키로 했다. 올해 초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둔 ‘농산물 유통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10여년 만에 도출된 유통 선진화 방안의 핵심에는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운영이 자리했다. 농업계 전반서 들려오는,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운영 저변의 온갖 이야기를 차치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 또한 후보 시절 ‘디지털 유통혁신’을 농정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가능성도 크다.

10여년 만에 도출된 농산물 유통 선진화 방안은 농업계와 유통업계의 적잖은 관심을 끌었지만, 온라인 도매시장에 치중된 정책에 뒤따르는 의문도 상당했다. 경매라는 기존 도매시장의 가격결정 구조를 그대로 차용한 온라인 도매시장의 거래방식이 농식품부 구상처럼 출하자이자 생산자인 농민에게 ‘농업소득 증진’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사진·영상이 산물의 품위를 얼마만큼 자세히 담아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한 농산물 거래에 뒤따르는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규제 철폐로 유통 주체 간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기존 공영도매시장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진 않을지 등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아울러 유통업계 관계자, 현장 실무자마저 온라인 도매시장의 실체에 대해 감을 잡지 못했고, 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꿋꿋이 발걸음을 내디딘 농식품부 덕에 온라인 도매시장은 내달 시범 운영을 목전에 둔 상태다. 사업 대상과 품목을 확정했고, 참여자들의 의견 또한 수렴해 당초 계획 이후 세부내용과 운영방법도 수차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된다.

아울러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운영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촉진에 관한 법률안」 제정 공청회가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치러진 가운데,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출범은 이제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큰 물줄기가 됐다. 이에 <한국농정>은 정부가 구상 중인 온라인 도매시장의 구조 면면과 현재까지 도출된 운영방법, 온라인 도매시장 개설 이후의 기대효과와 유통 주체들의 우려를 한데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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