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포기·농민말살’ 윤석열정부, 농민들이 거부한다”

농민의길, 누더기 양곡법 개정안마저 거부한 대통령에 ‘거부권’ 선포

농민들 “‘윤석열정부 향한 거부권 행사 운동’ 전국 각지로 확대할 것”

  • 입력 2023.04.12 17:48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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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에 대한 농민 거부권 행사 선포 기자회견'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농민들이 거부한다"고 선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에 대한 농민 거부권 행사 선포 기자회견'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농민들이 거부한다"고 선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의길)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부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선포했다.

이번 거부권 선포는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이라는 농민들의 요구가 사라진 채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양곡관리법 개정안마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사실상 무산된 데 따른 것으로, 농민들은 윤석열정부의 쌀 시장격리 의무화 거부는 농업에 대한 국가 책임을 완전히 부정하는 ‘농업포기 선언’과 다름없다며 윤석열정부를 ‘농업포기·농민말살 정권’으로 규정하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모든 농자재가 값이 올랐고 당연히 농산물 가격 인상을 논의해야 할 때지만 쌀값을 얼마까지 떨어뜨릴 것인지에 대한 양곡관리법만 여야가 합심해 만들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그 양곡관리법마저 거부했다”라며 “쌀뿐만 아니라 마늘, 양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까지 무제한으로 수입해 농산물값을 떨어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게 오늘날의 정부다. 실제론 많이 모자라지만 쌀이 남아돈다고 이야기하면서 지난해 정부는 올해 수입쌀 들여오는 예산을 2,000억원 더 편성했고 농민들에겐 쌀 생산량을 줄이라고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농사짓는 농민이 죄인이 돼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하원오 의장은 “식량자급률 50%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이 곡물 없애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 묻고 싶다”며 “누더기가 된 양곡관리법 개정안마저도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 이제 농민들이 거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생산비와 금리가 폭등한 마당에 지난해 쌀값이 45년만에 최대치로 하락하자 도저히 살 수 없는 농민들 입에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얘기가 나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간단히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적극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한 정부의 입장은 쌀값이 떨어져도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면서 “쌀값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뜻은 국민의 주식을 생산하는 농민이 죽든 말든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땅에서 생산한 쌀로 이 나라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일은 시장 논리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강조하며, 농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농업의 종말을 앞당기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을 선택한 대통령을 우리 농민들도 거부하겠다. 자본과 손잡고 국민의 이익보다 일본이나 미국의 입장만 생각하는 대통령이 기어이 국민을 버리겠다면 우리도 이 나라 대통령을 버릴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명기 (사)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잘못된 생산량 예측과 그로 인한 정책 실패로 쌀값이 폭락해 농민 피해가 1조5,000억원에 이르는데 어느 누구도 그 손해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쌀 생산자인 농민에게 쌀 생산을 많이 해서 쌀값이 떨어진 것이라는 책임을 묻고 있으며, 악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윤석열정부를 앞장서 꼭 무너뜨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다”라고 전했고,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지난해 쌀값이 45년만에 최대치로 폭락했고 농가 소득이 그만큼 떨어졌다. 떨어진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쌀 생산 농민들은 쌀 대신 마늘과 양파를 심었는데, 이는 쌀 문제가 단순히 쌀 한 품목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도미노처럼 다른 작목과 농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대변한다. 이에 마늘 생산자 농민들은 양곡관리법이라는 법적, 제도적 장치로 쌀 농가가 생산비와 소득을 보장받길 바라며, 마늘·양파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를라치면 무차별적 저율할당관세 TRQ 수입을 일삼으면서도 그로 인해 넘쳐나는 재고량에 아무런 대책을 고민하지 않는 한심한 윤석열정부를 규탄한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쌀 생산량 증가가 예고됐음에도 정부는 농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법으로 정한 시장격리도 실시하지 않았다. 농민들의 끈질긴 요구로 뒤늦게 실시한 시장격리마저 ‘역공매 최저가입찰’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돼 오히려 쌀값 폭락을 부추긴 만큼 지난해 쌀값 폭락은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다”라며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쌀값 폭락 상황이 유지된다면 농민들의 생존권만 위협하는 게 아니라 쌀 생산 감소와 식량부족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정부는 여전히 시장원리만을 외치며 농업과 농민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고 있고 시장격리 의무화를 ‘포퓰리즘’이라 폄훼하는 한편 국무총리는 더 나아가 누구보다 성실하고 묵묵히 일하는 농민들의 피와 땀을 모두 무시하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거부하고 농업포기 선언과 농업말살 선언과 다름없는 후속대책을 내놓은 윤석열정부를 농민들은 더 이상 정부로 인정할 수 없으며, 대통령 또한 인정할 수 없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이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거부하는 대통령은 더이상 대통령도 그 무엇도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거부당한 대통령의 말로가 어땠는지는 이미 박근혜정부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온 국민이 거부하는 윤석열정부의 말로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며 농민들이 먼저 농업포기·농민말살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갈아엎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민들의 윤석열정부 거부권 운동은 전국 각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전남 영암군에서는 지난 10일 영암군농민회를 비롯한 농민·사회단체가 윤석열정부를 규탄·거부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했으며, 이러한 활동은 향후 전국에서 전개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근혁 전농 정책위원장은 “제주에서 강원까지 전국 농민들이 윤석열정부 거부권 운동을 결의하고 있다”며 “농업을 포기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농민들도 거부한다는 운동은 앞으로 전국에서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에 대한 농민 거부권 행사 선포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농민들이 거부한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에 대한 농민 거부권 행사 선포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농민들이 거부한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에 대한 농민 거부권 행사 선포 기자회견'에서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농민들이 거부한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에 대한 농민 거부권 행사 선포 기자회견'에서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농민들이 거부한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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