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만의 문제 아니다’ 나주 등 타지역서도 계속되는 SRF 논란

나주시, 품질검사 부적합 등을 이유로 SRF 사용허가 취소

한국지역난방공사 측 취소소송으로 대응, 법적 다툼 점화

농민들 “공공기관 안전성도 불확실한데 민간에 맡겨도 되나”

  • 입력 2021.10.24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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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영광군보다 한발 앞서 나주시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황창화, 한난)의 광주전남 SRF 열병합발전소(나주SRF열병합발전소) 건설·운영 문제를 두고 이미 긴 시간 갈등을 겪어 왔다. 여주시와 원주시, 대구시 등 다른 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나주SRF열병합발전소는 2017년 준공 이후 환경오염물질 배출 등을 우려하는 주민 반대에 부딪혀 가동에만 3년 넘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나주SRF열병합발전소는 광주 SRF를 가동 원료로 하는데, 이는 시민들의 가장 큰 반대 이유 중 하나였다.

발전소는 지난 5월 가까스레 가동을 시작했으나 3개월만인 지난 7월 환경공단 폐자원에너지자원센터가 장성물류센터 야적장에 방치된 광주 SRF를 품질검사한 결과 기준치 이상의 수분과 납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는 바람에 또다시 멈춰서고 말았다. 보관 중인 광주 SRF 전량은 폐기 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영광군 농민과 주민들이 관내 민간 SRF발전소 운영·가동을 우려하는 이유다.

관련해 지난 18일 나주시는 관내 SRF열병합발전소의 SRF 사용허가를 취소했다. 나주시는 입장문을 통해 “한난은 지난 2017년 SRF 사용신고를 신청할 당시부터 광주 SRF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허가권자인 나주시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는 관련 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SRF 사용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며 “기준치를 초과한 납은 시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항이기에 나주시는 수차례 발전소 가동중지를 촉구했다. 현재 사업개시신고수리 거부처분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한난은 발전소 가동을 강행했고, 3개월간 품질기준을 위반한 SRF 2만여톤을 소각해 환경과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현실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SRF 사용허가 취소의 근거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을 꼽았다. 이어 사용허가 처분은 적법하고 정당한 조치며, 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 확보라는 중대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처분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한난은 바로 다음날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신청 제기 등의 법적 조치로 응수했다. 한난 측은 “관련 법령은 SRF 품질이 부적합할 경우 위반 사유와 발생횟수별 경고, 금지명령, 개선명령 등의 처분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SRF 사용허가 취소는 가능한 행정처분이 아니며 나주시는 권한을 남용해 법령을 무시하고 무리한 처분을 행사했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취득했다는 나주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품질기준에 미달된 SRF는 발전소 반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에 앞서 지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향해 “‘청정빛고을’ 광주광역시에서 제작된 SRF는 2017년 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으나 지난 7월 품질검사에서 납과 수분이 초과 검출됐다. 처음 나주SRF열병합발전소에 들여온 6만7,000톤 중 이미 절반 이상인 4만6,000톤의 발전 부적합 SRF를 태운 셈이며, 한난은 이 사실 자체로 나주시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기준 미달 쓰레기를 태워 피해를 끼친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배상, SRF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류 의원은 “광주광역시의 쓰레기를 연료로 재가공해 나주에서 태우는 것은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처럼 나주SRF열병합발전소를 중심으로 SRF 관련 논란이 점차 가중되는 가운데 영광군 농민들과 주민들은 “공공기관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운영하는 SRF열병합발전소도 품질기준 이하의 SRF를 원료로 하는 등 관리상 허점이 존재하고 인력 용역을 고용해 주민들과 물리적 마찰을 빚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하물며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SRF발전소를 어떻게 믿겠냐”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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