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로 농업 포기 선언”

농민의길 “농업 포기한 윤석열정부, 정권 존재 이유 없어”

“농민생존·국민 먹거리 지키기에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

  • 입력 2023.04.04 17:09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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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전면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승호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전면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승호 기자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전면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전면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초과 생산된 쌀의 의무매입을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농민의길)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에 나섰다.

가톨릭농민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쌀생산자협회 등 8개 농민단체 연합인 농민의길은 이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식량위기 시대임에도 식량과 농업을 전혀 책임지지 않겠다는 ‘농업포기 선언’과 다름없다”면서 “농민들은 농업을 포기한 윤석열정권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농민의길은 “국민의 주식을 정쟁 수단으로 사용 말고 농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라”면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서봉석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박미정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경고한다. 민족의 혼이자 정신, 국민의 생명과 재산 중 가장 중요한 쌀을 포기한 정권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시장격리 의무화를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 왜곡하며 시장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지만, 시장격리는 쌀의 생산·수급·가격보장에 대한 정부의 최소한의 책임”이라면서 “지난해 쌀값 폭락은 정부가 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 생긴 명백한 ‘시장실패’였다”고 지적했다.

농민의길은 △식량위기 시대 쌀의 안정적 생산 기반 마련 △농민생존권 보장을 위해 그간 농민들이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줄곧 요구했지만, 이는 대부분 수용되지 않은 채 소모적 정쟁으로 크게 후퇴한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거부권을 무기로 농민과 국민을 저버리고 겁박하는 윤석열정권과 국민의힘, 타협하고 굴복해 누더기 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도 기대할 이들이 아니다”라면서 “농민과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린 윤석열정권에 굽힘 없는 투쟁으로 맞서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쟁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는 “개정된 양곡관리법도 전혀 쌀값을 보장하지 못하는 법인데 그마저도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이는 정부가 농업에 아예 무지하거나 농업을 포기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 상임대표는 “정부가 농업을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거부권 행사 전에 쌀과 농업을 지킬 방안을 먼저 내놨어야 한다”면서 “곡물자급률이 18.5%, 쌀자급률이 84.6%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쌀이 남아돈다고 하는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대통령이 농업을 포기했으니 우리도 대통령을 포기하고 끌어내리겠다. 농민의길은 제대로 된 농정이 수립될 때까지 한치 흔들림 없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쌀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정부는 사줄 수 없다는 거다. 후쿠시마 방사능으로 오염된 쌀·수산물, 아무리 비싸도 미국 무기까지 사주는데 제 나라 국민이 피땀 흘려 지은 쌀은 못 사주겠다는 것”이라면서 “먹거리는 국민 생명이다. 국민 식량을 포기하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양 회장은 “농업은 시장 논리에만 맡길 수 없다. 농민들은 지난해부터 정권에 농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일관되게 무시했다”면서 “이제 농민들은 더는 윤석열 정권과 공존할 수 없다. 농민생존과 국민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김명기 (사)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쌀값은 계속 추락하는데, 농민들만 계속 그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 생산비까지 올라 농협 이자를 내기 위해 논을 팔아야 하는 현실이다. 축산농가 역시 소값 폭락·사료값 폭등으로 비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실에도 정부는 대책 없이 그저 시간만 지나가길 원하는 듯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농민들을 폄하하고 농업을 자유시장에 떠넘기며 쌀값이 오르면 쌀을 수입하고, 소고깃값이 오르면 소를 수입하는 반농민적 정부는 참된 정부라 할 수 없다”면서 “생산비를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끝까지 쟁취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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