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그대로’ 세 번째 사진전

  • 입력 2023.08.27 18:00
  • 수정 2023.08.27 20:5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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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석양에 물들어 가는 달뜨기능선을 배경으로 경호강 노을을 낚는 사람들.
저 멀리 석양에 물들어 가는 달뜨기능선을 배경으로 경호강 노을을 낚는 사람들.
왕벚꽃 만개한 양천강도 노을로 물들고….
왕벚꽃 만개한 양천강도 노을로 물들고….
필봉과 왕산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산청 평화의 소녀상.
필봉과 왕산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산청 평화의 소녀상.
이젠 세상 밖으로 나온, 한때는 한센인들만의 고독한 섬이었던 성심원.
이젠 세상 밖으로 나온, 한때는 한센인들만의 고독한 섬이었던 성심원.
왕벚꽃이 난분분한 산청 신안초등학교 교정.
왕벚꽃이 난분분한 산청 신안초등학교 교정.
지리산 둘레길 성심원-운리 구간을 걷는 가족의 뒷모습.
지리산 둘레길 성심원-운리 구간을 걷는 가족의 뒷모습.

지난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경남 산청에서 ‘함께평화’가 준비한 함께평화영화제가 열렸고 필자는 부대행사로 ‘지리산을 그대로’라는 이름으로 사진전을 진행했다. 행사의 일환으로 작품 판매 수익금은 전액 함께평화에 후원을 했다.

‘함께평화’는 산청 주민들 스스로 모금을 통해서 3년 전인 2020년 8월 14일 산청읍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그 평화의 정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주민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영화제를 개최했는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의 일환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개인적으로 세 번째 ‘지리산을 그대로’ 사진전이다. 재작년 진주와 지난해 하동에 이어 이번엔 산청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전 제목을 ‘지리산을 그대로’로 이어가는 까닭은 현재 지리산이 케이블카나 산악열차 그리고 골프장 건설 논란 등 여러 개발사업으로 매우 위태로운 상황인지라 확실치도 않은 눈앞의 돈 몇 푼 때문에 지리산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내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필자가 12년째 진행하고 있는 ‘지리산 초록걸음’을 통해 지리산 곳곳을 걸으면서 사진으로 담은 지리산의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 중 스무 작품 정도 골라서 사진전을 준비했다.

필자는 사진을 발로 찍는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는 대부분 사진이 길 위에서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사진을 찍을 땐 거의 모든 사진에 함께 걷는 길동무들이나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위주로 담는데 이번 사진전에서도 지리산의 풍경보다는 지리산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지리산을 걸으면서 위로와 치유를 받는 길동무들이 나온 사진들을 중점적으로 골랐다.

게다가 이번 사진전의 장소가 산청이고 함께평화영화제 부대행사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작품의 반 정도가 산청의 풍경과 산청의 사람들을 담았는데 경호강 노을과 더불어 아이들 사진이 유달리 많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사진을 출력하면서 많은 후회를 했다. 내 사진이 DSLR 카메라로 찍은 것도 아니고 저렴한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들이라 사진 고수가 아니라도 사진에 대해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다면 금방 들통날 사진들을 사진전이랍시고 액자에 넣고 전시를 하겠다는 그 무모함이 부끄럽기만 했다.

폰카 사진은 휴대전화 화면에서만 만족해야 하거늘 영화제 부대행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진전인데 말이다. 비록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부끄럽기 짝이 없다.

끝으로 어쭙잖은 이번 사진전을 위해 손수 ‘지리산을 그대로’ 글씨 작품을 갖고 오셨던 이호신 화백님, 포스터 글씨를 써주신 모지랑이님, 바쁜 와중에도 웹자보 만들어준 딸, 이런 자리를 만들어 준 함께평화 식구들, 기꺼이 사진을 구매해 주신 분들 그리고 함께평화영화제를 찾아 주신 모든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위해 변함없이 두 발로 뚜벅뚜벅 초록걸음을 걷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지리산 자락으로 귀농해서 22년째 유정란 농사를 짓고 있는 최세현 지리산초록걸음 대표의 지리산 자락 사진이야기가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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