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청, SRF 반대 농성장 강제철거 … 범대위, 비상행동 돌입

군민들 “영광군 설립 이래 농성장 강제철거는 ‘처음’있는 일”

범대위, 내년 2월 행정소송 1심 선고일까지 천막농성 재개

  • 입력 2021.12.07 09:05
  • 수정 2021.12.07 09:26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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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6일 전남 영광군 영광군청 앞에서 열린 'SRF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60일 군민 비상행동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군민들이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영광군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6일 전남 영광군 영광군청 앞에서 열린 'SRF 반대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60일 군민 비상행동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군민들이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영광군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6일 전남 영광군 영광군청 앞에서 열린 'SRF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60일 군민 비상행동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군민들이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영광군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6일 전남 영광군 영광군청 앞에서 열린 'SRF 반대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60일 군민 비상행동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군민들이 농성장을 다시 설치하며 SRF 반대 현수막을 걸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영광군(군수 김준성)이 군청 앞마당에 설치된 영광SRF쓰레기 발전소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의 천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함으로써 행정과 군민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범대위는 지난 6일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60일 군민 비상행동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장을 다시 설치하는 한편 내년 2월 10일 행정소송 1심 선고일까지 SRF쓰레기발전소 반대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라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이석하 영광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영광군에선 십수 년 전부터 군청 앞마당에 천막농성장을 차려 왔다. 군청 앞마당 천막농성장은 단 한 번도 행정에 의해 강제철거된 적 없다”라며 “SRF쓰레기발전소로 돈벌이를 하려는 업자와 일부 언론의 음해성 왜곡보도를 근거로 천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한 영광군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범대위 공동대표인 배무환 영광군농민회장은 “개인업자가 300톤 쓰레기를 들여와 그걸 태워 돈을 벌겠다고 하는데 행정에선 맹지에 길을 내주고 편의까지 봐주고 있다. 군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행정은 업자가 싫어하는 군청 앞마당 천막은 일시에 철거했다”며 “군민 모두에게 공정해야 할 행정이 편파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 범대위는 이에 굴하지 않고 살기 좋은 영광, 후손에게 물려줄 영광을 만들기 위해 다시 천막을 세우고 쓰레기소각장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범대위와 함께하는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종교계를 대표해 이대진 원불교 교무는 “농성장 강제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행정이 진정 군민들을 위해 존재하나 의심이 든다”라며 “당초 고형연료 사용을 불허한 군수는 처음 결심대로 의지를 굳건히 지켜주길 바란다. 영광군을 지킬 의무와 책임이 있는 영광군은 지역주민이 건강히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게 힘써야 하며, 농성장 철거에 앞장선 영광군 언론은 군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SRF쓰레기발전소에 대한 왜곡보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범대위 대표자들은 이후 김준성 군수와 면담했다. 김 군수는 “천막을 강제철거한 점에 대해선 미안하다”면서도 “주차 민원도 있고, 이미 연료사용 불허 처분을 내렸는데 천막을 계속 유지하는 걸 두고 주변에서 말이 많다.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얼굴 붉히는 일 없도록 좋게 해결하자”고 에둘러 얘기했다. 범대위에선 영광군 11개 읍·면 중 10개 읍·면 이장단 250명의 반대 서명을 군수에게 전달했으며, 행정소송 1심 선고 전까지 천막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군수와의 면담에서 이석하 사무국장은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것도 그렇고, 군민들로썬 현재 행정이 SRF쓰레기발전소를 막겠단 확고한 의지 자체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만장일치로 SRF쓰레기발전소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군의회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도 그렇다”라며 “군민들 입장에서 군의회와 행정을 믿을 수 없으니 천막농성이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국장은 “군수님 지금 SRF쓰레기발전소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라고 되물었으나, 김 군수는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범대위는 면담 직후 천막농성장을 군청 바로 앞에 다시 설치했다. 원래 농성장은 경차 지정 주차 자리로 군청 주차장 입구 쪽에 위치했으나,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이후 군이 직원 차를 세워두고 빼지 않아 청사 바로 앞으로 이전하게 됐다. 범대위는 청사 주차장 내 원활한 교통을 위해 원래 농성장 자리에 주차된 차를 이동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이에 응답하지 않은 채 농성장 재설치를 지켜보던 군청 관계자가 직원 등에 철거를 지시해 범대위 관계자와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범대위 관계자는 군청 직원들을 향해 “SRF쓰레기발전소 업자들은 1층짜리 건축허가 받아놓고 사무실을 2층으로 차려놨다. 주차 민원도 농성장 때문이 아니라 군청 직원들 탓이 크다”라며 “괜히 군민들 괴롭히지 말고 그런 것부터 제대로 단속해라”라고 소리쳤다.

한편 군민들이 반대의사를 거듭 밝힌 영광SRF발전소는 영광SRF열병합발전(주)가 추진 중이며, 난방에너지를 생성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아닌 비성형 SRF를 소각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영광SRF발전소는 영광군으로부터 2018년 2월과 지난해 1월 23일 건축허가와 폐기물처리사업계획 조건부 적합 통보를 받은 이후 2020년 5월 착공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군민 차원으로 확산됨과 동시에 영광군의회가 ‘영광열병합발전소 SRF 사용 반대 결의문’까지 채택하자 지난해 7월 영광군은 사업자 측의 SRF 연료사용 신청을 불허했다. 이에 영광SRF열병합발전(주)는 지난해 8월 전라남도행정심판위원회에 불허가처분 취소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심판 청구가 기각돼 영광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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