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불안정한 원자재 수급과 가격 인상 등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가운데, 농업계에서는 이를 발판 삼아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기틀 마련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생산비 보전과 더불어 수급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농업 정책 전반을 식량주권 확립 차원으로 바꿔내야 한다는 얘기다.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비료 원자재를 대거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가격 인상분의 80%를 ‘일시적으로’ 농민에게 지원하는 방법을 택한 데 반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민들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를 ‘식물부처’로 명명해 마지않는다. 치솟은 생산비로 인한 농민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며 무기질비료 전 비종에 대한 인상분 80% 지원을 결단한 것은 환영할 일이나 하락세를 보이다 못해 곤두박질친 농산물 가격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지도, 올려놓을 시도조차도 생각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계속해서 바닥을 향하는 쌀값과 양파값의 여파로 쌀은 지역의 창고마다 갈데없이 그득히 쌓여있는 처지고 제주와 전남 고흥·무안군 등에서는 조생양파를 수확하기에 앞서 산지폐기까지 거듭하고 있어 정부를 향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내가 양파 농사만 40년째인데, 지금 양파 가격이 20~3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솟았는데, 양파 가격은 변함없이 그대로인 거다. 비교하자면 30년 전 어림잡아 하루 5,000원 정도였던 인건비가, 지금은 최소 13만원이다. 20배 넘게 훌쩍 뛰었다. 광주까지 가는 4톤 트럭 운송비도 5만원에서 50만원으로 10배 올랐다. 비료·농약 등 농자재 가격은 말할 것도 없다. 농산물 가격만 오직 제자리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연일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의 주범인 양 떠들어대고, 물정 모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기후위기 시대, 농민이 탄소중립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주체로 지목되고, 유기농업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탄소를 고정하는 토양의 역할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로 주목받으면서 흙을 살리는 일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좋은 토양은 탄소를 붙잡아둔다.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이사장에 따르면 탄소중립의 핵심은 거름에 있다. 좋은 토양이란 좋은 거름을 준 토양이고, 좋은 거름은 곧 만들어 쓰는 거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직접 만들어 자연발효 시킨 퇴비가 탄소를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전남 강진군 다산초당과 백련사 기슭에 자리한 늦봄문익환학교(늦봄학교)는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 통일과 평화를 꿈꾸는 전교생 50여명의 비인가대안학교다. 생명·생태교육을 중심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이틀 전 퇴비를 뿌려놓은 밭이 보였다. 퇴비와 흙을 뒤섞고 밭을 간 후 들깨를 심을 예정이다. 들깨를 수확한 후엔 가을배추가 심겨질 곳이기도 하다. 늦봄학교의 농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밭도 일일이 손으로 가는 자연농법으로 이뤄진다.학생들은 직접 기른 작물로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당신의 똥은 거름이 된다.’전라남도 강진의 작은 학교에서 만난 생태화장실에 쓰여있던 문장이다. 맞다. 싸고 물을 내려 흘려보내면 더이상 보지도 생각하지도 않아도 됐던 똥을 굳이 끄집어내 얘기해보려 한다.자신이 싼 똥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 위에 재나 톱밥을 뿌리는 건 꽤나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똥이 거름이 되고 밥이 된 후 다시 흙으로 되돌아가는 건 무척 자연스러운 생태계 순환의 원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농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전통 뒷간이 있다.화학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하는 농업계의 목소리는 기대보다 우려 또는 엄중한 당부에 가까운 분위기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의 농정공약 자체에 회의를 표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간 정권을 불문하고 거듭돼온 농정 파행에 넌더리가 난 듯한 모습이 지배적이다.대통령 당선 발표 직후 주요 농민단체들은 저마다 성명을 내 당부 혹은 경고를 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은 문재인정부의 농업패착을 지적하며 농자재비 인상 대책, 식량자급률 목표 상향, 주요농산물 공공수급제 등 일곱 가지 구체적 농정과제를 제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업 예산, 다시 3% 넘을까‘직불금과 예산 확대를 통한 중소가족농 지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농정공약의 가장 앞머리에 섰다. 선진국에 비해 직불금 예산 비중이 매우 낮은 점·제도 미비로 실제 경작자가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점 등의 폐해를 인지하고 있다며, 직불금 예산을 5조원으로 약 두 배 확충하는 한편 고령중소농 대상 ‘농지이양 은퇴직불금(월 50만원)’, ‘청년농직불’, ‘식량안보 직불’, ‘탄소중립 직불’, ‘조건불리 직불’ 등 다양한 선택형 직불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직불금을 받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후보들의 농업 외면은 지금도 현 정부 농정의 실정을 이야기할 때 종종 함께 회자 된다. 당시 어떤 대선 후보도 자신의 농정공약을 강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농민들은 그야말로 농촌사회의 쇠락을 피부로 느껴야 했다.대선 후보 초청 정책토론회가 4차까지 진행되는 동안에도 농업이 아예 언급되지 않자 국회 농해수위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전체를 싸잡아 쓴소리를 뱉는가 하면, 선거 때마다 농업계를 대표해 농정공약을 평가하기로 이름난 ‘지역재단’은 농정 관련 공약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유전자가위 기술로 토마토에 특정 영양성분을 잔뜩 집어넣어 판매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최신기술이라는 미명하에 이렇다 할 건강성 평가도 없이 ‘유전자가위 먹거리’가 공급되는 상황이 옆 나라 일본에서 현실이 됐다.지난 4일, 일본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에서 열린 ‘GMO 프리존 전국 교류집회’에선 일본의 유전자조작생물체(GMO), 그중에서도 유전자가위 기술로 개발된 농·축·수산물 현황이 공유됐다.참가자들을 놀라게 한 내용 중 하나는 ‘유전자가위 토마토’의 개발·보급 사례였다. ‘시실리안 루즈 하이 가바(Sici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유전자조작 농·축·수산물(GMO) 관련 규제완화를 시도하다가 농민·시민사회의 반발로 한발 물러섰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 산자부)가 다시금 유전자가위 기술 등 GM 기술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법제처의 2022년도 정부입법계획에 따르면, 산자부는 오는 5월 국회에「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GMO법, 일반적으로 LMO법이라 칭하나 본지에선 GMO법으로 칭함)」개정안을 제출해 통과시키고자 한다. 산자부가 GMO법에서 개정하려는 내용 중 핵심은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각종 승인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2018년 12월 14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앞에는 농민과 도시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조합원들이 모처럼 함께 모였다. 그들이 모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산 유전자조작(GM)감자 수입을 시민사회와의 합의 없이 추진하려 한 식약처를 규탄하고자 함이었다.식약처는 2018년 8월 미국 J.R. 심플롯 사가 개발한 GM감자에 대한 안전성 승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성 심사는 신원도 공개되지 않은 극소수 ‘전문가’들이 유전자조작먹거리(GMO) 수입승인을 신청하는 업체의 제출 자료만 갖고